김동욱

김동욱 기자

동아일보 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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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누비며 올림픽, 월드컵 등 각종 스포츠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세계 최고의 연주자, 무용수들의 공연을 보고 들으며 글로 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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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07~2025-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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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줄 기타… 인도 소리에 빠져볼까

    올가을 인도의 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인도문화축제가 전국 각지에서 열린다. 올해 3회를 맞은 ‘사랑―인도문화축제’는 다음 달 18일까지 서울 부산 등에서 열린다. 주한 인도대사관이 주최하는 이 행사는 인도의 음악, 춤, 영화, 음식 등 다양한 분야의 인도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인도 최고의 대나무 피리(반수리) 연주자인 하리프라사드 차우라시아와, ‘모한 비나’라는 19줄로 이뤄진 기타를 자체 제작해 1994년 그래미상을 수상한 비슈와 모한 바트(67·사진)의 공연이다. 이들은 25일 서울 KBS아트홀, 27일 부산 영화의전당 무대에 오른다. 인도 현대무용과 국악이 결합된 공연도 펼쳐진다. 인도 현대무용의 선구자이자 안무가인 아스타드 데부가 한국 전통음악 단체인 노름마치와 20일 서울 국립극장 무대에 오른다. 인도 나갈랜드 지역 예술가들이 모인 ‘래틀 앤드 험 소사이어티’의 민속 공연(20일 KBS아트홀·25일 충남 서산 솔빛공원 등)도 6차례 공연된다. 27∼29일 부산 영화의전당, 11월 14∼18일 서울 한국영상자료원에서는 인도 최신 영화를 만나볼 수 있고, 27일까지 밀레니엄 서울힐튼 호텔에서는 인도 최고의 요리사들이 만든 인도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주한 인도문화원 홈페이지()와 주한 인도대사관 공식 블로그()에서 사전 신청 등을 할 수 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7-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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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문화축제 11월 18일까지 열려…전국 각지서 인도문화 체험

    올 가을 인도의 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인도문화축제가 전국 각지에서 열린다. 올해 3회를 맞은 ‘사랑-인도문화축제’는 다음달 18일까지 서울 부산 등에서 열린다. 주한인도대사관이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인도의 음악, 춤, 영화, 음식 등 다양한 분야의 인도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인도 최고의 대나무 피리(반수리) 연주자인 하리프라사드 초우라시아와 ‘모한 비나’라는 19줄 현으로 이뤄진 기타를 자체 제작해 1994년 그래미상을 수상한 비슈와 모한 바트의 공연이다. 이들은 25일 서울 KBS아트홀, 27일 부산 영화의전당 무대에 오른다. 인도 현대무용과 국악이 결합된 공연도 펼쳐진다. 인도 현대무용의 선구자이자 안무가인 아스타드 데부가 한국 전통음악 단체인 노름마치와 20일 서울 국립극장 무대에 오른다. 인도 나갈랜드 지역 예술가들이 모인 ‘래틀 앤드 험 소아이어티’의 민속 공연(20일 KBS아트홀·25일 서산 솔빛공원 등)도 6차례 공연된다. 27~29일 부산 영화의전당, 11월 14~18일 서울 한국영상자료원에서는 인도 최신 영화를 만나볼 수 있고, 27일까지 서울 밀레니엄 서울힐튼에서는 인도 최고의 요리사들이 만든 인도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주한인도문화원 홈페이지(indoculture.org)와 주한인도대사관 공식 블로그 (blog.naver.com/indiaembassy_seoul)에서 사전신청 등을 할 수 있다.김동욱 기자creating@donga.com}

    • 2017-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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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시 드림팀 LFO” “쇼팽만으로도 가치있는 블레하치”

    추석 명절이 끝난 뒤 지난해부터 클래식 팬들을 설레게 했던 두 공연이 무대에 올랐다. 12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지휘자 리카르도 샤이가 이끄는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LFO)와 1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치의 공연이다. 두 공연 모두 한국에서는 처음이다. LFO는 첫 곡으로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을 골랐다. 약 8분의 짧은 곡이지만 놀라울 정도로 악기군마다 균형감을 선보이며 코스 요리의 ‘에피타이저’처럼 공연의 기대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베토벤 교향곡 8번부터 LFO는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상설 오케스트라가 아닌 축제 때마다 모이는 오케스트라지만 연주자들은 자신들의 개성을 뽐내면서도 조화를 잊지 않았다. 역시 ‘오케스트라 드림팀’으로 불릴 만했다. 메인 코스인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에서는 음표로 콘서트홀을 가득 차게 만들면서도 절대 과하지 않게 연주했다. 전위적인 곡이라 자칫 지루하기 쉽지만 다채로운 색깔과 오묘한 조합으로 그 다음, 그 다음이 궁금해질 정도였다. 폴란드 출신인 블레하치는 2005년 쇼팽국제콩쿠르 우승 이후 12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2013년 한국 공연을 추진했지만 독감으로 취소됐다. 이번 내한공연 전 일본에서도 건강 문제로 공연이 한 차례 취소됐지만 다행히 예정대로 무대에 올랐다. 블레하치는 전반부 바흐 네 개의 듀엣과 베토벤 소나타 3번, 후반부 쇼팽의 야상곡, 환상곡, 소나타 2번을 들려줬다. 손가락을 풀 듯 바흐를 들려줬던 그는 베토벤에서도 바흐의 연장선 같은 베토벤 소나타를 들려줬다. 분명 잘 다듬어지고 세련된 연주였지만 음 하나하나가 분절돼 들리면서 지루한 느낌을 주었다. 쇼팽 연주에서는 왜 그가 ‘쇼팽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로 쇼팽을 연주하는 모습은 자신만의 레시피로 요리하는 일류 요리사를 보는 듯했다. 특히 앙코르인 브람스 간주곡은 쇼팽 연주를 한 번 더 음미하게 만드는 역할을 해준 ‘신의 한 수’였다. LFO ★★★★ 라파우 블레하치 ★★★☆(★ 5개 만점)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7-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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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의 깊이 완성하는 오페라의 향기

