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프로와 아마 커지는 기력 차이

  • 입력 1996년 11월 9일 20시 53분


「崔壽默기자」 프로와 아마추어의 기력(棋力)차이는 얼마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한때 프로 기사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아마 바둑의 기세가 최근 급격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80년대까지 프로와 정선(定先)으로 두었던 아마의 실력이 근년 들어서는 정선에 덤 5집을 받아야 하는 형편이 되고 말았다. 월간 「바둑」지와 바둑전문 BTV가 공동 주최, 지난3월부터 6개월간 열차례 치러진 「96프로 아마 대항전」 결과 프로는 5승4패1무로 큰 전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겉보기에는 『아마의 실력이 크게 나쁘지 않다』는 말을 할 수 있는 전적. 그러나 프로와 아마의 진용을 들여다보면 이 전적을 액면대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우선 프로팀의 구성. 지난해까지 상금순위 10위까지 출전했던 프로팀은 올해에는 신예기사로만 구성됐다. 그것도 5단이하 저단진중 승률우수자 8명, 그리고 성적과는 무관하게 여류기사 2명(초단)이 포함됐다. 게임에 재미를 붙여보자는 취지다. 이때문에 역대 팀중 가장 약한 전력이었다는 평가. 반면 아마팀은 전국 아마 10강전을 통해 엄선됐다. 아마 10강전은 아마대회로는 독특하게 리그방식을 적용해 성적평가가 가장 정밀한 대회로 꼽힌다. 이렇게 보면 올해는 역대 「최약체」의 프로팀과 「최강」의 아마팀이 맞붙은 셈. 그러나 종반까지 아마가 프로에 2점을 깔고 두어야 한다는 잠정 결론이 나고 말았다. 지난 2일 최종대국에서 趙敏洙7단(아마)이 崔明勳5단(프로)을 맞아 선전, 1승을 추가해 「흑을 쥐고 거기에 5집의 덤도 받는」 10집반의 격차로 겨우 좁혀 놓았다. 그렇다 해도 프로와 아마의 기력 차이는 점차 벌어지고 있는 추세다. 10년전인 지난 87년 프로 아마 대항전의 경우 프로는 曺薰鉉 徐奉洙 尹奇鉉 金寅 등 당대의 고수가 출전했으나 1승9패의 참패를 당했다. 아마로 출전한 安官旭 金鍾秀 高光明 李寬哲 金基憲 등이 워낙 「프로급」의 막강한 실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89년까지 아마는 그런 쟁쟁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들이 90년대 들어 모두 프로무대로 진출하면서 아마 고수의 평균 실력이 급격히 「하향 평준화」되었다는 지적. 이를 입증하듯 한국 아마바둑은 프로가 세계바둑을 평정하기 시작한 93년 이후 세계아마바둑대회에서 단 한차례도 우승하지 못했다. 한국기원은 이같은 프로와 아마의 차이는 앞으로 2∼3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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