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외국인들도 北 관광 하는데…한국만 ‘제재’ 문제삼는 美, 왜?
더보기

외국인들도 北 관광 하는데…한국만 ‘제재’ 문제삼는 美, 왜?

뉴시스입력 2020-01-18 06:31수정 2020-01-18 06:31
뉴스듣기프린트
트랜드뉴스 보기
제재 결의에 '관광 금지' 없지만 다른 조항 적용 여지
개별 관광객의 반입 물품, 이동 수단 등 제재 가능성
정부 "美, 중국·호주·유럽 국가 개별관광 문제시 않아"
美, 대북제재 통한 '최대 압박' 기조 이완 우려 강해
반미 감정 유발은 부적절…정부 "대북정책은 주권"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한국이 추진하는 대북 개별관광과 관련해 ‘제재 문제’를 언급하며 제동을 걸고 나서 파장이 일고 있다.

해리스 대사가 개별관광에 대해 제재 가능성을 거론한 것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대북 압박 체제의 균열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미국이 외국인 관광객들의 북한 관광은 문제삼지 않다가 한국의 개별관광에만 제재 잣대를 들이민 것은 모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해리스 대사는 지난 16일 외신 간담회에서 “향후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서 다루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주요기사

관광객의 이동 수단, 반입 물품 등이 제재에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며 개별관광 추진에 대한 경계 의식을 드러냈다는 관측이다.

해리스 대사의 발언은 ‘개별관광은 대북제재 대상이 아니다’라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의 설명과 일견 배치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양쪽 다 맞는 말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에는 관광을 특정해서 금지하는 조항은 없지만,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이후 겹겹이 쌓인 대북제재가 전방위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17년 12월 채택된 안보리 결의 2397호는 ‘철도 및 차량을 사용해 산업용 기계류, 운송수단 및 철강, 여타 금속류의 직간접적 공급, 판매, 이전(transfer)을 금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옮긴다는 개념의 ’이전‘을 ’물자 반입‘ 개념으로 확대하면 대부분의 금속류 장비는 사전에 제재 면제 절차를 밟아야 북한에 가지고 들어갈 수 있다. 이 때문에 방북 취재하는 기자들도 핸드폰, 노트북 등의 제재 면제 신청을 미리 하지 않으면 소지할 수 없다.

정부가 남북 철도 연결사업 공동조사에 필요한 중장비와 이산가족 화상상봉에 쓰일 카메라, 광케이블 등 장비에 대해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의 제재 면제 절차를 거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결국 제재 조항 자체보다 제재를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하느냐의 문제가 남아있을 수 있다. 다만 미국이 이런 잣대를 공평하게 대고 있느냐는 지점은 논쟁적이다.

정부 당국자는 “중국뿐 아니라 유럽, 호주 등 상당수 국가가 대북 개별관광을 하고 있는데 이들 어느 나라에 주재하고 있는 미국 대사도 ’개별관광 안 된다‘고 문제시하는 걸 보지 못 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대북제재 결의 동참을 꺼려하는 중국 관광객에 대해서는 묵인한다 치지만, 나머지 국가 역시 개별 국민의 관광과 관련해 미국으로부터 제재 문제가 비화된 적은 없었다는 것이다.

통일부는 17일 해리스 대사의 발언에 대해 “미국은 여러 차례, 또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대북정책에서 한국의 주권을 존중한다는 점을 밝힌 바 있다”며 “대북정책은 대한민국의 주권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또 “지금 관광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여러 외국 사람들이 북한을 관광 목적으로 방문을 하고 있다”며 “지금 이뤄지고 있는 관광에 대한 현실적인 검토를 바탕으로 (개별관광의)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리스 대사조차 “제재 하에서도 관광은 가능하다”고 했지만, 미국은 한국의 개별관광 추진 과정에서 대북제재의 ’최대 압박(maximum pressure)‘ 기조가 느슨해지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북제재 틈새를 활용한 북한의 경제활동 공간이 넓어지면 ’경제 봉쇄‘ 체제를 쥐고 있는 미국의 협상력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보조를 맞춰야 대북 공조가 유지될 수 있다는 ’속도조절론‘이 나오는 배경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미국은 기본적으로 제재가 흔들리는 데 대해서 우려하는데, 중국이나 러시아를 통해 제재에 틈새가 생긴다는 건 알지만 미국이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한국에 대해서도 남북협력이 가속화되면 미국이 컨트롤 할 방법이 많지 않다는 걸 가장 우려한다”고 짚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동북아 지역, 미중 관계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북핵 문제에서 나온다”며 “남북 관계가 북미 관계보다 앞서가는 것에 대한 미국의 불만은 제재를 통한 국제 공조가 깨지면서 미국이 갖고 있는 북한 문제의 주도권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지리적 인접성 때문에 향후 한국인의 대북 개별관광이 확대될 경우 북한의 외화 벌이에 도움을 줘 제재의 효과를 일부 상쇄할 수 있는데 미국이 이를 경계한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그러나 한국이 북한 문제에 있어 갖는 특수성을 감안해도 해리스 대사의 발언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이 한국의 대북정책에 간섭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어서다. 이로 인해 커지는 반미 감정은 한미 공조에 부정적인 요인이 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사가 주재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한 부분은 부적절하다”고 말했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내정 간섭‘ ’조선 총독‘ 등 표현을 사용해 해리스 대사를 비판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기본적으로 미국은 우리가 주권국가로서 내리는 결정에 대해 존중한다는 입장”이라며 “존중의 기초 위에서 한미가 동맹으로서 열심히 같이 일하고 조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주요뉴스

1/3이전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