    올가을 전국이 오페라로 들썩거린다. 서울, 성남, 대구, 창원, 광주 등에서 대형 오페라 작품들이 무대에 오른다. 국립오페라단의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가 19∼22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다. 1997년 공연 이후 20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으로 현대적 배경이 특징이다. 애크러배틱 무용수들이 등장해 폴댄스 등 다양한 춤을 선보인다. 질다 역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주역 소프라노 캐슬린 킴과 소프라노 제시카 누초, 만토바 공작 역은 테너 정호윤, 리골레토 역은 바리톤 데비드 체코니가 맡았다. 성남아트센터는 바그너의 ‘탄호이저’를 26∼29일 경기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올린다. 이 작품이 국내 무대에 오르는 것은 1979년 국립오페라단이 한국어로 번안해 올린 이후 38년 만이다. 오리지널 독일어 공연으로 국내에서 제작되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탄호이저 역은 한국인 테너 최초로 지난해 독일 바이로이트에 데뷔한 김석철이 맡았다. 2011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1위를 차지한 소프라노 서선영은 엘리자베트를 연기한다. 경남오페라단은 베르디의 ‘아이다’를 26∼28일 경남 창원성산아트홀 대극장에서 선보인다. 세계 최고의 아이다로 손꼽히며 2015년 이탈리아 베로나 페스티벌에서 한국인 최초로 아이다 주역을 맡은 소프라노 임세경이 아이다로 한국 관객과 만난다. 이 외에도 테너 이정원, 베이스 손혜수, 메조소프라노 이아경 등 유명 성악가들이 대거 출연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독일 코미셰 오퍼 베를린이 제작한 오페라 ‘마술피리’를 20∼22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극장1에서 올린다. 애니메이션 영상을 접목한 작품으로 무대 세트 없이 영상과 연기로 진행된다. 대구 국제오페라축제가 열리고 있는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는 푸치니의 ‘일 트리티코’(26∼28일), ‘아이다’(11월 3, 4일)가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7-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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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이비행기]베를린 필도 인정한 조성진

    13일 피아니스트 조성진(사진)이 베를린 필하모닉 내한공연(11월 19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협연자로 결정되자 클래식 팬들은 환호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는 독일 베를린과 서울을 오가는 급박한 움직임이 있었다. 15일 공연 주최사인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에 따르면 베를린필은 왼팔 건초염으로 협연이 어렵다는 피아니스트 랑랑의 연락을 받은 뒤 협연자 없이 연주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재단은 조성진 소속사에 급하게 일정을 확인한 뒤 그를 협연자로 추천했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핫’한 연주자인 데다 금호영재 출신으로 적임자였기 때문이다. 최종 선택은 협연 연주자에 대해 매우 까다롭고 콧대 높은 베를린필의 몫이었다. 이 악단은 2005년부터 4차례 내한공연 때마다 한국인 협연자 추천을 거절했다. 익숙하지 않거나 기량이 검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하는 협연자를 꺼리기 때문이다. 일주일 뒤 베를린필의 ‘OK’ 사인이 떨어졌다. 베를린필과 세계적 지휘자인 사이먼 래틀도 조성진을 인정한 셈이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7-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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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성진, 베를린 필 내한공연 협연… 中랑랑 왼팔 부상당해 대신 올라

    피아니스트 조성진(23·사진)이 세계 최고의 교향악단 중 하나인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11월 1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2017 사이먼 래틀&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의 협연자가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에서 조성진으로 변경됐다고 13일 밝혔다. 랑랑은 왼팔 건초염 증상으로 연주가 당분간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베를린 필하모닉과 협연한 한국인 연주자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과 사라 장, 정경화 등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베를린 필하모닉은 협연자 선정에 까다롭다. 거장 또는 음악성이 높은 연주자에게만 협연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조성진은 내한공연에 앞서 11월 4일 독일 베를린, 6일 프랑크푸르트, 10일 홍콩에서 베를린 필하모닉과 협연한다. 조성진은 이번 내한공연에서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한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7-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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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퇴하는 발레 부부 “이제 2세 낳아야죠”

    “유니버설발레단 황혜민입니다. 15년간의 발레단 생활을 하면서….” 15년이라는 단어를 말한 뒤 목이 메었는지 잠시 말을 멈췄다. 눈가는 이미 촉촉해졌다. 울먹이면서도 끝까지 자신이 손수 쓴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언젠가 다가올 무용수로서의 마지막 날을 여러 번 상상해 왔지만 막상 그날이 다가오니 오히려 담담한 마음인 것 같습니다. 사실 슬픈 마음 들키지 않도록 담담하게 보이고 싶은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황혜민(39)과 엄재용(38) 부부는 12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2012년 결혼한 이들은 각각 2000, 2002년 유니버설발레단에 입단해 15년간 약 1000회의 무대에 함께 올랐다. 11월 24∼26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오네긴’을 끝으로 발레단을 떠난다. 은퇴라는 단어가 주는 무거움과 부담감 때문일까. 황혜민과 엄재용은 기자회견 내내 진지한 표정이었다. 두 사람 모두 발레단을 떠나지만 엄재용은 일본과 국내를 오가며 계속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관객이 ‘저 무용수 그만둬야 하지 않나’ 할 때 그만두고 싶지 않았어요. 최고의 자리일 때 내려오고 싶었어요. 또 2세를 가지고 싶었는데 지금이 그때인 것 같아요.”(황혜민) “다른 곳에서 계속 활동하겠지만 아내와 같은 무대에서 함께 발레단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었어요.”(엄재용) 은퇴 뒤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둘이 달랐다. “발레를 시작하고 30년간 항상 머리카락 길이가 일정했어요. 무용수에게 머리카락은 소품이거든요. 은퇴 공연 바로 다음 날 아주 짧게 자르고 염색을 하고 싶어요. 또 평일에 브런치도 먹어보고 싶어요.”(황혜민) “맛집 탐방을 좋아하는데 제주도부터 서울까지 배낭을 메고 여러 지역의 맛집을 찾아다니고 싶어요.”(엄재용)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7-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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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식四季]가을숲의 귀한 선물… 향만큼 품은 영양도 으뜸

