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민노총 간부 “할머니 학력낮아 정치주체로 세우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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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5월 12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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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는 처절한데, 누구는 국회의원 금배지”
“대리인이 성과 낚아채는 정치먹튀 비일비재”

허영구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
허영구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인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인
허영구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12일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이사장 출신의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자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 “개인적으로 40여년 동안 사회, 연대, 노동운동 과정에서 조직이나 직위를 팔아 정치를 하거나 출세하는 숱하게 많은 인사들과 사건들을 지켜봤다. 최근까지도”라고 꼬집었다.

허 전 부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사건의 본질은 윤 씨가 민주당의 꼼수 위성정당인 시민당 후보를 거쳐 국회의원이 되는 과정에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피해자 입장에서 20대 전후에 일본제국주의자들에 의해 모든 것을 빼앗기고 짓밟히다 40년 동안 숨죽이며 살아왔고, 이후 30년 동안 또 모든 것을 걸고 사실을 폭로하면서 일본에 사과, 배상을 위해 싸웠는데, 옆에서 고생하면서 돕기는 했지만 활동가라는 사람은 그 처절했던 투쟁의 성과를 가져가 국회의원 배지를 단 것이 근본 원인이 아닐까?”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 입장에서는 아무것도 해결된 게 없는데 누구는 그 성과를 가로채 국회의원이 되는 영광(?)을 누리게 되는 상황 때문이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왜 일찌기 피해 당사자들을 국회로 보내 관련 입법활동을 하게 하고 일본을 상대로 사과, 배상을 요구하는 국제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 않았는가? 왜 당사들을 정치의 주체로 세우지 않았는가? 학력이 낮아서, 할머니여서 그랬는가?”라고 물었다.

또 “지금 우리사회 곳곳에는 당사자가 아니라 대리인이나 거간꾼들이 조직과 조직이 고난을 거치며 쌓아 온 성과를 낚아채 정치적 대표가 되는 정치먹튀들이 비일비재하다”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한 자리 차지하기 위해 직위(명함)를 이용하고 있다. 회원, 후원자, 지지자들 누가 그 지위를 이용해서(팔아서) 국회의원 배지 달라고 말한 적도 위임한 적도 없다”고 비판했다.

허 전 부위원장은 “피해자의 아픔과 상처는 그대로인데 누구는 그 아픔과 함께 했다는 이유로 권력과 명예를 얻는 것, 그건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될 수 있다”며 “활동가(단체)들의 철저한 자기 반성이 필요할 때다”라고 일갈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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