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관광 명소 ‘탈’(Taal) 화산이 43년 만에 폭발하면서 현지에 있는 교민들은 밤잠을 설쳤다. 탈 화산 인근 지역은 자연풍경이 아름다워 이를 업으로 삼는 교민들이 많은데, 이들의 생계 타격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필리핀에 거주 중인 송광진 씨는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금 교민들의 피해는 없지만 화산 트레킹을 하며 가까이 있는 분들은 생계에 지장이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탈 화산과 직선거리로 약 3km 떨어진 곳에 거주 중이라는 송 씨 역시 관광업에 종사 중이다. 그는 “타가이타이 지방에는 한 50~100명의 교민이 살고 있다. 바로 옆 실랑 지방, 다스마리 지방, 라구나 지방에는 굉장히 많은 교민이 살고 있다. 대략 한 2000~3000명의 교민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행업에 종사하는 분들은 손님들이 없으면 곤란한 지경에 있다. 그래도 일치단결해서 이 사태를 빨리 복구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화산 폭발 당시 상황도 전했다. 피난할 수도 없을 만큼 아비규환 같은 상황이었다고. 송 씨는 “어느 순간 갑자기 연기가 치솟아 올라오면서 폭발이 시작됐다. 연기가 주위를 전부 잿빛으로 만들었다”며 “피난을 가려고 했지만 화산재도 많이 떨어지고 또 비도 살짝 떨어져서 차들끼리 접촉 사고가 많이 났다. 미처 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제부터 (화산 활동이) 많이 진정이 됐다. 현재 크게 연기 나는 것은 없어졌다”며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지진이 30여 차례 넘게 계속 있었다. 그래서 집 안에 있지는 못하고 집 앞 차에 대기하고 있었다”고 했다.
마스크가 없으면 숨쉬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한다. 송 씨는 “마스크가 품귀다. 몇몇은 마스크를 구해서 쓰고 있고 또 다른 사람들은 수건이나 손수건 같은 걸로 입을 막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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