    《 아찔하게 내리쬐던 햇볕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온순해졌고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하늘 아래 기온은 꽤 선선해졌다. 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가을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여행에 설렐 것이고, 맛을 조금 아는 이들이라면 향긋하게 올라온 버섯 생각에 신이 날 것이다. 버섯이라면 그저 찌개나 탕에 들러리로 들어가는 재료가 아닌가 하겠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가을 버섯은 특히 더 향기롭고 맛이 훌륭하다. 딱 이맘때 버섯을 채취하러 산행을 나서는 이들도 적지 않다. 특히 송이와 능이버섯은 ‘버섯의 왕’ ‘산에서 나는 고기’ ‘버섯 중의 버섯’ 등 다양한 수식어에서도 알 수 있듯 영양가와 맛이 풍부하다. 고단백 저칼로리에 비타민D가 풍부해 성인병 예방에 좋아 비싼 몸값을 톡톡히 한다. 8, 9월에 비가 많이 오고 일교차가 클수록 가을에 송이버섯이 많이 나온다. 그래서 농사가 풍년이면 송이가 흉년, 농사가 흉년이면 송이가 풍년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이번 여름의 기록적인 폭우가 생각나면서 기대감도 올라간다. 버섯의 맛과 향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손꼽아 기다리는 10월이다. 가을 숲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송이와 능이버섯을 맛보러 떠나보자. 》 [핫플레이스 5] 반찬으로 자주 올라오는 버섯이지만 송이와 능이버섯은 남다르다. 여름 더위와 맞바꿀 정도로 품은 영양이 대단하다.○ 갓포이든 고급 레스토랑이 밀집한 서울 강남구 청담동. 그 한가운데 자리 잡은 갓포이든이 최근 미식가들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10월에는 뭐니 뭐니 해도 송이버섯. 북한산에서 채취한 송이만을 취급하는데 근래에는 작황 부진에 가격이 급등했다고 한다. 숯불에 직접 구워 먹는 송이 숯불구이에는 1등급 비장탄을 사용한다. 화력이 우수하고 오래 지속된다. 은은한 훈연 향이 송이에 깊게 배어 풍미를 한층 높인다. 송이 하나를 통째로 튀긴 송이버섯튀김, 갯장어와 함께 먹는 송이샤부샤부도 준비돼 있다. 세 가지 요리를 함께 맛볼 수 있는 코스도 있으니 눈여겨보자. 서울 강남구 선릉로158길 10, 02-512-1011. 송이버섯코스 6만9000원(송이숯불구이·송이버섯튀김·송이와 갯장어 샤부샤부), 송이숯불구이 4만5000원.○ 용두식당 1992년 문을 연 송이버섯 전문점이다. 돌솥밥, 전골, 구이 등 다양한 송이 요리를 선보인다. 그중에서도 송이돌솥밥이 유명하다. 얇게 저민 송이가 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덮여 있다. 송이를 먼저 먹어도 좋고, 함께 나오는 나물을 넣고 비벼 먹어도 맛이 훌륭하다. 밤, 대추, 은행, 호두, 콩, 솔잎, 약초 등을 활용해 조리했다. 이맘때 대량으로 채취한 뒤 급랭 보관하기 때문에 1년 내내 송이 요리가 가능하다. 송이 원가가 만만치 않아 돌솥밥 한 그릇이라 해도 가격은 꽤 비싼 편이다. 경북 봉화군 봉성면 다덕로 526-4, 054-673-3144. 송이돌솥밥 2만 원, 송이쇠고기구이 5만 원.○ 홍보각 중국 요리 명장인 여경래 셰프가 이끄는 중식 레스토랑. 정탁 요리(1인당 얼마의 금액을 내고 맛보는 예약 코스 요리)와 일품 요리 등 100여 가지 정통 중국 요리를 기반으로 제철 재료를 활용한 특선 메뉴를 내놓는다. 스틱 모양으로 썬 전복을 가볍게 튀기고 살짝 데친 송이버섯을 볶아 간을 맞추고 물전분으로 농도를 맞춘 송이전복은 맛도 훌륭하지만 화려한 플레이팅으로 눈이 즐겁다. 고법 불도장(佛跳墻)도 넉넉하게 담아낸 송이와 샥스핀, 해삼, 오골계, 인삼 등 30가지가 넘는 산해진미가 한 그릇에 몽땅 들어가 있다. 서울 중구 동호로 287 그랜드앰배서더 서울 어소시에이티드 위드 풀만 2층, 02-2270-3141. 송이전복(S) 8만8000원, 고법 불도장 9만9000원.○ 용문 원조 능이버섯국밥 버섯국밥 전문점이다. 처음 가는 이들은 허름한 외관에 놀란다. 매장 내부도 외관처럼 정신없기 마찬가지다. 플라스틱 의자에 모두 모양이 다른 식탁들이지만 요리는 진짜다. 주인이 직접 산에서 따온 약초, 약재들이 천장에 주렁주렁 달려 있다. 대표 메뉴인 버섯국밥은 능이버섯과 느타리버섯 등을 기본으로 넣어 끓이는데 가을을 품은 버섯 향이 국물에 깊게 배어 속을 풀어주는 데 제격이다. 능이버섯전골도 있으니 여럿이 방문한다면 꼭 맛보길 권한다. 단, 음식 나오는 속도가 느린 편이다. 경기 양평군 용문면 용문역길 12, 010-9386-0022. 능이국밥 1만 원, 능이버섯전골 1만 원.○ 자연애 입맛 까다로운 주부 고객들이 자주 찾는 집이다. 연잎밥이 주메뉴지만 가을에는 연잎밥과 더덕구이, 능이버섯찌개로 구성된 능이버섯정식을 많이 찾는다. 그중 능이버섯찌개가 일품이다. 다른 재료 없이 능이버섯에 두부만 넣고 끓여내는데 능이의 식감과 향이 마치 쇠고기를 씹는 듯 쫄깃하고 구수한 맛을 낸다. 음식에 사용하는 된장, 고추장, 소금, 참기름 같은 장류와 양념들은 물론 반찬으로 내는 나물, 쌀, 잡곡까지 모두 전남 곡성 고향집에서 가져다 쓴다.서울 송파구 백제고분로7길 52-23, 02-2202-9400. 능이버섯정식 2만 원, 연잎밥정식 1만 원. ▼ 흙 묻은 자루 끝부분만 살짝 도려내면 돼… 물에 오래 담가두면 향 날아가 ▼ ●송이버섯 손질-보관 어떻게헝겊으로 싸서 낱개 냉동보관… 맛-향 온전히 살릴 수 있어 송이버섯과 능이버섯은 기온, 습도 등 까다로운 생육 조건으로 인공재배가 힘들다. 둘 다 야생에서 자라고 채취된다. 몸값이 비싼 이유다. 국내 대표적인 송이버섯 산지는 강원 양양과 경북 영덕, 봉화 등이다. 특히 영덕은 전체 면적의 80%가량이 산으로 이루어진 덕분에 송이의 주요 생산지이기도 하다. 매년 열리는 영덕 송이장터가 올해도 9월 18일∼10월 17일 열리고 있으니 관심 있는 이들은 한번쯤 다녀와도 좋다. 산을 축소한 듯한 모양인 능이버섯은 맛과 향이 최고다. 송이가 ‘향’으로 먹는 버섯이라면, 능이는 탱글탱글한 ‘식감’으로 먹는다. 귀하신 몸인 송이와 능이는 어떻게 손질하고 다듬어야 할까? ‘갓포이든’의 박진원 수석셰프가 송이 손질법에 대해 설명해줬다. 송이는 땅에 박혀 흙이 묻은 자루의 끝부분만 칼로 살짝 도려내고 물로 먼지를 씻어내면 손질은 끝이다. 하지만 주의할 점이 하나 있다. 얼마만큼을 자르느냐에 따라 먹을 수 있는 양이 달라지니 최대한 가볍게 다듬기만 하자. 또 물에 오래 담가두면 송이 맛의 90%라고 할 수 있는 향이 날아가 버린다. 빠른 시간 안에 신속히 손질해야 한다. 버섯은 습기와 고온에 취약하다. 가정에서는 물기를 제거한 송이를 헝겊이나 키친타월에 낱개로 포장해 냉동 보관하면 맛과 향을 온전히 남길 수 있다. 능이는 향도 진하고 열이 많아 송이와 같은 통에 담아두면 물러진다고 하니 유의해서 보관해야 한다. 박 셰프는 가정에서 손쉽게 해먹을 수 있는 요리 몇 가지를 추천했다. 가장 맛있는 것은 살짝 익혀 먹는 것이다. 얇게 썬 송이를 불판에 올리면서 굽기 시작하는데 바로 뒤집어 반대편도 구워줘야 한다. 굽어진 송이가 다시 반듯해지는 그때가 가장 맛있게 송이를 즐길 수 있다. 즙이 꽉 찼을 때다. 색다르게 즐기고 싶다면 튀김을 권한다. 송이를 가볍게 튀겨내 원래의 향을 그대로 살리는 것이 중요한데 함께 곁들이는 소스는 간장처럼 향이 강한 장류 대신 소금이 좋다. 능이버섯은 국물 요리에서 빛을 발한다. 능이를 넣고 백숙을 하면 국물이 시커멓게 된다. 보기에 생소할 수 있지만 일단 국물을 맛보면 진한 능이의 향이 우러난다. ※손쉽게 송이버섯 다듬고 보관하는 방법 그리고 맛있게 굽는 법 동영상()  이윤화 다이어리알 대표·정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음식사계 기사는 동아닷컴()과 동아일보 문화부 페이스북(), 다이어리알()에 동시 게재됩니다.}

