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걸으면 체육관… ‘동네 운동’ 활짝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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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생활체육시설 확충 계획… 4년간 4037억원 투입 460곳 조성
수영장 등 포함 실내체육관 85개 신설… 265개 초중고 시설 개방하도록 지원

직장인 A 씨는 주말 오후를 맞아 모처럼 집 근처 학교 체육관을 찾았다. 궂은 날씨를 피해 실내로 들어가 운동을 하려고 했지만 출입구에 큼지막하게 붙어있는 ‘외부인 출입금지’라는 안내문을 보고 쓸쓸히 돌아서야 했다.

서울에는 A 씨와 같은 상황을 겪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 상당수 실내 체육시설은 일반인이 사용하기 어렵고 실외 체육시설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일반인에게 개방된 운동장을 이용하려면 꽤나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할 때도 있다.

약 4년 뒤에는 이러한 아쉬움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2023년까지 4037억 원을 투자해 생활체육시설 총 460곳을 확보하고 시민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이는 서울시가 2019년 시작해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생활체육시설 확충사업’에 따른 목표다.

최근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워라밸’ 문화가 넓게 퍼지고 있다. 그 일환으로 생활체육에 관한 시민들의 관심이나 참여가 증가하고 있지만 시민들을 수용할 생활체육시설은 여전히 부족하다.

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나 지자체, 자치구 등이 세우는 실내체육관 및 실외 체육시설은 물론이고 초중고교 또는 대학 등 학교, 민간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생활체육시설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우선 시는 2023년까지 실내생활체육시설 85곳을 조성한다. 이 중 35곳은 수영장, 헬스장 등이 포함된 실내 다목적체육관이다. 금천구와 구로구, 서대문구의 3곳은 올해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내년에는 5곳(성동구 도봉구 노원구 강동구 구로구)에 다목적체육관이 착공된다.

나머지 50곳은 1000m² 안팎의 유휴부지나 공간을 생활체육공간으로 재조성하는 ‘우리 동네 작은 체육관’이다. 시는 동주민센터, 치안센터 등 공공시설뿐만 아니라 공동주택, 대형마트 등 민간 시설 활용도 고려하고 있다.

학교 시설 265곳도 생활체육시설로 확보한다. 시는 매년 50곳 이상, 총 250곳의 학교체육시설을 지역 주민에게 개방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주민에게 운동장이나 체육시설을 개방하려는 초중고교는 학교당 최대 1억 원의 시설 개보수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체육시설이 없는 학교에서 주민 개방이 가능한 시설을 새로 만들 경우, 시는 15곳에 건축비용도 지원할 계획이다.

민간 및 공공기관 보유 시설 110곳도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게 추진한다. 시는 작년부터 일반기업이나 대학, 공공기관 등과의 협력을 통해 이들이 보유한 체육시설을 지역 주민들과 공유하는 사업을 진행해왔다. 노원구 인덕대, 종로구 상명대, 서대문구 명지전문대 등이 이 사업에 참여를 결정해 올해부터 체육시설을 일반인에게 본격적으로 개방하고 있다.

이 밖에도 시는 소규모 부지를 활용한 실외 체육시설 52곳과 공원, 하천 등에 조성한 주민편의시설 36곳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시는 생활체육시설 460곳을 조성하는 데 총 4037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시비 1595억 원, 국비 1092억 원, 자치구비 1350억 원이 들 것으로 보인다. 계획대로 생활체육시설이 확충되면 도보 접근성은 기존 18.8분에서 최대 5분 이내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주용태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워라밸 시대에 삶의 질을 높이고 보편적으로 누려야 할 시민의 권리인 생활체육을 시민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체육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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