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心 잡으면 승기”… 與경선 앞두고 이낙연에 러브콜 쇄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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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후원한 당선자등 50명에 영향”
차기 국회의장-원내대표 후보들, 잇따라 李 만나 지원사격 요청

21대 국회의장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차기 원내대표가 결정되는 민주당 경선을 앞두고 이낙연 전 국무총리(사진)를 향한 후보들의 ‘러브콜’이 본격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당내 유력 대선 주자인 이 전 총리가 누구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소속 의원들의 표심이 흔들릴 수 있다고 본 주요 후보들이 이 전 총리에게 공을 들이고 있는 것. 이 전 총리는 중립 입장을 취하며 개별 후보에 대한 지지 여부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26일 민주당에 따르면 원내대표 후보로 나선 김태년 전해철 의원 등은 이 전 총리에게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지지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의장 후보로 나선 일부 중진 의원도 이 전 총리를 만나 지원사격을 요청했다고 한다.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는 27, 28일 후보 등록을 거쳐 다음 달 7일 이뤄질 예정이다. 국회의장 후보 경선 일정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이번 총선에서 각각 6선과 5선 고지에 오른 박병석 의원과 김진표 의원 등이 출마할 예정이다.

이 전 총리를 만난 한 원내대표 후보는 “중요한 유권자인데 당연히 만나야 하지 않나. 후보들이 대부분 이 전 총리를 만난 걸로 알고 있다”며 “이 전 총리가 ‘당이 빨리 일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한 국회의장 후보 측 관계자는 “당 대표 선거를 돕는 대신 의장 선거를 도와달라고 일종의 ‘러닝메이트’를 제안했지만 뾰족한 답변을 못 들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 전 총리가 당내 대선 주자인 데다 이번 총선을 거치면서 후원회장을 맡은 당선자 22명과 28명의 호남 의원 가운데 상당수를 움직일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 전 총리의 8월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21대 국회 전반기를 주도할 원내대표와 국회의장은 차기 당 대표와도 호흡을 맞춰야 한다.

이 전 총리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아직 본인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 고심 중인 데다 원내대표 선거 과정에서 어느 한쪽을 지원할 경우 향후 대선 가도에서 세력 확장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 전 총리가 누군가를 지지할 경우 총선 후 당내 분열을 야기했다는 말이 나올 수도 있다. 이 전 총리 측 관계자는 “이 전 총리가 누구를 찍어야겠다는 속마음은 있겠지만 후보자들과의 면담에선 중립을 지키면서 덕담 정도만 주고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이날도 일부 당선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잘해보자”며 축하 인사를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지만 일각에선 이 전 총리가 향후 대선 가도에서의 확장성을 고려해 당의 주류인 ‘친문 진영’ 인사와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으려 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당 관계자는 “이 전 총리가 전당대회에 나선다면 실질적으로 자신을 지원해 줄 후보나 원내를 원만히 이끌 파트너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차기 전당대회에서 홍영표 우원식 송영길 이인영 의원 등이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이 지원하는 원내대표 후보와의 전략적 관계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한편 민주당은 이해찬 대표가 휴가를 마치고 돌아오는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소속 당선자 15명에게 원내대표 경선 투표권을 부여할지 결정할 계획이다. 당선자 17명 중 원 소속 정당으로 돌아가는 용혜인 조정훈 당선자를 뺀 15명이 원내대표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한 상황. 다만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의 합당이 물리적으로 다음 달 7일 이전에 이뤄지기 어려워 이를 위해선 원내대표 선거권을 당 소속 당선자로 한정한 당규를 바꿔야 한다. 더불어시민당 15명을 포함하면 초선 의원만 83명에 달해 사실상 이들의 의중이 중요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강성휘 기자
#민주당#이낙연#이낙연 러브콜#민주 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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