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위안부는 매춘 일종’ 강의한 류석춘에 ‘징역형’ 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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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1월 23일 1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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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석춘 전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동아일보 DB
류석춘 전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동아일보 DB


대학교 강의 도중 ‘일본군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발언한 혐의를 받고 있는 류석춘 전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에 대해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23일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정금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류 전 교수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류 전 교수는 지난 2020년 10월 위안부 피해자들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현 정의기억연대)에 대한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류 전 교수에 대해 “학문의 자유는 보호받아야 하지만 다른 사람의 인격을 침해할 순 없다”며 “왜곡된 사실을 발언해 피해자들에게 큰 고통을 줬다”고 밝혔다.

이에 류 전 교수 측 변호인은 “해당 발언은 대학교 강의실에서 학생들과 토론하는 과정에서 견해를 밝히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어떠한 사실을 적시했다고 볼 수 없다”며 “강의 도중에 나온 발언으로 그대로 형사처벌 하는 것은 학문의 자유를 중대하게 침해한 것”이라며 류 전 교수의 무죄를 주장했다.

류 전 교수는 최후진술에서 “검찰의 구형은 충격적이다. 교수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학생과 토론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을 가지고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하는 것을 보고 대한민국이 중세 유럽 같은 황당한 국가인가라는 생각했다”며 “문제가 되는 내용은 우리 사회에서 민감한 내용이기 때문에 정면으로 문제를 다루는 사람이 없다. 교수로서 학술 활동에 전념해 근거가 있는 학문 성과를 학생들과 공유하며 토론한 것을 바탕으로 공권력이 돌팔매질에 편승하는 것은 폭거”라고 주장했다.

류 전 교수는 2019년 9월 19일 연세대 발전사회학 수업 강의 중 “위안부에 끌려간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갔다고 보시는 것이냐”는 학생의 질문에 “지금도 매춘 산업이 있다. 거기 여성들은 자기가 갔어요, 부모가 팔았어요?”라고 반문했다. 또 “(위안부도) 결국은 비슷한 것이다. 그 사람들이 살기 어려워서 매춘업에 들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다른 학생이 “(위안부 피해자) 수십 명의 증언이 존재하는데도 거짓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질문하자 “이른바 정대협이 끼어 들어와서 할머니들 모아다 교육하는 거다”며 “일제가 끝난 직후에는 쥐 죽은 듯이 돌아와서 살던 분들이다. 그런데 정대협이 끼어서 ‘국가적으로 너희가 피해자’라고 해서 서로의 기억을 새로 포맷했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류 전 교수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발됐다.

검찰은 2020년 10월 위안부 피해자와 정대협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가 있다고 보고 류 전 교수를 불구속기소 했다. 다만 정대협 모욕 혐의는 혐의없음 처분했다.

류 전 교수의 선고기일은 2023년 1월 11일이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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