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터키, 쿠르드족과 휴전 유지…모든 경제 제재 해제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24일 01시 08분


코멘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 접경 지역의 쿠르드족을 공격한 것에 대응해 부과했던 제재를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14일 강력한 제재를 부과했다고 밝힌 지 9일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터키가 쿠드르족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고 휴전을 영구화하겠다고 우리 행정부에 알려왔다”며 “이에 따라 10월 14일 부과했던 모든 제재를 해제할 것을 재무장관에게 지시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우리가 원치 않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제재는 해제될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으나 국경지역의 불안이 계속되고 터키가 언제 다시 공격을 재개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열흘도 안 돼 제재를 해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미국 우선주의’ 기조에 따라 시리아에서 미군을 철수시킨 결정의 정당성을 재차 강조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이 재앙적이고 광범위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또 다른 값비싼 군사 개입을 피했다”며 “앞으로 미군을 전투에 투입할 때는 국가적 핵심 이익이 걸려있을 때에만, 분명한 목표와 승리를 위한 계획이 있고, 갈등에서 벗어날 길이 있을 때에만 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 “오랫동안 피로 물든 땅에서 이제 다른 이들이 싸우라고 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번 터키의 휴전 결정이 미국이 만들어낸 결과이며, 이로 인해 이번 결정이 수만 명의 쿠르드족 목숨을 살릴 것이라며 자화자찬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시리아 철군 결정을 비판했던 민주당은 이번 제재 해제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척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슬람국가(ISIS)의 지속적인 격퇴를 담보할 아무런 계획도 없는 또 하나의 터무니없고 비생산적인 외교적 정책 결정”이라고 공격했다. 또 “미국이 터키(의 영구휴전 결정)를 믿어야 한다는 것은 위험한 망상”이라며 “터키는 이미 트럼프 대통령을 무시하겠다는 태도를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