    • 2017-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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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이비행기]누가 외모 덕분이라고 그랬어?

    “외모 덕분 아니야?” 2000년대 초반부터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46·사진). 일부에서는 뛰어난 외모가 인기 비결이라고 깎아내렸다. 2008년 아들을 출산한 이후 그는 10kg 넘게 체중이 늘어났다. 하지만 그의 답변은 이랬다. “체중을 뺄 생각은 없어요. 노래는 더 좋아졌고 감정을 더 진하게 실어낼 수 있으니까요.” 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그의 두 번째 내한공연이 열렸다. 일반 팬뿐 아니라 뮤지컬 배우와 연예인, 음악가들이 공연장을 찾아 2500여 석의 객석은 가득 찼다. 공연도 명불허전. 인상 깊었던 것은 그가 공연 내내 무대 곳곳을 누비며 어느 곳 하나 놓치지 않으려는 듯 시선을 보낸 점이다. 관객 모두와 눈을 마주치겠다는 듯이. 그는 1시간 넘게 진행된 사인회에서도 수백 명의 관객에게 친절함을 잃지 않았다. 그는 실력과 무대 매너, 겸손함까지 부족함이 없었다. 오히려 그는 뛰어난 외모의 피해자일지도 모른다. “역시 가수는 실력이 중요해”라는 말이 나올 무대였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7-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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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가을, 무용팬들은 춤바람에 설렌다

    무르익어 가는 가을, 무용의 바다에 빠져도 좋을 것 같다. 발레, 현대무용, 한국무용 등 다양한 장르에서 많은 국내외 무용 단체들이 무대에 오른다. 올해 20회를 맞은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시댄스)는 29일까지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서강대 메리홀 대극장, CKL스테이지, 디큐브시티 플라자광장 등에서 열린다. 영국과 스페인 작품을 위주로 19개국 45개 단체가 참여한 40여 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폐막작으로 선정된 ‘죽은 새들’(28, 29일)은 최근 유럽에서 가장 주목받는 차세대 안무가인 마르코스 모라우(스페인)의 작품이다. 해외 공연 때마다 해당 국가의 무용수들을 무대 위로 불러내 이번 무대에도 한국 무용수 13명이 참여한다. 사회, 권력, 여성 등 다양한 주제로 무대 위 몸의 대화를 시도한다. 대형 발레 네 작품도 준비돼 있다. 국립발레단이 2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신작 ‘안나 카레니나’(11월 1∼5일·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마린스키발레단과 발레단 수석무용수 김기민이 출연하는 ‘백조의 호수’(11월 9∼12일·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지난해 ‘브누아 드 라 당스’ 안무상을 받은 스페인국립무용단의 ‘카르멘’(11월 9∼12일·서울 LG아트센터), 유니버설발레단 간판스타 황혜민 엄재용 부부의 은퇴 무대인 ‘오네긴’(11월 24∼26일·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이 잇달아 무대에 오른다. 제38회 서울무용제도 11월 2∼26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린다. 1979년 대한민국무용제로 시작된 서울무용제는 그동안 수많은 창작무용 작품을 무대에 올려왔다. 이번에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네 마리 백조 페스티벌’을 신설해 축제 형식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11월 3∼5일 서울 명보극장과 예술통 코쿤홀에서 열리는 서울무용영화제도 눈길을 끈다. 미국 현대무용가 로이 풀러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더 댄서’, 베토벤의 교향곡이 모리스 베자르의 안무로 재현되는 과정을 그린 ‘댄싱 베토벤’ 등이 상영된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7-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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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베르츠-말루셀리 부부 “12년간 함께 탱고 무대… 아내 향한 남성들의 눈빛 신경 쓰이죠”

    아르헨티나에서 탄생한 탱고는 그 어떤 춤보다 관능적이다. 특히 여성 무용수의 뇌쇄적 눈빛은 보는 남성들의 목젖을 간지럽게 만든다. 27∼2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아르헨티나 오리지널 탱고 프로덕션의 ‘탱고 파이어’에 출연하는 마르코스 로베르츠(38)와 루이스 말루셀리(34) 부부를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12년간 함께 무대를 누벼 온 로베르츠도 무대에서 아내를 향한 남성들의 눈빛은 신경이 쓰인다. “남성들의 아내를 향한 눈빛을 잘 알고 있죠. 죽이고 싶을 정도예요.(웃음) 당연히 아내가 아름답기 때문에 그런 눈빛을 보낸다고 생각해요. 정말 믿기 때문에 다행히 질투는 단 한 번도 나지 않았어요.” 이 작품은 2005년 초연돼 한국에서는 2007년 처음 무대에 올랐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클럽과 뒷골목에서 남녀가 자유롭게 추던 탱고부터 현대 탱고 음악의 거장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탱고까지 이들을 포함한 다섯 커플이 무대를 꾸민다. “탱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커플들이 서로를 배려하고 균형을 맞추는 것입니다. 24시간 내내 붙어 다니는 저희가 가끔 다툴 때는 무대에서 춤을 추고 난 뒤밖에 없어요. 서로 완벽함을 추구하다 보니 엄격하기 때문이죠.”(말루셀리) 로베르츠는 어릴 때부터 아르헨티나 민속춤을 배우다 15세에 탱고를 배우기 시작했다. 브라질 출신인 말루셀리는 발레를 배우다 14세 때 우연히 탱고를 본 뒤 길을 바꿨다. 이들은 2005년 처음 무대에서 만나 4개월 만에 결혼했다. “아르헨티나 탱고 무용수 커플 중 80% 이상이 부부이거나 연인이에요. 짝을 찾으려면 탱고를 배우라는 말도 있어요. 탱고만큼 파트너끼리 교감을 많이 하는 춤은 없어요.”(로베르츠) 무대에서 보이는 탱고는 파트너를 던지고, 돌리고, 뒤집는 등 고난도 기술이 들어간다. “탱고는 사실 대중적인 춤입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학교, 클럽, 식당, 길거리 등 어디에서든 자연스럽게 탱고를 춥니다. 잘 출 필요가 없어요. 기본적인 8가지 스텝이 있는데 걷고 도는 것을 조합한 것이 전부입니다.”(말루셀리) 탱고는 동작뿐 아니라 표정도 섹시하다. “섹시한 표정을 연습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일부러 연습하지는 않아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그런 표정이 나와요. 특히 파트너와의 자연스러운 감정 교류가 중요해요.”(말루셀리) 12년간 함께 짝을 이뤄 춤을 췄으니 다른 짝과 한 번이라도 춤을 춰 보고 싶지 않을까? 이들은 “절대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다만 인터뷰가 끝난 뒤 로베르츠가 살짝 말을 건넸다. “그런 질문은 따로 있을 때 해야죠.(웃음)”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7-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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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퓨전 ‘꼭두’ 만나볼까, ‘브로드웨이…’로 갈까

