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앞두고 ‘마스크 수요’ 다시 ‘폭증’ 우려…엄마들 벌써 ‘걱정’

  • 뉴스1
  • 입력 2020년 3월 14일 0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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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4천 명을 넘어선 2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가 텅 비어있다.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4천 명을 넘어선 2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가 텅 비어있다. © News1
전국을 휩쓸던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보인다. 2주씩 2번, 총 4주간 연기되면서 23일로 잡혔던 전국 초중고교의 개학일정이 예정대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부모들의 또 다시 ‘마스크 대란’에 시달리고 있다.

경기도에 사는 워킹맘 A씨(33·여)의 아들은 예정대로라면 이미 초등학교에 입학했어야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번지면서 초등학교 입학은 벌써 2주째 미뤄졌다.

‘입학’이라는 큰 숙제를 고민하던 A씨, 그런 그에게 최근 더 큰 고민이 생겼다. 바로 ‘마스크 구하기’다. 지금이야 외출을 자제하면서 마스크 사용을 줄일 수 있다지만 개학 후 학교에 가게 되면 마스크를 매일 사용하게 될텐데, 그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다. A씨는 “학교에 가게 되면 마스크가 많이 필요할까 싶어 지금 어른용 마스크의 고무줄을 줄여 아이에게 씌우고 있다”고 말했다.

육아와 일을 함께하기 때문에 ‘공적마스크’를 사는 것도 쉽지 않다. 아직 8세라 대리구매가 가능해 아이 대신 마스크를 사기 위해 퇴근 후 헐레벌떡 약국으로 뛰어갔지만 이미 마스크는 동이 난 후였다. A씨는 “이제 봄이면 코로나19에 미세먼지와 황사까지 더해질텐데, 불안한 마음만 커져간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워킹맘들은 자녀와의 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주민등록등본 서류 등을 마련하고, 이를 지참해 회사가 끝나자마자 약국으로 달려가지만 상당수 마스크를 사지 못하고 돌아온다고 이야기한다. 한 워킹맘은 인터넷 카페에 “회사 근처에는 공적 마스크를 판매하는 약국이 없고, 퇴근하고 나면 이미 마스크가 다 팔려있다”며 “주말에 사면 된다고 하지만, 주말에 마스크 2장을 사기 위해 1장을 소비하는게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공적마스크가 판매되고 있음에도 워킹맘들은 인터넷을 통해 마스크를 구하기도 한다. 웃돈을 주고라도 마스크를 구입하고자 하는 것인데, 한 워킹맘은 인터넷에 “마스크 구입을 원한다”며 “워킹맘은 정말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워킹맘이 아니어도 개학 후 아이들의 마스크 사용량에 벌써부터 부모들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학교에 가게되면 필요한 마스크가 크게 늘텐데, 일주일에 2개 제공되는 공적마스크로는 이 수요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1, 3학년 두 아이를 키운다는 B씨는 “개학하면 소형 마스크가 정말 많이 필요할 것 같다”며 “한 달 동안 마스크 안사기 운동에 동참하고 있지만, 아이들이 학교에 가게 될 경우 하루 한 장으로만 계산해도 엄청난 양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두 아이가 쓸 수 있는 마스크가 70여장 정도 있어 다행이긴 하지만 앞으로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학부모도 “학교에 다니게 되면 마스크가 정말 많이 필요할텐데, 아이가 4명이라 대체 몇개가 있어야 하는 것인지 짐작도 안된다”며 “한 달 기준 120장이 필요한데, 두달만 해도 240장”이라며 “정말 살림이 거덜나게 생겼다”고 우스갯 소리를 했다.

이에 또 다른 학부모 역시 “동시다발로 학교들이 개학하면 마스크 수요가 엄청날텐데 그때 공급이 따라줄 지 모르겠다”며 “지금 최대한 아껴야 하는 것 같다”고 했다.

학부모들은 마스크‘ 뿐만 아니라 개학 후 아이들이 있을 환경 역시 걱정한다. 부모들은 실내에 마련된 작은 교실에 30여명 내외의 아이들이 서로 다닥다닥 붙어 몇시간이고 함께 먹고, 공부하고, 놀고 하게 될 것을 생각하면 걱정부터 된다고 입을 모은다.

일부 학부모들은 개학 후 교실 상황을 우려하며 “다수의 확진자가 나온 콜센터와 교실의 환경이 다를게 뭐 있겠느냐”라고까지 이야기한다.

워킹맘 A씨는 “과연 하루종일 아이들이 마스크를 쓰고 생활할 수 있을지,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인 경우 위생관리가 어른들보다 철저하게 안 될 가능성이 높은데 혹여나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상황들에 대해 어느정도 준비가 돼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지만 일을 하고 있는 엄마로서, 다시 또 입학이 연장된다는 것도 걱정스러운 일”이라면서 “국민들의 이같은 의견을 수렴해 정부가 다양한 절충안을 제시해주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걱정스러운 마음에 개학을 하더라도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겠다는 이들도 있다. 일하며 초등학생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C씨는 “개학하더라도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는 학교에 아이를 보내지 못할 것 같다”며 “수업일수 등은 평생에 있어 어떠한 의미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인터넷 카페에 “개학 후 학교에 보내지 않더라도 출석으로 인정해줬으면 한다”며 “한 반에서 누구 하나라도 눈병, 독감 등에 걸리면 그 반의 절반 정도가 바로 전염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눈병과 독감 등은 약이라도 있어 중간에 전염이 멈추지만 코로나19는 약도 없지 않나”라며 “운에 맡기는 것 밖에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학교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잠시동안만이라도 아이들이 학교에서 짝궁 없이 떨어져 혼자 앉고, 방과 후 활동은 없애자는 등의 이야기다.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눠 학생들을 등교하게 하자는 의견도 있다. 한 학부모는 이와 관련해 맘 카페에 “곧 개학이 다가오고, 학교 내 전염이 너무나도 걱정된다”며 “아이들이 학교 생활에서 당분간이라도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것이 어떨지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 중학교 교사는 “학교 내 교사들끼리 개학 후 시험대형으로 떨어져 앉거나 방과 후 활동을 줄이는 등의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2일 추가 개학 연기 가능성에 대해 “추가 개학 연기 여부는 질병관리본부와 전문가 등의 의견을 종합해 판단할 문제”라며 “우선 오는 23일 개학을 전제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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