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DMZ’ 넘어왔나…北발병 3달만에 국내확진

  • 뉴스1
  • 입력 2019년 9월 17일 09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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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살처분 장면. (자료사진) 2018.3.27/뉴스1
돼지 살처분 장면. (자료사진) 2018.3.27/뉴스1
17일 국내 최초로 발병 사실이 확인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은 북한 지역에서 넘어온 야생 멧돼지에 의해 전파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오전 차관 주재로 긴급 브리핑을 열고 경기 파주 지역 한 농가에서 ASF 발생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첫 ASF 확진이다.

파주 지역은 비무장지대(DMZ)와 인접해 있고 민간인통제구역 등 군사지역에도 농가가 포진해 있어 앞서 야생 멧돼지에 의해 ASF가 전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북한은 지난 5월30일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ASF 발생 사실을 보고했다. OIE에 따르면 발생건수는 1건으로 자강도 우시군 북상협동농장에서 5월23일 신고돼 25일 확진됐다.

확진지가 북서쪽으로 멀리 떨어져 있고 최근 남북 간 인구이동은 드문 편이지만, 멧돼지는 일반 돼지와 달리 ASF에 걸리더라도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은 채 바이러스를 퍼뜨리며 살아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멧돼지 이동을 울타리 등으로 차단하지 못할 경우 국내 유입이 우려됐었다.

이에 따라 북한 ASF 확진 사실이 알려진 직후인 지난 6월초 이낙연 국무총리는 DMZ 이남으로 넘어오는 모든 멧돼지를 즉각 사살하라고 국방부에 주문했다.

당시 이 총리는 “DMZ 안 사격은 교전수칙이고 긴장을 고조해 자제시켰는데 멧돼지가 넘어오는 것이 분명하고 우리 지역에 왔다면 사살할 수 있도록 유엔사와 협의해 동의를 얻었다”고 밝혔다.

또 최근 민간인출입통제선 안 멧돼지 개체수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민통선 내 멧돼지 수렵을 허용하기도 했다.

북한 전파설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국내 발병까지 불과 3개월 반밖에 걸리지 않은 셈이다.

또 중국에서 ASF가 퍼지기 시작한 것이 지난해 12월부터라는 점을 감안할 경우, 한반도 유입까지 6개월, 남측 유입까지는 약 4개월이 걸렸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밖에 가능한 전파 경로로는 ASF에 감염된 해외 반입 축산물 등이 꼽힌다.

특히 ASF 감염 수입산 축산물이 음식물 쓰레기에 섞이고, 이것이 국내 농가 돼지에게 급여됐을 가능성이 있다.

ASF 감염을 막을 예방 백신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에 걸린 돼지는 2주 내 치사율 100%에 이른다. 중국, 베트남, 스페인 등 해외 발생국에서는 전량 살처분으로 대응 중이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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