    기울었던 달이 가득 차 오르는 추석, 명절 나들이를 공연으로 즐겨 보자. 긴 연휴 동안 온 가족이 함께 볼 수작이 적지 않다. 게다가 할인해 주는 공연도 많아 가격 부담도 평소보다 덜하다. 4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공연되는 ‘꼭두’는 영화배우 탕웨이의 남편으로 잘 알려진 김태용 감독이 연출을 맡고, ‘군함도’ ‘부산행’에 출연했던 아역배우 김수안이 출연한다. 상여에 장식된 나무 조각을 가리키는 ‘꼭두’를 소재로 한 작품으로 다큐멘터리 영화와 연극, 국악과 전통무용이 어우러진 환상적인 작품이다. 국립국악원은 추석 연휴인 10월 4일부터 8일까지의 공연을 예매하는 관객에게는 전석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3만∼5만 원. 02-580-3300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9일까지 전 좌석을 ‘1+1’ 특가 할인으로 제공한다. 6만∼13만 원. 1588-5212 뮤지컬스타 임태경, 마이클 리, 한지상이 출연하는 ‘나폴레옹’은 9일까지 원래 가격인 6만∼14만 원에서 30% 할인된 가격으로 관람할 수 있다. 또 같은 기간 지방에서 서울로 역귀성하는 관람객에게는 역귀성 할인 40% 혜택을 제공한다. 샤롯데씨어터. 1577-3363 영국, 미국에 가지 않아도 해외 유명 연극을 서울 도심에서 관람할 수 있는 상영회도 볼만하다. 국립극장은 3일부터 8일까지 NT Live ‘프랑켄슈타인’ ‘워 호스(War Horse)’ ‘헤다 가블러’를 상영한다. NT Live는 영국 국립극장이 영미권 연극계 화제작을 영상 촬영해 전 세계 공연장과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프로그램이다. 추석 당일인 4일에는 3개 작품을 연달아 상영한다. 1만5000∼2만 원. 02-2280-4114 추석 연휴 동안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에 취해보는 건 어떨까. ‘현존하는 최고의 프리마돈나’ ‘21세기 오페라의 여왕’으로 통하는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46)와 테너 유시프 에이바조프(40) 부부가 1년 6개월 만에 내한해 오페라 아리아로 환상적인 무대를 선사한다. 9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콘서트홀. 7만∼35만 원. 02-541-3173 스타 더블베이시스트 성민제(27)가 7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독주회를 연다. 낭만·현대 작곡가들이 오로지 더블베이스를 위해 작곡한 곡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6만 원. 1544-1555김정은 kimje@donga.com·김동욱 기자}

    • 2017-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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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샤이가 이끄는 ‘오케스트라의 드림팀’

    축구팬이라면 각 클럽에서 뛰고 있는 최고의 선수들만으로 꾸린 드림팀을 꿈꿔 본 적이 있을지도 모른다. 만약 오케스트라도 드림팀을 꾸릴 수 있다면? 10월 12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처음으로 한국 무대에 오르는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LFO)는 실제 오케스트라의 드림팀으로 불리는 악단이다. 여기에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지휘자 리카르도 샤이(64)가 LFO를 이끌고 지휘대에 오른다. 샤이는 클라우디오 아바도(1933∼2014), 리카르도 무티(76)와 함께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3대 거장 지휘자다. 지난해부터 LFO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샤이는 동아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LFO는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는 최고의 연주자들로 구성되어 최고 수준의 음악을 선사한다. 다양한 경력을 가진 연주자들이 모였지만 LFO만의 통일성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LFO는 말러 체임버 오케스트라, 라 스칼라 필하모닉 단원들을 중심으로 베를린 필,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등의 전·현직 단원으로 이뤄져 있다. 루체른 페스티벌을 위해 결성된 관현악단으로 상설 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페스티벌 이외에 연주를 하는 기회는 드물다. 현재의 LFO 위상은 2003년 음악감독으로 취임한 아바도에 의해 완성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18세 때 라 스칼라의 수석 지휘자였던 아바도의 조수로 일하며 인연을 맺은 샤이는 여러 면에서 아바도의 유산인 LFO의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2015년 라 스칼라 수석 지휘자로도 취임한 샤이는 “아바도의 오른손에서 나오는 기교와 지휘봉 기술을 많이 배웠다. 아바도는 늘 나에게 자신을 모방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래도 나의 지휘는 아바도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에서 샤이와 LFO는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과 교향곡 8번,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을 들려준다. 샤이는 “LFO에서의 두 번째 시즌을 시작하며 이전에 LFO에서 거의 연주하지 않았던 작품들을 들려주고 싶다. 스트라빈스키는 연주한 적이 거의 없다. 베토벤은 올해가 그의 서거 190주년으로 연주할 적절한 기회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10만∼40만 원. 02-599-5743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7-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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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탁금지법 1년… 공연계 표정은

