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목줄 묶고 매달아”…리트리버 학대 논란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4월 13일 09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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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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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에서 대형견이 나무에 묶인 채 학대를 당했다는 내용의 제보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했다. 사건이 공론화돼 활동가들과 지방자치단체가 나서면서 학대당한 대형견은 12일 저녁 무사히 구조됐다.

동물자유연대는 최근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에 ‘훈육을 가장한 학대, 매일 공포에 떠는 리트리버 이야기’라는 제목의 글과 영상을 올렸다.

영상은 전남 순천의 한 주택가에서 반려견 학대를 목격한 제보자가 촬영한 것이다. 영상에서 리트리버는 플라스틱 의자에 두 발로 섰다. 아래로 떨어지지 않도록 앞발은 나무를 짚었다.

이 영상은 과거 견주가 리트리버의 목에 줄을 묶은 채 나무에 매다는 등 가혹 행위를 반복해 리트리버가 비슷한 ‘벌서기’를 하고 있는 장면을 제보자가 촬영한 것이다. 영상을 제작한 단체 관계자는 동아닷컴과 통화에서 “제보자에 따르면 여러 차례 가혹 행위가 이루어졌다”고 설명했다.

동물보호법 제2조에 따르면 동물 학대란 동물을 대상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불필요하거나 피할 수 있는 신체적 고통과 스트레스를 주는 행위다. 또 굶주림, 질병 등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게을리하거나 방치하는 행위를 말한다.

동물자유연대는 사건을 공론화하기 전 경찰에 수사를 요구했지만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단체 관계자는 “경찰은 ‘나무에 목 졸려있는 개를 보기는 했다’면서도 ‘할 조치는 다 했으니 공식적으로 민원을 넣으라’는 말만 반복했다”며 “지금까지 경찰의 태도로 미루어봤을 때 적극적인 수사가 이루어질지 미지수”라고 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당시 학대 신고 이력은 남아있지만, 입건됐는지 계도 조치에 그쳤는지 확인 중”이라며 “현재 내사 단계다. 견주 등을 대상으로 사실 관계를 확인한 뒤 입건 여부를 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물자유연대 관계자도 통화에서 “현재 내사 단계”라고 설명했다.

사건을 공론화한 동물자유연대는 12일 저녁 학대를 당한 리트리버를 구조했다고 밝혔다. 단체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여러분의 참여로 함께 리트리버를 안전하게 구조할 수 있었다. 이 시간까지 활동가들과 순천시청 동물 담당 팀장님께서 최선을 다 해주셨다”며 “리트리버가 집은 공포에 떠는 곳이 아닌 안락한 곳이라는 것을 하루 빨리 느낄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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