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속 의학]'파우스트'/적극적인 생활하면 오래 산다

  • 입력 2000년 4월 18일 19시 28분


“이 순간이여, 멈추어라. 진정으로 아름답구나!”

괴테의 희곡 ‘파우스트’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다. 세상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자살까지 시도했던 대학자 파우스트에게 어느 날 악마 메피스토펠레스가 나타나 행복과 만족을 주겠다고 유혹한다. 파우스트는 자신이 만약 “세상이 아름답다”고 외치게 된다면 영혼을 빼앗아도 좋다는 계약을 메피스토펠레스와 맺는다.

괴테는 1749년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나 83세까지 살았다. 당시 평균 수명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그는 동시대의 다른 사람들에 비하여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오래 살았다. ‘파우스트’는 그가 20대 초반부터 집필을 시작해 죽기 전에 집필을 끝냈다.

괴테가 장수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흔히들 장수의 원인으로 유전적 요인이나 물 음식 식습관 등을 들지만 매일 환자를 보는 의사로서는 심리적 요인이 장수의 큰 요인임을 강조하고 싶다.

의사들은 성격이 보다 적극적인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치료에 더 잘 반응하고 병에 잘 견디는 것을 수시로 목격한다. 도저히 나을 것 같지 않던 사람이 나은 경우는 대부분 적극적으로 치료에 따라준 경우다.

모든 것을 알고 경험하고자 하는 파우스트적 충동이 바로 괴테 자신의 것이었다고 가정한다면, 그의 삶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가 그의 장수에 큰 요인이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역사에는 그가 굉장한 정력가였고 여성 편력 또한 대단했다는 기록이 있다.

“창문을 열어다오. 빛을…”

괴테가 남겼다는 이 마지막 말에서도 적극적인 삶에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전재석(을지병원 당뇨센터 과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