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673>子貢이 問, 師與商也가 孰賢이니잇고…

  • 입력 2009년 6월 10일 02시 51분


한 학문 집단에서 제자들이 서로 경쟁하고 스승이 제자들을 평가하는 일은 고금이 다르지 않다. 다만 공자는 평가를 통해 모두가 공유해야 할 기본 태도를 제시했다. 평가를 통해 경쟁을 조장하는 오늘날의 교육과 달랐다. ‘논어’ ‘先進(선진)’편의 이 章이 그 사실을 말해준다. 過猶不及(과유불급)이란 성어가 여기서 나왔다.

子貢의 이름은 端木賜(단목사)로, 衛(위)나라 사람이며 공자보다 31세 어렸다. 외교 능력이 뛰어났고 경제적으로도 성공했다. 그는 同門(동문)인 師(사)와 商(상)의 優劣(우열)을 공자에게 물었다. ‘A與B(也)孰賢’은 ‘A와 B로 말하면 누가 더 나은가?’라고 묻는 말로 孰은 의문사다. 師는 子張으로 공자보다 48세 어렸으며 才氣(재기)가 있고 어려운 일을 하기 좋아했다. 商은 子夏로 공자보다 44세 어렸으며 勤實(근실)하되 小心(소심)했다. 師也過의 也는 ‘∼로 말하면’인데 흔히 주격조사로 풀이한다. 아래도 같다. 然則(연즉)은 ‘그렇다면’의 뜻을 지닌 접속사다. 師愈與의 愈는 낫다는 말이다. 與는 의문 어조의 종결사다. 師與商의 與가 비교 기능을 하는 것과 다르다. 過猶不及의 猶는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공자가 中庸(중용)을 이상으로 설정했기에 정도를 벗어난 進取(진취)도 退영(퇴영)도 비판했다. 그 관점에서 보면 오늘날의 교육 시스템은 사실상 목표 이상의 진취를 강요하기에 올바르다고 할 수 없을 듯하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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