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당면의 변신은 무죄, 어떤 요리와도 궁합이 척척!

  • 입력 2009년 9월 21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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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고구마로 만들어야 쫄깃하고 잘 퍼지지 않아
찌개·무침·볶음·탕 등 모든 요리에서 감초 역할 톡톡히

‘임금에게 잡채를 만들어 바친 호조판서 이충의 권력을 당해낼 자가 없구나.’

조선왕조실록 ‘광해군일기’에는 문신 이충이 ‘잡채’로 광해군의 총애를 한 몸에 받았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잡채는 임금님 수라상에 오르는 궁중요리 중 하나였다. 하지만 당시 잡채에는 당면이 들어가지 않았다. 조선시대 잡채는 오이, 숙주, 무, 도라지 등 각종 채소를 익혀 버무린 야채샐러드에 가까웠다.

잡채에 ‘당면’이 들어간 것은 100여 년 전부터다. 이때 녹두로 만든 최초의 당면이 탄생했다. 당시에는 당면이 비쌌기 때문에 잡채는 잔칫날이나 특별한 날에만 먹었다. 당면이 점차 대중화됨에 따라 즉석떡볶이, 찜닭, 부대찌개, 전골, 찜, 볶음요리에서 언제든 당면을 발견할 수 있다. 라면이나 소면, 우동과는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을 뿐더러 다른 요리와도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당면요리와 당면에 얽힌 이야기에 대해 알아보자.

○쫄깃하고 담백한 맛 ‘고구마 당면’

당면은 한자로 당나라 ‘당(唐)’과 밀가루 ‘면(麵)’을 쓴다. 이름에서 추측할 수 있듯 중국에서 건너왔다.

당면은 녹두, 감자, 고구마, 옥수수 등의 전분을 반죽해 일정한 틀에 떨어뜨려 면 모양을 만든 후 바로 익혀 만든다. 이를 그대로 건조한 것이 시중에서 볼 수 있는 당면의 모습. 요즘은 쫄깃함을 높이고 면과 면이 쉽게 분리될 수 있도록 냉동과정을 거쳐 건조시킨다.

면의 생명은 무엇보다 ‘쫄깃함’이다. 조리했을 때 쉽게 퍼지지 않고 오랫동안 쫄깃함을 유지해야 맛있는 면. 밀가루 면이 반죽과 발효를 통한 글루텐의 형성정도에 따라 쫄깃함이 결정된다면, 당면은 원료의 종류에 따라 식감과 퍼지는 정도가 다르다.

조리했을 때 가장 쫄깃하고 쉽게 퍼지지 않는 것은 고구마 전분으로 만든 당면이다. 고구마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비타민A와 비타민C를 비롯해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또 항암, 항산화에 효과적이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는 기능이 있어 성인병을 예방하는 식품으로도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고구마는 열을 가했을 때 영양가가 높아져 굽거나 쪄서 먹는것이 좋다.

최초의 당면인 녹두로 만든 당면은 조리한 후 금방 퍼지고 가격이 비싸 현재는 당면 재료로 쓰지 않는다. 고구마보다 가격이 저렴한 옥수수로 만든 당면은 쫄깃함이 고구마보다 다소 떨어진다. 열대작물 카사바의 뿌리인 타피오카도 당면 재료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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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 그 ‘옛날당면’ 기억하시나요?

1980년대 이전까지 당면은 소규모 업체에서 생산해 신문이나 밀가루 포대로 싸서 팔았다. 당시엔 업체 간의 무리한 가격 경쟁으로 고구마가 아닌 옥수수로 당면을 만드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당면의 맛과 쫄깃함이 떨어지자 사람들의 입에서도 멀어지기 시작했다.

당면이 다시 인기를 얻은 것은 1986년 ㈜오뚜기가 ‘옛날당면’을 출시하면서부터다. 오뚜기는 100% 고구마로 만든 당면을 위생적으로 포장해 규격화된 당면 상품 1호를 선보였다.