    《 “공연계 10여 년 동안 올해만큼 힘든 적은 없었어요.” 한 클래식 기획사 대표가 최근 공연계 모임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청탁금지법이 28일 시행 1주년을 맞는 가운데 기업들의 협찬과 후원에 크게 의존해왔던 공연계는 잔뜩 움츠린 상황이다. 내년부터는 상황이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돼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   ○ 20∼40% 수익 감소에 깜깜한 미래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대형 클래식 공연이다. 시장 자체가 작아 기업 후원 없이는 1회에 5억∼10억 원의 제작비가 드는 유명 해외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에서 수익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2500석의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모든 객석을 20만 원 이상의 가격에 팔아야 5억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이 때문에 빈체로, 크레디아, 마스트미디어 등 대형 클래식 공연 기획사들은 대기업과 후원 계약을 맺고 제작비 일부를 메워왔다. 보통 전체 티켓의 30∼40%를 기업 후원사에 제공했다. 기업들은 이런 티켓을 고객 초청행사 등 마케팅에 활용했다. 하지만 초대권 제공이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에 포함될 수 있어 기업들은 후원을 중단하거나 대폭 줄인 상황이다. 올해 3∼5월 한국메세나협회가 414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후 기업들이 ‘문화예술 지원활동 관련 지출을 축소하거나 중단했다’는 응답이 23.8%에 달했다. 한 기획사 대표는 “공연을 1, 2년 전부터 준비하면서 후원받은 것들이 있기 때문에 올해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라며 “하지만 내년 공연의 경우 기업 후원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다른 기획사 대표도 “지난해보다 수익이 20∼40% 줄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라고 했다. 반면 뮤지컬, 연극 공연은 상대적으로 기업 후원이 적어 예상보다 피해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뮤지컬 연극 등 공연 티켓을 단체로 구매하는 기업의 큰손은 카드 회사였다. 이들은 연말에 실적이 높은 고객들에게 감사 선물 차원에서 공연 티켓을 구입해 무료로 제공했다. 그러나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이 방식이 법에 저촉될 소지가 커지자 카드사들은 자사 카드 결제 시 ‘1+1 티켓 판매’를 내세워 5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줬다. 뮤지컬 ‘벤허’를 제작한 NCC는 “제작사 입장에선 과거 기업이 티켓을 단체 구매하던 것과 효과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뮤지컬 ‘아이다’ ‘맘마미아’ 등을 제작한 신시컴퍼니 측도 “기업들이 자사 직원들에게 주려고 단체로 구매하는 티켓은 청탁금지법에 저촉되지 않아 뮤지컬 시장이 큰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있었다”고 했다.○ 스타 마케팅과 지방 공연 활성화 필요 언제까지나 기업 후원에 매달릴 수만은 없는 공연계는 자구책을 마련 중이다. 제작비가 많이 드는 유명 해외 오케스트라 초청을 줄이고 실력은 좋지만 국내에 덜 알려진 오케스트라를 초청하는 게 대표적이다. 크레디아의 정재옥 대표는 “국내 스타 연주자들을 중심으로 팬들이 좀더 찾을 수 있는 공연을 많이 기획하고 지방 공연도 적극적으로 펼치겠다”고 말했다. 공연계에 대한 청탁금지법 적용 완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뮤지컬 관계자는 “뮤지컬 제작에는 많은 돈이 들어가는데 선물 상한액인 5만 원 이하로 티켓 가격을 책정하기는 무리”라며 “문화 향유 차원에서 유동성 있는 상한액 조정이 뒤따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동욱 creating@donga.com·김정은 기자}

    • 2017-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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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스 러브그로브 “한국 도자기, 창작욕구 샘솟게 해”

    산업 디자이너들이 가장 끔찍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뭔가를 만들어내는 사람입니다. 정성을 쏟아 디자인한 제품이 영구적으로 지속되길 원하죠. 그런데 그것이 쓰레기통으로 간다면 아주 고약한 일이죠.” 애플 아이맥, 소니 워크맨 등을 디자인한 영국의 세계적 산업 디자이너이자 설치미술가 인 로스 러브그로브(59)의 말이다. 최근 영국 런던의 빅토리아&앨버트박물관(V&A)에서 그를 만났다. 영구적인 지속을 원해서였을까. 그는 16∼24일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 기간 중 이 박물관에 자신이 만든 ‘트랜스미션’ 작품을 선보였다. 스웨이드와 비슷하지만 더 가볍고 실크처럼 부드러운 촉감을 지닌 신소재 알칸타라로 만든 길이 25m의 작품이 뱀과 같은 형상으로 전시돼 있었다. 이 전시실 벽면에는 여러 색실로 그림을 짜 넣은 직물인 대형 태피스트리가 걸려 있다. “제가 바쁜 활동 중 어디론가 숨고 싶을 때 찾는 곳이 이 전시실이죠. 15세기 초 제작된 이 태피스트리를 보면서 작품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최신 소프트웨어로 태피스트리의 색상을 뽑아내 신소재로 그 색상들을 구현해 제작했죠. 옛것과 새로움의 조화입니다.” 애플, 소니와의 작업으로 1980년대부터 명성을 쌓기 시작한 그는 르노, 일본항공, 태그호이어, 이세이 미야케 등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활동했다. 특히 ‘캡틴 오가닉’이라 불리며 유기적인 곡면 형태를 다루는 데 독보적이란 평을 받는다. 영감은 주로 자연에서 얻는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입니다. 자연이 모든 형태의 기본입니다. 살찐 나무, 뚱뚱한 야생동물을 본 적 있나요? 자연 자체가 완벽한 형태를 갖추고 있고, 여기서 아이디어를 빌려온 것뿐입니다.” 그는 1990년대 말부터 설치미술가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과 구겐하임미술관,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 등에 그의 작품이 전시됐다. “새로운 소재를 도입해 예술적 관점으로 다가간다는 것은 모험이죠. 앞으로는 도자기에 도전하고 싶어요. 한국 방문 때 도자기를 만들어봤는데 진기한 체험이었거든요.” 한국 기업들과의 작업도 활발하다. 4월 LG디스플레이와 함께 심해 생물에서 영감을 얻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조명을 디자인했다. 내년에 나오는 삼성전자의 스마트워치 기어S4의 인터페이스(UI) 제작도 하고 있다. “전통 사찰과 디자인 등 한국의 아름다움에 매번 감탄해요. 대한항공을 탈 때가 많은데 한국의 하늘색은 정말 훌륭하죠. 다만, 기내 디자인이 좀 ‘테러블’해서 차라리 잠을 자려고 합니다. 제가 손을 좀 보고 싶기는 해요. 하하.”런던=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7-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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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희 前장관, 전두환-노태우-YS-DJ를 설득한 비결은…

