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60차례 신고, 왜 처리 안하나”…경찰서 불 지른 고교생

4일 오전 5시47분쯤 창원시 진해구 진해경찰서 출입문에 한 고등학생이 불을 지르고 있다. 경남경찰청 제공

경찰서를 찾아가 출입문에 불을 지른 고등학생이 현장에서 경찰관에 붙잡혔다.

경남 진해경찰서는 공용건조물방화미수 혐의로 고등학교 2학년인 A 군을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A 군은 4일 오전 5시 47분경 창원시 진해구 진해 경찰서 출입문에 달린 지문인식기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주유소에서 산 휘발유 2ℓ와 라이터를 들고 경찰서를 찾아갔으며 현관문이 잠겨 있어 내부로 들어가지 못하자 입구에 불을 냈다.

A 군은 범행 직전 경찰서 화단에도 불을 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다행히 불은 모두 크게 번지지 않고 자연적으로 진화됐으며 A 군은 경찰서 건물에 있던 당직 경찰관에 의해 현행범 체포됐다.

경찰조사에서 A 군은 “선배들이 담배를 피운다고 신고했는데 제대로 처리가 되지 않아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 군은 길을 지나가다가 담배를 피우는 학생이 보이면 경찰에 신고했는데 그동안 총 60여 차례에 걸쳐 신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A 군의 신고에 대해 대부분 현장으로 출동해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A 군 부모를 동행해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