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4도 한파 속 야외서 홀로 출산한 여성…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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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2월 19일 23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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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던과 데니스. 미러 홈페이지 갈무리
조던과 데니스. 미러 홈페이지 갈무리
영국의 한 임신부가 영하 4도의 한파 속 병원 바로 앞 야외에서 혼자 아이를 낳는 일이 벌어졌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18일(현지시간) 메트로에 따르면 영국 전역에 한파가 몰아친 지난달 25일 저녁 6시 30분경, 만삭의 조던 코벳(27)은 아이들을 목욕시키다 진통을 느끼기 시작했다.

두 시간 뒤인 8시 30분경, 조던은 통증이 점점 심해지자 병원에 전화해 진통이 시작됐음을 알렸다. 하지만 병원 측은 진통에 대해 설명할 정도면 아직 출산할 때가 아니라고 했다.

진통제 두 알을 먹고 통증을 참아보려 했던 조던은 극심한 통증에 다시 병원에 전화했다. 병원은 그제야 분만 대기실로 방문하라고 안내했다.

조던은 남편 크레이그(34)와 함께 차로 27km를 달려 병원에 도착했다. 그런데 주차장에서 양수가 터졌다. 조던은 남편의 부축을 받으며 병원 앞 주차방지용으로 설치된 작은 기둥까지 힘겹게 걸었다.

병원 앞 주차방지용으로 설치된 작은 기둥. 조던은 이 기둥을 붙잡고 혼자 아이를 출산했다. 미러 홈페이지 갈무리
병원 앞 주차방지용으로 설치된 작은 기둥. 조던은 이 기둥을 붙잡고 혼자 아이를 출산했다. 미러 홈페이지 갈무리

크레이그는 조던을 그곳에 두고 대기실로 뛰어가 의료진을 불렀지만 아무도 응답하지 않았다. 조던은 멀리서 남편에게 ‘분만실에 가서 도움을 요청하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그때, 조던은 아이의 머리가 이미 나오고 있음을 느꼈다. 조던이 기둥을 붙잡고 도와달라고 외치려는 순간, 아이는 몸까지 완전히 나와 조던이 입고 있던 레깅스에 떨어졌다. 밤 10시 30분경, 진통이 시작된 지 4시간만의 출산이었다.

아이를 안아 올린 조던은 누군가 나타나길 기다려야 하는지, 아니면 병원 문 쪽으로 직접 가야하는지 잠시 고민했다. 하지만 당시 밖은 영하 4도였고 폭설까지 내린 직후라 그는 문 쪽으로 가는 걸 택했다. 곧 휠체어를 끌며 조산사들과 함께 나타난 남편에 조던은 아이를 들어보였다.

조던과 크레이그의 아이들. 미러 홈페이지 갈무리
조던과 크레이그의 아이들. 미러 홈페이지 갈무리

다행히 조던과 아기는 모두 건강했다. 아이의 이름은 ‘데니스’로, 크리스마스 전 세상을 떠난 조던의 할아버지의 이름을 딴 것으로 전해졌다. 조던은 이튿날 데니스를 데리고 귀가하면서 출산할 때 붙잡았던 주차방지용 기둥에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병원 대변인은 “이런 출산은 매우 드물다”면서 “산모와 아이 모두 축하한다. 잘 지내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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