처음 ‘옛날당면’이 출시됐을 때는 기존 당면보다 가격이 비싸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직접 요리해 먹어본 주부들의 검증과 입소문을 거치며 대표적인 당면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용도별로 크기와 모양을 달리한 업그레이드 당면 제품이 출시됐다. 면이 길어 요리할 때마다 적당한 크기로 잘라야 하거나 엉킨 면을 일일이 풀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개발된 상품이다.

찌개나 탕, 국에 넣는 사리용으로 개발한 ‘사리당면’, 잡채나 당면 볶음 등 당면을 주재료로 하는 요리에 편하게 쓸 수 있는 ‘자른당면’이 그것. 사리당면은 작은 냄비에도 쏙 들어갈 수 있도록 크기가 작고, 자른 당면은 먹기 좋게 잘라 나와 요리한 후 면을 자르거나 엉킨 면을 풀 필요가 없다.

○당면 주재료로 ‘일품요리’ 만들어보세요

당면은 다른 재료와 잘 어울리기 때문에 다른 음식과 함께 조리하면 푸짐하고 맛있는 요리를 완성할 수 있다.

콩나물을 듬뿍 넣어 만드는 콩나물잡채, 부추를 푸짐하게 넣어 만든 부추잡채, 각종 해산물로 맛을 낸 해물잡채, 김치와 볶아 버무린 김치잡채…. 어떤 재료와 어울려도 특별한 맛을 기대할 수 있다. 간단한 요리도 당면을 넣으면 ‘일품요리’가 된다.

당면은 매콤한 맛과도 잘 어울려 술안주로도 좋다. 골뱅이무침이나 낚지볶음, 오징어볶음, 주꾸미볶음에 당면을 삶아 넣으면 잘 어울린다. 쫄깃하고 쉽게 퍼지지 않아 주요리의 맛을 살려준다.

떡국이나 만둣국에 당면을 넣어 먹어도 맛있다. 쉽게 붇는 떡이나 만두와 달리 쫄깃함이 국물 속에서도 오랫동안 지속된다. 멸치국물이나 육수에 명절에 먹고 남은 고기완자와 당면을 넣고 끓이면 맛있는 ‘완자탕면’이 된다.

당면을 이용해 만드는 특색 있는 지역요리에 도전해보자. 강원도에서는 당면을 메밀국수처럼 따로 익혀 간장이나 소스에 찍어먹는다. 고추장 양념에 각종 채소를 곁들어 비벼먹는 부산의 비빔당면도 유명하다.

○라면 대신 당면, 깔끔한 맛 UP↑ 칼로리 DOWN↓

당면은 음식의 속 재료로도 잘 어울린다.

만두 속에 당면을 넣으면 퍽퍽하지 않고 깔끔한 맛을 낼 수 있다. 얇은 만두피에 양념한 당면만 넣어도 맛있는 만두를 만들 수 있다. 찌거나 프라이팬에 구워서 매콤한 음식과 곁들이면 맛있다.

유부 안에 당면을 넣어 미나리로 묶은 후 탕으로 끓이면 맛깔스러운 술안주로 손색없다. 당면을 김에 말아 싼 후 튀김옷을 입혀 살짝 튀겨낸 김말이는 아이들 간식으로 좋다.

당면 1인분의 열량은 90Cal 정도. 당면에 볶은 버섯, 양상추, 오이, 피망, 아스파라거스 등을 넣어 만드는 당면샐러드는 열량이 낮아 살 찔 염려가 적다.

요리하고 남은 당면은 냉장고에 넣어두면 2, 3일 간 쫄깃함이 유지된다. 익히지 않은 마른 당면은 밀봉할 필요 없이 습기가 없고 서늘한 곳에 보관하면 된다. 당면의 유통기한은 2년 정도로 한번 구입하면 두고두고 먹을 수 있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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