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윗 하나가 끌어올린 국제유가… “오래 가지 않을 듯”

  • 뉴스1
  • 입력 2020년 4월 3일 11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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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하나가 국제유가를 큰폭으로 끌어올렸지만 그 랠리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곧바로 나오고 있다.

◇ 트럼프 트윗에 브렌트유 약 50% 폭등 :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 통화한 내 친구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얘기했다”면서 “양국이 1000만~1500만배럴 감산할 것”이라는 폭탄 발표를 했다.

얼마전 시장 주도권을 놓고 대립해 유가를 폭락시켰던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1000만~1500만배럴 감축 합의에 임박했다는 소식에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장중 35%까지 뛰었고, 브렌트유는 47%까지 폭등했다.

하지만 곧 상승폭이 줄어 WTI는 전장 대비 5.01달러(24.7%) 오른 배럴당 25.32달러로 마감됐고, 브렌트유는 전장 대비 4.40달러(17.8%) 뛴 배럴당 29.14달러에 장을 마쳤다.

◇ 트윗 해석 분분…전문가들 “불가능한 수치” :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후 전문가들 사이에는 하루에 이 만큼을 감축한다는 것인지, 두 나라만이 아니라 다른 석유수출국기구(OPEC)까지 합해 감산한다는 것인지 의견이 분분했다.

하루 1500만배럴은 사우디와 러시아의 일일 생산 절반을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두 나라가 이같은 규모로 감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글로벌리스크매니지먼트의 에드워드 마샬 원자재 트레이더는 “두 나라의 하루 1000만 배럴 감축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원유 저장고가 터져나가고 눈에 보이는 모든 배를 원유로 가득 채운다 해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또 “OPEC까지 합세한다고 해도 채우기 어려운 경이로운 수치다. 게다가 모든 회원국이 이에 동조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의 톰 쿨 기자 역시 미국내 원유 생산자들까지 감축에 뛰어들지 않는 한 이는 불가능한 수치라고 분석했다. 쿨 기자는 “일부 중소 미국 생산업체들은 자발적인 감산에 만족하고 있지만 엑손모빌이나 셰브론 같은 석유 메이저들은 감산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 “1500만배럴 감축 어려워…랠리 사그라들듯” : 유라시아그룹의 에이험 캐멀은 OPEC가 비상회의를 소집했지만 미국의 참여를 감산을 조건으로 내걸 것이라고 보고 있다. “가능성이 높은 것은 OPEC와 그외 산유국(OPEC+)이 미국 없이 감산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 양은 하루 1000만 배럴에 훨씬 못미칠 것”이라고 했다.

결국 거의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1500만배럴 감축은 어렵다는 의미다. 쿨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으로 인한 유가 랠리는 금방 사그라질것 같다”고 전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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