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손 꽉 쥔 중환자… 사투속 살아나는 희망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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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치료 분투 벌이는 대구… 이진한 기자 병원 현장 르포]
의료진이 가족들 편지 읽어주자 “꼭 살아야겠다 생각” 극적 회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한때 목숨이 위태로웠다가 극적으로 회복한 김종해 씨(왼쪽)가 14일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일반 병실에서 본보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손을 잡고 고마움을 전하고 있다.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한때 목숨이 위태로웠다가 극적으로 회복한 김종해 씨(왼쪽)가 14일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일반 병실에서 본보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손을 잡고 고마움을 전하고 있다.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제공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9일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중환자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인 김종해 씨(74·여)를 살피던 의료진의 표정이 밝아졌다. 김 씨의 산소포화도 수치가 90% 이상으로 올라간 것. 이틀 전 수치가 88%까지 떨어져 병원에 비상이 걸렸다. 통상 산소포화도는 95% 이상이 정상이다.

김 씨는 4일 입원 직후부터 상태가 급속히 악화됐다. 섬망(환각 등 의식장애) 현상까지 나타났다. 의료진은 가족에게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입원 5일 만에 극적으로 증세가 호전됐다. 12일 일반병실로 옮겨졌고 14일에는 산소포화도가 97%까지 회복돼 산소마스크도 벗었다.

의료진은 8일 김 씨에게 전한 가족의 편지와 사진이 긍정적 효과를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감염 위험 탓에 얼굴조차 보지 못하던 가족이 의료진을 통해 사진과 함께 자녀, 손주의 편지를 전했다. 사공정규 동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아들의 편지를 읽어드리자 할머니가 눈을 감은 상태에서도 의료진의 손을 꽉 쥐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사진과 편지를 보고 꼭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의료진에 감사의 말을 전했다. 주치의인 박재석 호흡기내과 교수는 “가족의 응원과 본인의 의지, 항바이러스제 치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극적으로 회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15일 현재 대구지역의 코로나19 환자는 총 6031명. 환자 5000여 명이 치료 중이고 300여 명이 아직 입원 대기 중이다. 의료진은 병원과 생활치료센터에서 여전히 사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김 씨처럼 의료진의 헌신과 가족의 보살핌 덕분에 극적으로 회복하는 환자도 조금씩 늘고 있다.

대구=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전주영 기자


#코로나19#대구#계명대#대구동산병원#의료봉사#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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