    이상희 녹색삶지식원 이사장이 ‘대통령 생각 요리법’(지식공감)을 출간했다. 이 이사장은 11, 12, 15, 16대 국회의원과 과학기술처 장관 등을 역임하면서 일생동안 산업계와 학계, 정치, 행정을 비롯해 이공계와 인문계를 두루 섭렵했던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 미래의 희망과 걱정을 표현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을 설득해 간염백신 개발로 연간 4000억원의 국민 부담을 줄이고,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항공우주산업육성법 제정을 강조해 국내 방위산업을 육성시킬 수 있게 하는 등 대화를 통한 설득 노하우도 공개했다. 또 김영삼 전 대통령의 마음을 움직여 광주과학기술원을 설립하고, 국민 1인1발명 운동을 전개하기 위해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건의해 국민발명회관을 마련한 이야기 등 역대 대통령을 상대로 이뤘던 일들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 이 이사장은 책을 통해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 △죽음을 각오할 수 있는 자세 △인기는 바닥을 불사하는 목표 △외교·안보·과학·교육 등 큰 일만 직접하고 나머지 일은 총리와 장관에게 맡긴다는 신념을 가져야 한다는 시각도 제시했다. 한편 이 책의 저자 수익금은 다빈치창조본능스쿨에 기부된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7-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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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토벤 소나타 전곡… 한국서 3년 걸쳐 도전하는 일본인 바이올리니스트

    스와나이 아키코(45)는 일본의 대표적인 바이올리니스트다. 1989년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2위, 1990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최연소이자 아시아인 최초 1위를 차지했다. 꾸준히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와 바쁜 협연 활동도 펼치고 있다. 무대 밖에서도 유명하다. 뛰어난 외모로 일본에서 백화점, 자동차, 화장품 등의 광고를 찍었다. 한때 일본 왕실의 왕세자빈 후보로도 올랐다. 28일 서울 금호아트홀에서 열리는 4년간 베토벤의 실내악을 집대성하는 ‘베토벤의 시간 ‘17’20’ 시리즈에서 그가 한국 관객과 만난다. 연주회 명칭은 2017과 2020의 숫자를 딴 것이다. 이번 무대를 시작으로 3년에 걸쳐 매년 한 회씩 무대에 올라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을 들려준다. 공연에 앞서 이메일로 그를 만났다.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7, 9번만 녹음했던 그가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 전곡을 연주한다는 것은 의외다. “이런 장기 프로젝트가 가능한 시기가 무르익었다고 생각했어요. 한국에서 멋진 제의가 왔죠.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모두를 녹음하는 작업을 아직 끝내지는 않았어요. 일생이 소요되는 큰 작업이라 생각하거든요.” 그의 바이올린은 전설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야샤 하이페츠가 30년간 소유했던 1716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 ‘돌핀’이다. 산토리 재단에서 무상으로 악기를 대여해 주고 있다. “정말 멋진 보물이죠. 이 악기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고, 놀라운 순간을 경험했어요.” 10대 때 ‘천재 소녀’로 불린 그다. 하지만 현재에 머물지 않고 미국으로 떠나 줄리아드 음악원을 다니며 컬럼비아대에서 정치사상사를 공부했다. “조금씩 계단을 올라가 문을 열면 거기에는 다른 풍경이 펼쳐져 있어요. 이를 계속해 온 결과로 현재의 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대학에서 자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데 일본에서 자란 저에게는 커다란 충격이었죠. 많은 도움이 됐어요.” 뛰어난 외모와 재능에 대기업 경영자 부친을 둬 물질적으로도 크게 남부러울 것이 없는 그다. 과연 그럴까. “일본에 ‘이웃집 풀밭이 내 집 풀밭보다 더 푸르다’란 말이 있어요. 저의 인생도 결코 쉽지 않았어요. 그래도 음악이 항상 가까이 있는 인생을 살 수 있어 그저 행복해요.” 그는 40대 초반인 2013년부터 ‘닛폰국제음악제’를 개최해 예술감독을 맡고 있고 매년 연주회와 마스터클래스를 열고 있다. “10대 후반부터 수동적으로 불러주는 곳에 가서 연주해 왔어요. 이런 생활로 인생을 끝낼 것인가 고민했죠. 음악으로 사람들에게 보답하고 싶었어요. 올해는 동일본 대지진 피해 지역에서 음악제를 개최했어요. 음악을 필요로 하는 곳에 가야죠.” 5만 원. 02-6303-1977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7-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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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에 한국 찾아오는 ‘세계 3대 디바’

    한 명도 아닌 무려 세 명이다. 인지도와 실력에서 세계 최정상급 소프라노 3명이 가을에 한국을 찾는다. 러시아 출신 안나 네트렙코(46)는 10월 9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남편인 테너 유시프 에이바조프와 함께 공연을 갖는다. 안젤라 게오르규(루마니아·52)는 11월 18일 오후 8시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루치아노 파바로티 서거 10주년 추모 콘서트’ 무대에 오른다. 디아나 담라우(독일·46)는 11월 21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남편 베이스바리톤 니콜라 테스테와 함께 처음으로 한국 관객과 만난다. 네트렙코, 담라우와는 이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세 명 모두 공교롭게도 남편 또는 전 남편이 같은 직업인 성악가다. “성악가는 혼자 무대에 서야 하는 극한 직업인데 서로 공감하고 이해해 줄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다만 함께하는 삶이 경력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돼요. 어디까지나 저희는 프로이니까요.”(담라우) 이들은 오페라 무대뿐 아니라 리사이틀 무대에도 수없이 서왔다. 리사이틀에서 그들의 화려한 드레스는 언제나 주목을 끈다. 특히 네트렙코는 패션잡지에도 소개될 정도로 뛰어난 패션감각을 지니고 있다. “옷을 입고, 꾸미는 것을 매우 좋아해요. 천, 색감, 패턴 등 패션에 관련된 모든 것이 흥미로워요. 좋아하는 디자이너들이 많은데 돌체&가바나, 잭 포즌 등이 선호하는 디자이너예요.”(네트렙코) 각자 가진 개성이 확연히 다르지만 세 명은 ‘소프라노 3대 디바’로 불린다. 담라우는 서로가 독특하고 뛰어난 성악가이자 아티스트로 사람들에게 디바 또는 여신을 꿈꾸게 한다고 밝혔다. “최근 오페라계가 실력과 연기력, 외모를 두루 갖춘 성악가를 선호하는 것 같아요. 시각적인 것이 더 중요해졌다는 생각도 들고요. 하지만 사람마다 선호하는 즐거움은 다르다고 생각해요. 다양성만큼 좋은 것은 없거든요.”(담라우) 담라우, 네트렙코는 무대 밖에서는 엄마의 역할에 충실하려고 노력한다. 취미였던 승마를 포기할 정도로 아이 양육에 적극적인 담라우는 아이가 생긴 뒤 노래가 더 편해졌다고 밝혔다. “제가 어린이재단 후원에 지속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은 여덟 살 아들이 자폐증이 있기 때문이죠.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이 완전한 삶을 살게 하고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어린이재단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네트렙코) 게오르규는 6일 이탈리아 베로나에서 열린 루치아노 파바로티 서거 10주년 추모 콘서트에 참가했다. 한국은 월드투어의 첫 번째 장소다. 파바로티와 한 무대에서 상대역으로 출연했던 소프라노 중 최정상의 자리에서 지금도 활동하고 있는 성악가는 게오르규가 유일하다. 그는 이탈리아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여전히 파바로티와 함께 무대에 섰던 기억이 생생하다. 추모 무대에서 파바로티와 함께 불렀던 노래를 들려줄 생각에 설렌다”고 말했다. 네트렙코는 최근 격정적인 캐릭터를 한층 더 성숙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평가다. 안정적인 고음과 기교가 장점인 담라우는 최근 중저음까지 소화하며 배역을 넓히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베르디, 푸치니 등 이탈리아 작곡가들의 오페라 아리아를 내한공연에서 부를 예정이다. “분명 이전보다 더 넓은 영역을 노래하고 있어요. 스스로 점점 더 강해지면서 목소리도 함께 풍성해지고 있어요.”(네트렙코) “젊을 땐 몸과 재능에만 기대 노래하는 실수를 저지르곤 했지만 지금은 끊임없이 강도 높게 마음과 신체를 단련하고 있어요.”(담라우)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7-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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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m 옆 발레단 들어가기까지 꼬박 3년 걸렸네요”

