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이 상태론 정권교체 힘들어…그래도 절호의 시간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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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9월 23일 14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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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대한민국의 미래와 야권의 혁신과제’를 주제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대한민국의 미래와 야권의 혁신과제’를 주제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3일 국민의힘 포럼에 참석해 “야권이 지금 이 상태라면 정권교체는 물론이고 내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승리도 힘들다”고 진단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 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포럼은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주최하고 안 대표가 연사를 맡으며 야권 연대의 신호탄으로 비쳤다.

安 “야권 더 신뢰할 수 없고 비호감 多”
안 대표는 이날 ‘대한민국의 미래와 야권의 혁신과제’를 주제로, 현 야권의 상황을 분석하고 개선해야 할 점을 짚었다.

그는 “현재 집권세력은 정말 강고하다. 어용 시민단체와 어용 언론, 강고한 팬덤까지 단단하게 뭉쳐있다”며 “반면 우리 야권은 어떤가. 더 신뢰할 수 없고 비호감이 많아서 대안으로 여겨지지 않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특히 “여론조사로도 나타난다. 여당에 엄청나게 실망하고도 야당을 대안으로 보지 않으니까 지지율이 빠지지도 않는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는 반사이익만으로는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한다. 냉정하고 객관적인 상황 진단 하에 고쳐야만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요즘 20~30대 청년들과 마라톤모임을 가져 이야기할 기회가 있다. 대다수가 정치에 전혀 관심 없다. 야당에 대해서는 아예 귀를 닫는다. 관심이 없는 게 문제”라며 “아무리 좋은 메시지를 내놔도 메신저에 대한 신뢰도가 없다. 오랜 기간 누적된 이미지 때문이다. 2030 세대는 야당에 대해 기득권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철수(오른쪽) 국민의당 대표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대한민국의 미래와 야권의 혁신과제’를 주제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안철수(오른쪽) 국민의당 대표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대한민국의 미래와 야권의 혁신과제’를 주제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아울러 “게다가 탄핵까지 겹치면서 ‘유능한 경제세력 이미지’를 더 크게 잃었다”라며 “신뢰할 수 없지만 일은 잘한다는 이미지가 예전엔 있었다면, 탄핵을 통해 이것도 송두리째 잃었다”고 토로했다.

안 대표는 일부 보수단체를 언급하며 “개천절 집회도 답답해서 나온 거겠지만, 엉뚱하게 현 집권세력을 도와주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우리끼리 만족하는 집회가 무슨 소용이 있나. 화낸다고 목소리 높인다고 여론이 야당 편이 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친이니 친박이니 당내 대립 문화에서 획일적인 이미지가 있다. 다양한 스펙트럼이 없고 개혁세력이 보이지 않는다고 (국민이) 생각한다”며 “조직 전체가 똘똘 뭉쳐 집권하겠단 의지가 보이지 않는 문제도 있다. 종합하면 대안정당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실패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비관적인 이야기를 하러 나온 것은 아니다. 이런 상황임에도 야권에 절호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국민 분노가 끓어올라 폭발하는 지점이 다가오고 있다. 변화를 노력하면 찬스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호영 “국민의당과 언제라도 함께 할 수 있어”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안 대표 연설에 앞서 “저는 그간 언론을 통해 안 대표의 국민의당과 언제라도 같이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해왔지만, 안 대표는 혁신과 경쟁이 우선이라고 말씀을 해오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야권이 어떻게 혁신해야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저지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지 안 대표의 구상과 계획을 듣는 좋은 시간이 될 것 같다”며 “야권이 혁신하고 단합해 문재인 정부 폭정을 저지하리란 확신을 심어주는 날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23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대한민국의 미래와 야권의 혁신과제’를 주제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뉴스1
23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대한민국의 미래와 야권의 혁신과제’를 주제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뉴스1


행사를 주최한 장제원 의원은 “안 대표를 꼭 모시고 싶어 6월부터 삼고초려를 했다”며 “이 분이 가진 어떤 매력 때문에 힘 있는 정치인이 됐을까 생각이 들어서 모시고 싶었다. 정치권 입문 10년이 넘은 분인데 계속 새로운 이미지를 갖는 원천이 뭔지 너무 알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장 의원은 “우리 야권이 과연 연대하고 정책적으로 함께 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도 있었다”며 “다름을 어떻게 좁히고 공론의 장을 통해 함께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모임에는 강기윤·권성동·김기현·박성중·홍문표 의원 등 국민의힘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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