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난주 실업급여 청구 150만건 ‘역대 최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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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10월 69만건 갈아치워… 신청 몰려 콜센터-홈피 지연 사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일자리를 잃은 미국인들이 한꺼번에 실업급여를 신청하면서 각 지방정부가 극도의 혼잡을 빚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3일 수도 워싱턴의 노동부 웹사이트 및 콜센터에 이용자가 몰려 사실상 운영이 잠시 중단됐다. 비자 발급 대행사에서 일하다 이달 초 해고된 한 40대 남성은 “고용서비스국 담당자에게 연락하려고 2시간 동안 전화기를 붙들고 있었지만 통화에 실패했다. 실업급여를 언제 받을 수 있을지 모르니 자동차라도 팔아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중부 오하이오와 남부 조지아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조지아 주정부는 ‘급여 지급 요청이 지연될 수 있다’는 공지문을 웹사이트에 게재했다. 존 허스티드 오하이오 부지사는 “신청 체계가 이런 위기를 고려해 만들어지지 않았다”며 운영에 계속 차질이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저임금 노동자 지원단체 전미고용법프로젝트(NELP) 마이클 에버모어 분석가는 “주정부가 역사상 가장 적은 인원으로 역대 최다 실업수당 신청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서부 콜로라도는 실업상담 콜센터에 90명을 추가 배치하기로 했다.

WSJ는 26일 노동부가 발표할 지난주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가 150만 건에 달해 역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추정했다. 기존 최고치는 오일쇼크 후폭풍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물가 상승 억제를 위해 고금리 정책을 폈던 1982년 10월 2일의 69만5000명이었다. 조너선 골러브 크레디스위스 미국시장 담당은 CNBC에 “일각에서는 150만 건이 아닌 200만∼225만 건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본격화하면서 항공 호텔 외식업계 등에서 해고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업급여 청구 대란 또한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미국#실업급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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