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으로 가득찬 새의 배, 세상에 충격을 던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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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사진가 크리스 조던 사진전

크리스 조던의 ‘미드웨이’ 시리즈. 배 속이 플라스틱으로 가득 찬 어린 앨버트로스의 사체를 있는 그대로 사진에 담았다. ⓒChris Jordan
크리스 조던의 ‘미드웨이’ 시리즈. 배 속이 플라스틱으로 가득 찬 어린 앨버트로스의 사체를 있는 그대로 사진에 담았다. ⓒChris Jordan
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국의 해군 항공기지였던 태평양 미드웨이섬. 지금은 폐허가 된 군사시설만 남았지만 여전히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과거의 전쟁이 인간들 간 싸움이었다면, 지금은 아름다운 새 앨버트로스가 플라스틱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미국 사진가 겸 영화감독 크리스 조던(56·사진)은 2009년 이 섬을 처음 찾았다. 섬에서 그는 배 속이 플라스틱으로 가득한 앨버트로스의 사체를 발견한다. 새들은 바다로 떠내려 온 쓰레기를 먹이로 착각해 삼키고 있었다. 조던은 이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진에 담았고 세계는 충격에 빠졌다. 인간의 무분별한 소비의 참혹한 결말을 강렬한 이미지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조던은 이후 8년에 걸쳐 미드웨이섬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었다. 그의 사진 작품과 영화를 서울 종로구 성곡미술관에서 열리는 개인전 ‘아름다움 너머’에서 만날 수 있다. 20일 한국을 찾은 조던은 “생태계를 파괴하는 인간의 거대한 힘에 충격과 공포를 느꼈다”며 “인류가 이 문제를 인식하고는 있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어떻게 일으키느냐가 관건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인식 아래 조던의 작품은 우리가 잊고 사는 ‘불편한 진실’을 드러낸다. 5월 5일까지. 6000∼1만 원.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크리스 조던#플라스틱#앨버트로스#생태계 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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