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정의당, 남국이 좀 봐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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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2월 10일 11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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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학자인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는 10일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기생충 연구에 빗대 감싸는 척 돌려서 비판했다.

김 의원은 다짜고짜 정의당 30대 여성 원외대변인에게 전화를 걸어 ‘낙태죄 폐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등 법안을 인질로 협박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서 교수는 10일 블로그에 글을 올려 “기사를 보고 잠시 눈앞이 캄캄해졌다”며 “늘 사고를 칠까 조마조마했던 남국이가, 이번엔 정의당에게 큰 잘못을 저질렀나 보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남국이를 처음 봤을 때 전 알에서 막 깨어난, 기생충의 유충을 생각했다. ‘아, 저 친구가 이대로 자라면 사회에 큰 해악을 끼치는 사람이 될 수 있겠다.’ 그래서 전 남국이를 사람으로 만들어 보자는 결심을 한다”며 “지난 시간 동안 ‘남국이 담당 일진’이란 별명을 얻을 만큼 남국이를 어르고 달래고 야단쳤던 것도 다 그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간 서 교수는 윤석열 검찰총장 응원 화환, 판사 사찰 의혹 등에 대한 김 의원의 생각을 비판해왔다.

서 교수는 “제 지도편달로 인해 남국이가 나아졌느냐고 물으시면 할 말이 없지만, 그래도 구속이 될 만큼 크게 엇나가지 않은 건 제 덕도 있다고 자부한다”며 “그런데 이번에 남국이가 사고를 치고, 정의당한테 야단을 맞는 걸 보니, 마음이 아팠다. 자식이 다른 데서 맞고 들어온 걸 보는 부모 마음이 이런 거구나, 싶다”고 비꼬았다.

사진=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그는 김 의원이 법안을 두고 갑질을 했다는 정의당의 주장에 대해 “많이 불쾌하시다는 거, 잘 안다. 하지만 남국이에겐 좀 단순무식한 점이 있다. 조국에 대한 지나친 빠심이 바로 그것”이라고 김 의원을 감싸는 척하면서 비판했다.

서 교수는 “남국이는 3킬로 밖에서라도 ‘조국 나빠’라고 하는 말을 하는 이가 있다면 그에게 달려가 ‘우리 조국을 왜 욕해?’라고 멱살을 잡을 만큼 성정이 불같은 아이”라며 “설령 그게 자기 아버지라 해도 예외를 두지 않을 정도인데, 혹시 정의당이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공청회에서 조국 이야기를 하셨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조국 얘기를 안 하셨더라도 ‘내 조국이 이 꼴이 되다니’라고 탄식하셨다든지, 아니면 ‘국이 좀 식었나?’처럼, 조국을 연상케 하는 어떤 말이라도 하신 건지, 그렇다 해도 남국이가 여성 대변인에게 전화해 화를 낸 건 너무 부적절한 행동이지만, 쥐꼬리만큼이라도 이해해 줄 건덕지는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사진=조혜민 정의당 대변인
사진=조혜민 정의당 대변인
또 서 교수는 “그 공청회에서 정의당이 조국과 관련해 오해 살 발언을 하지 않았다 해도, 남국이가 39년 모태솔로임을 감안해 달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그는 “그 공청회 주제가 ‘낙태’였다지요? 애당초 거긴 남국이가 갈 자리가 아니었다. 아니, 여자 손 한번 안 잡아 본 애가 임신이 뭔지, 낙태가 뭔지 알기나 할까. 제가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를 추상적으로 알 듯이, 남국이에게 낙태는 정말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이 ‘앞으로 정의당을 돕지 않겠다’고 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남국이는 조국수호를 위해 국회의원을 하는 거지 국민 삶 따위는 아무 관심이 없다”며 “지금까지 한번도 정의당을 돕지 않았고 또 그럴 능력도 없는 이가 ‘앞으로 정의당 안 도울 거야’라고 하는 걸 과연 갑질로 보고 비난해야 하는 것인지, 조금만 좀 헤아려 주시기 바란다”고 돌려서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의당 여러분, 지금 굉장히 화가 난 상태라는 거, 잘 안다. 하지만 위에서 말한 대로 저는 ‘김남국 사람 만들기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며, 총 48단계 중 지금까지 3단계를 마친 상태”라며 “집권여당의 국회의원에게 징계를 내림으로써 그가 더 괴물이 되는 것보다는, 사람 쪽에 가깝게 만드는 게 우리 사회에 훨씬 이익이니까”라고 글을 맺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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