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맨 잡는 이승현 ‘골밑 수비 스페셜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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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3월 22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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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이승현. 스포츠동아DB
오리온 이승현. 스포츠동아DB
챔프 1차전서 KCC 하승진 10점으로 봉쇄

오리온의 파워포워드 이승현(24·197㎝)이 ‘2015~2016 KCC 프로농구’ 플레이오프(PO) 무대에서 수비 스페셜리스트의 면모를 한껏 발휘하고 있다.

이승현은 챔피언 결정전(7전4승제)에서 국내 최장신 센터인 KCC 하승진(31·221㎝)과의 맞대결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엄청난 힘을 과시했다. 특히 19일 전주체육관에서 벌어진 1차전에서 하승진을 10점으로 묶었다. 체력이 떨어진 4쿼터에 6점을 허용했지만, 3쿼터까지는 4점만 내줬다. 특히 자리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골밑을 사수하는 데 성공했다.

하승진뿐이 아니다. 이승현은 올 시즌 각팀 국내선수 빅맨과 대결해왔다. 경우에 따라선 상대 외국인선수를 맡아야 했지만, 힘 싸움에서 크게 뒤지지 않았다. 특히 PO에선 이승현의 존재감이 오리온에 큰 힘이 되고 있다. 6강 PO에선 동부 로드 벤슨에게 한 치도 밀리지 않았다. 4강 PO에서도 모비스 함지훈과 아이라 클라크 등을 번갈아 수비하며 팀이 3연승으로 챔프전에서 오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승현이 본격적으로 골밑 수비 스페셜리스트로 평가받기 시작한 무대는 지난해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부터다. 이란의 에이스 하메드 하다디(218㎝)와의 격돌에서 파워 넘치는 수비력을 뽐냈다. 힘, 높이, 기술까지 겸비한 하다디를 상대해본 경험이 리그에서 어떤 상대를 만나도 밀리지 않는 수비력을 갖추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오리온 추일승 감독은 “(이)승현이가 있어서 센터가 아닌 득점력이 좋은 포워드 애런 헤인즈를 뽑을 수 있었다”며 제자의 수비력을 인정했다.

이승현은 코트 위에서 많은 힘을 쏟다보니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전혀 내색하지 않는다. 14년 만에 챔피언 트로피를 바라는 팀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코트에 쏟아 붓고 있다. 2년 전 신인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선발된 직후 “KBL 두목이 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던 그가 2시즌 만에 골밑 수비에서만큼은 리그 ‘넘버원’ 자리에 올라섰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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