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 무서운 추격세… 민주당 경선 초반 바이든과 양강구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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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美 대선후보 아이오와 코커스

《11월 3일 미국 대선을 꼭 9개월 남겨둔 3일 미국 중부 아이오와주에서 2020년 대선의 막이 올랐다. 집권 공화당과 야당 민주당은 이날 주도(州都) 디모인에서 각각 당원대회(코커스)를 개최하며 경선 일정에 돌입했다. 공화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출이 확정적이나 민주당에서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 승자는 미 중부 시간 3일 오후 10시(한국 시간 4일 오후 1시)쯤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이길 사람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뿐이다.” “본선 경쟁력을 감안하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민주당 후보가 돼야 한다.”

3일 미 집권 공화당과 야당 민주당이 중부 아이오와 주도(州都) 디모인에서 각각 당원대회(코커스)를 개최하며 대선후보 경선 일정에 돌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확정적인 공화당과 달리 민주당은 총 11명의 후보 중 샌더스와 바이든 후보가 초박빙 대결을 펼치고 있다. 한 택시 운전사는 “민주당 경선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상원의 탄핵심판 심리로 워싱턴에 발이 묶여 있던 양당 주요 인사, 각국 취재진 2600명도 이날 아이오와에 집결했다. 인구 21만 명의 소도시 디모인 전체가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1일 현지의 한 유세장을 찾은 샌더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병적인 거짓말쟁이, 인종차별주의자, 성차별주의자”라고 비난했다. 강경 진보 성향으로 골수 민주당 지지자에게 인기가 높은 그는 당원만 참석하는 코커스의 특성상 참여율이 높을수록 온건 중도파인 바이든 전 부통령보다 자신이 유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친구와 가족을 데려와 달라. 트럼프 대통령의 패배와 정의를 믿는 많은 이들이 나오면 내가 이길 것”이라며 참여를 독려했다. 비슷한 시간 바이든 전 부통령도 다른 유세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이기기 위해 나라 전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두 노장의 경쟁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혼전 양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뉴스가 지난달 26∼29일 민주당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샌더스 후보는 27%로 26%의 바이든 후보를 1%포인트 앞섰다. 바이든 후보가 지난해 4월 출마 선언 후 줄곧 전국 지지율 1위를 고수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다. 2016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아이오와에서 49.9%를 얻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0.3%포인트 뒤진 49.6%의 샌더스 후보를 물리쳤고 결국 민주당 대선후보에 올랐다. 뉴욕타임스(NYT)는 아이오와 민주당원 중 아직 약 3분의 1이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며 부동층 판세가 승자를 좌우할 것으로 점쳤다.

두 후보의 아이오와 지지율은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15%),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9%),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7%)을 크게 웃돌고 있다. 샌더스 후보는 11일 비(非)당원의 참여도 가능한 예비선거(프라이머리)가 열리는 뉴햄프셔주에서도 계속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

샌더스 후보는 국가 운용 단일 건강보험제도 ‘메디케어포올’, 대학 무상교육, 부유세 등 강력한 진보 성향 공약을 내걸고 20, 30대 젊은이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정책과 유사한 공약으로 백인 중도층을 포섭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당내 경선에서는 샌더스 후보, 본선 경쟁력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좀더 앞선다는 평가가 나온다.

샌더스의 약진으로 사회주의 찬반 논란도 불붙고 있다. 냉전과 매카시즘 광풍을 거친 미국에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공개석상에서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일이 금기(禁忌)로 여겨졌다.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사회주의 이론을 지지하는 사람이 늘고 있으나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본선 대결에서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지난달 30일 이미 아이오와를 찾은 트럼프 대통령은 “11월에 급진적인 민주당 사회주의자들을 물리치겠다”며 ‘사회주의’란 단어를 10번 반복했다. 그는 4일 연두교서 발표 때도 사회주의를 언급하며 보수 성향 공화당 유권자를 공략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대선은 50개 주를 대표하는 538명의 선거인단 중 270명 이상을 차지하는 사람이 백악관의 주인이 되는 간접선거다. 2016년 대선에서는 트럼프 후보가 306명을 얻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232명)에 압승했다.

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디모인=김정안 특파원
#미국 대선#도널드 트럼프#조 바이든#민주당#버니 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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