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예측 틀린 태영호 “김정은 대신 김여정 나선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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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6월 17일 09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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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 사진=뉴스1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 사진=뉴스1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이 16일 자신의 예상과 달리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하자 “김여정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쓸어버리겠다’고 말했지만 나는 김정은 남매에게 ‘이성’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기를 믿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정은 대신 김여정이 나선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는 예상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태 의원은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 탈북민이다.

태 의원은 “김정일 정권 시절 북한은 그 무엇인가를 얻어내기 위해 ‘벼랑 끝 전술’을 썼는데, 지금 김정은 남매는 협상의 시간조차 없이 한번 공개하면 그대로 밀어붙이는‘북한판 패스트트랙 전술’을 쓰고 있다”며 “김정은 남매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라는 초강수를 둔 이유는 대한민국을 흔들어 미국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려는 것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사건이 북한 내부결속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해 우선 “경제적 어려움으로 흔들리는 북한 내부를 김여정 후계체제로 결속시키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2면에 개성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현장을 공개했다. 사진=북한 노동신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2면에 개성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현장을 공개했다. 사진=북한 노동신문

이에 대해 “김정은이 직접 나서지 않고 김여정을 내세우고 있다. 김여정의 ‘말 한마디에 당·외곽단체·총 참모부’ 등 북한 전체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북한 주민들도 이번 일에 대해서는 상당히 성급하게 처리되어 의아스럽게 느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태 의원은 “지금까지 북한군과 김정은 사이에는 제3의 인물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김정은과 북한군 사이에 김여정이 있다”며 “김여정의 한마디에 북한 전체가 신속히 움직이는 새로운 지휘구조를 알리고자 한 것”이라고 추측했다.

다음 이유로는 “이번 기회에 김정은 남매는 김여정이 여성이지만 강한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려 하는 것 같다”고 태 의원은 분석했다.

그는 “김정은 옆에 동생 김여정이라는 확고한 2인자가 있으며, 김 씨 일가의 존엄을 건드리는 것에 대해 ‘김여정이 누구든 좌시하지 않는 강한 성격의 소유자’라는 사실을 북한 주민들에게 보이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태 의원은 마지막 이유로 “김정은 남매는 이번 기회에 대한민국에 관심이 있는 북한 주민에게
북한은 그 어떤 일도 할 수 있는 ‘핵 보유국’이라는 자부심을 심어주고, 남북관계에서 핵을 가진 ‘북이 갑이고 남이 을’이라는 인식을 확고히 보이려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사진=AP/뉴시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사진=AP/뉴시스

태 의원은 “이번 폭파를 통해 우리는 김정은 남매가 자기의 목적 실현을 위해서는 그 어떤 일도 서슴지 않는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이번 일로 지난 몇 년간 정부의 평화 유화적인 대북정책이 북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확실히 일깨워줬다”고 단정했다.

이어 “정부는 김정은 남매의 ‘비상식적 행태’에 대해 ‘강경하고 단호한 자세와 태도’로 대응하는 것이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는 최상의 방책이라는 것을 인정할 때가 됐다”고 조언했다.

특히 “이제 4·27 판문점 선언과 9·19 군사합의가 더는 의미 없다”며 “3대 한미연합 훈련인
‘키리졸브’, ‘독수리 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을 반드시 재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이번 연락사무소 폭발사건도 국제법에 따라 반드시 손해배상 청구를 해야 한다”며 “유엔 안보리에도 공식 상정시켜 북한의 비이성적인 행위를 반대하는 국제공조를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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