    영국 런던 중심지인 코벤트가든역에서 걸어서 1분 거리에 로열오페라하우스가 있다. 세계 최고 발레단 중 하나인 로열발레단은 로열오페라하우스 상주 단체다. 발레단 단원들이 이용하는 출입구와 로열발레학교 출입구는 1차선인 플로럴 스트리트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다. 불과 7∼8m에 불과하지만 발레학교 출입구에서 발레단 출입구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3년이나 걸렸어요.” 16일 로열오페라하우스 5층 발레단 로비에서 로열발레단 발레리노 전준혁(19)을 만났다. 그는 2003년 입단한 재일교포 4세 발레리나 최유희(33·한국 국적) 이후 두 번째 한국인 로열발레단 단원이다. 한국인 발레리노로는 최초다. 이날은 그가 발레단에 입단한 지 꼭 한 달 되는 날이었다. “로열발레단에 입단한 뒤에도 습관이 돼서 그런지 3년 전 입학했던 발레학교 출입구로 갈 때가 많아요. ‘아차! 나 이제 학생이 아니라 단원이지’ 한답니다.” 그는 2014년 3월 로열발레학교에서 동양인 최초로 전액 장학생에 선발됐다. 매년 로열발레학교 출신 무용수 30여 명 중 2, 3명만이 로열발레단에 입단한다. 어려운 관문을 뚫은 그는 발레단에 대한 자부심이 컸다. 연습실, 식당, 분장실 등 발레단 이곳저곳을 소개시켜 줬다. 카페테리아에서 한 직원이 그를 보고 한국어로 “안녕”이라고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로열발레단은 앞으로 4년간의 공연, 리허설 등의 일정이 모두 짜여 있을 정도로 시스템이 잘돼 있어요. 무용수 하나하나도 정상급 실력을 갖췄어요. 전 27일부터 무대에 오르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처음으로 출연해요. 여러 명이 추는 군무이지만 많이 떨려요.” 세 살 때 발레를 시작한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한국 프로덕션 초연 당시 1대 ‘빌리’로 내정됐다. 하지만 로열발레단 입단이라는 목표에 집중하기 위해 하차했다. “로열발레학교 입학 전에 영국에서 빌리 엘리어트를 처음 봤어요. (선택하지 않은 길이라) 기분이 묘했어요. 그래도 지금은 출연하지 않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발레단에 입단하고 보니 이상과 현실에는 차이가 있어요. 점심시간이 없을 정도로 하루 일정이 빡빡해요. 처음이라 그런지 육체적으로 적응하기 힘들어요.” 발레단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의 아파트로 이사했다. 그의 집을 가 보니 방에는 짐이 채 풀어져 있지도 않았다. 집에선 잠자기 바쁘고, 주말에도 발레단에 나와 연습하는 날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달 마린스키 발레단 수석무용수인 (김)기민이형이 로열오페라하우스 공연으로 런던에 왔어요. 함께 저녁을 먹었는데 저에게 ‘욕심내지 말고 자신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라’고 조언해줬어요. 수석무용수가 되고 싶지만 그 전에 어떤 배역을 맡든 좋은 무용수가 되는 것이 먼저죠.” 로열발레단 단원에게는 평생에 딱 한 번 공짜 티켓이 2장 나온다. 주역 데뷔 공연 때다. “그 티켓은 꼭 받아보고 싶어요. 당연히 부모님께 드려야죠. 그날이 언젠가는 오겠죠?” 런던=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7-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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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3세 안무가의 ‘젊은 재치’… 상큼한 한국무용

    이토록 상큼한 한국무용을 본 적이 있던가. 향긋한 오렌지를 한입 베어 문 느낌이다. 2017∼2018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개막작이자 국립무용단의 신작 무용극 ‘춘상’이 21∼24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랐다. 춘상은 고전소설 ‘춘향전’을 모티브로 삼았다. 졸업파티에서 첫눈에 반한 남녀가 사랑을 나누다 부모의 반대로 헤어졌다가 다시 만난다는 내용이다. 배경음악은 대중가요다. 작곡가 이지수가 편곡한 어반자카파, 넬, 볼빨간사춘기 등의 음악이 공연 내내 흐른다. 한국무용 춤사위에 대중가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연인처럼 보이지만 절대 아니다. 오랜 세월 함께한 남녀처럼 느껴질 정도로 동작 하나, 음 하나의 어울림이 자연스럽다. 곳곳에 발레, 현대무용을 떠올리게 하는 춤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한국무용이다. 특유의 호흡과 춤사위는 여전했다. 머리카락을 풀어헤친 여성 무용수들이 머리카락을 활용한 ‘머리채춤’은 섹시하면서도 한국적이었다. 73세 안무가 배정혜의 더없이 젊은 감각이란. 한국무용에 거의 쓰이지 않던 2층 세트 장치도 무용극을 풀어 나가기에 적절했다. 수평, 수직을 오가면서 적절한 긴장감을 부여했다. 현대적 디자인의 의상도 신선했지만 세 가지 톤으로 절제시킨 점은 꽤 좋았다. 패션디자이너 정구호 연출가의 세련된 감각은 여전했다. 무엇보다 가장 뛰어난 점은 무용수들의 에너지다. 1시간 내내 그들의 에너지는 관객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데 충분했다. 커튼콜 때 무용수들이 차례로 나와 춤을 선보일 때는 의자에 엉덩이를 더 붙이기 힘들 정도로 유쾌했다. 국립극장과 국립무용단은 ‘전통의 현대화’를 표방한다. ‘춘상’ 정도면 꽤 훌륭한 결과물이다. ★★★★(★ 5개 만점)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7-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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