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떠나는 기초의원 “안철수 ‘대선 직행’에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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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0월 30일 11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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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요즘 안철수가 하는 말이 확실하고 시원시원해서 좋다. 안철수가 서울시장 나오면 좋겠다’고 하시는데, 항상 ‘(안철수는) 정치인으로 보여준 게 없잖아’라고 결론이 납니다. 이 와중에 대뜸 ‘안철수는 서울시장 절대 안 나가고 대선에 직행한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특히 그것도 안 대표님 스스로 ‘서울시장에 절대 안 나간다’고 말씀한 인터뷰를 기사로 접해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경우는 쉽게 말하자면 세간의 기대와 걱정을 한 몸에 받음에도 우리 스스로 ‘서울시장 선거를 나서지 않겠다’며 기회를 차버리는 메시지가 나간 것입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로 나서지 않고 대선으로 직행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국민의당에서 이같은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당 소속의 주이삭 서울 서대문구의원은 30일 페이스북에 ‘탈당의 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정치에서 ‘세력’의 반대말은 ‘개인기’다. 달리 말하면 특정 정치인의 인기인데, 우리는 존경하는 안철수 대표님이 유력정치인이다 보니 그 메시지가 유튜브나 방송에서 전달되며 파급력은 미약하게 남아있다”면서 안 대표의 인터뷰 기사를 언급했다.

안 대표는 20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보궐선거) 출마 생각이 없다고 여러 번 말했다. 서울시장은 절대 안 나간다”며 “서울시장이 바꿀 수 있는 것과 대통령이 바꿀 수 있는 것은 범위가 다르다”고 말해 대선에 직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를 두고 주 구의원은 “개인기만으로 집권이 가능할까? 아니다. 이미 ‘초록’의 국민의당 사례에서 우린 불가능함을 경험했듯 결코 집권하지 못 한다”며 “많은 국민들께서 아무리 이미지 좋고 인기 많았던 인물이라도, 세력이 없으면 2등조차 못함을 지난 대선, 지선, 총선에서 피부로 느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주 구의원은 이어 “우리는 지난 4년간 ‘실패’했음에도 ‘재도전’하는 정치세력이다. ‘재도전’의 전제는 과거의 실패에 대한 ‘재신뢰’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즉 ‘집권할만한 세력이 되긴 하나?’란 세간의 평가, 특히 ‘의료봉사 하는 것 보고 심성이 선한 것도 알겠고, 의사나 교수나 CEO로 기업경영도 해본 것 보니 유능한 사람인건 알겠어. 근데, 정치는 못하잖아?’라는 안 대표님을 향한 불편한 국민적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야 대선, 지선 총선 등 향후에 있을 모든 선거에 ‘재도전’할 수 있는 정치세력이 된다고 보았고, 저는 그 ‘재도전’을 위한 ‘재신뢰’의 마지막 기회가 곧 다가올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안 대표님이 당선되어 유능한 정치세력임을 국민께 입증하는 것이라고 여겼다”고 적었다.


또 주 구의원은 “우리가 재도전을 ‘못’하는 게 아니라 ‘안’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며 “시장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하니 상대적으로 대권에 도전하는 것으로 읽히는데, 이것 또한 ‘재도전을 위한 재신뢰’의 과정은 여전히 생략했으니, 대권도전은 ‘개인기’에 기대는 ‘요행’으로만 보이게 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요즘은 정치세력이 기본으로 해야 하는 좋은 정책과 인물을 국민께 소개하지 못하는 정당에 제가 왜 이 당에 있어야 하는지도 수도 없이 고민해보았다. 그 결과 저는 ‘당을 나가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유력 정치인이 있는 정치세력이 스스로 재신뢰 기회를 버리며 판도 흔들 줄 모르는 정당에서 더 이상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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