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현안은 뒷전…‘조국 블랙홀’ 빠진 맹탕 국감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7일 20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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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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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국정운영을 감시하고 돌아봐야 할 국회 국정감사가 ‘조국 블랙홀’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야가 조국 법무부 장관 이슈로 국감장에서 고성을 주고받으며 파행을 반복하는 사이 민생 현안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오전 10시부터 문화재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조 장관 관련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 2일에 이어 또 1시간 만에 파행했다. 한국당은 조 장관 딸이 인턴을 했던 서울대 공익인권센터의 센터장을 지낸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부인 문경란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혁신위원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문 위원장을 부를 경우,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딸의 특혜의혹과 관련된 스페셜올림픽코리아(SOK)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문체위는 이날 오후 가까스로 속개했지만, 증인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조 장관 자녀 입시 부정 의혹과 연관된 국회 교육위원회는 의원들 질의 대부분이 조국으로 시작해 조국으로 끝나고 있다. 동아일보가 2일 열린 교육부 국감 속기록 초안을 7일 입수·분석한 결과 여야 위원들의 총 67차례 질의 중 26차례를 조 장관 관련 질의로 할애했다. 1차 본질의 때는 위원 15명 중 13명이 조 장관과 관련 내용을 질의했다.

질의 내용은 조 장관 의혹으로 협소해진 반면, 전체 질의 시간은 예년보다 짧아졌다. ‘맹탕 국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감 2일차까지 전 상임위에서 국감이 이뤄진 시간은 1만2695분(211시간 58분)에 달했지만, 올해는 8064분(134시간 40분)으로 크게 줄었다. 국회 관계자는 “‘조국 이슈’ 외에는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의원들도 준비한 정책 질의를 깊이있게 파고들지 않고 국감을 서둘러 끝내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최고야기자 best@donga.com
강성휘기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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