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바이든-샌더스 모두 70대… ‘노인 정치’ 우려 커지는 美유권자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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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젊은 지도자 증가와 대조… “노인중심 정치체제 계속될 땐
변화보다 기득권 유지 성향 커 젊은층 위한 정책 부족할 수도”
10일 경선 ‘미니 슈퍼화요일’… 바이든-샌더스 승부 기울지 관심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5일 미국 민주당 경선을 중도 하차하면서 민주당 대선 후보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두 후보와 사실상 후보로 확정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모두 70대인 탓에 ‘제론토크라시(노인 중심 정치체제)’가 심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미 시사주간지 애틀랜틱은 5일 유럽의 지도자 중 가장 나이가 많은 편인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55세라고 지적하면서 제론토크라시가 미국의 미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제론토크라시는 고령을 뜻하는 그리스어 ‘제론(geron)’과 체제를 뜻하는 ‘크라시(cracy)’가 합쳐진 단어다. 노년층이 사회 전반을 장악해 기득권을 계속 유지하는 정치체제를 뜻한다.

애틀랜틱은 미국의 지도자가 노인으로 채워지는 이유로 ‘유권자의 노령화’를 들었다. 미국 선거에서 평균 유권자 연령은 57세다. 오랫동안 미디어에 노출된 노인 후보가 젊은 후보에 비해 친숙하다는 점도 제론토크라시를 심화시키는 요소로 꼽혔다.

노인들에게 권력이 집중되면 노년층에 유리한 방향으로 정책이 설정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애틀랜틱은 “노인들이 상대적으로 부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권정치가 심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관성에 익숙한 노년층이 정권을 잡으면 새로운 거버넌스의 수립이 어려운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한편 지난달 29일 슈퍼 화요일 승리 이후 상승세를 탄 바이든 전 부통령은 5일 만에 2200만 달러(약 262억 원)를 모금했다고 7일 CNN이 보도했다. 이에 샌더스 상원의원은 6일 미시간주 디어본 유세에서 “억만장자들로부터 돈을 받는 사람은 이 나라 노동자와 중산층을 대변할 수 없다”고 공격했다. 이에 바이든 전 부통령은 “기득권층은 성실한 중산층”이라고 응수했다.

현재 바이든 전 부통령은 664명, 샌더스 상원의원은 573명의 대의원을 확보해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10일 진행되는 ‘미니 슈퍼 화요일’은 미시간·워싱턴·미주리·미시시피·아이다호·노스다코타주에서 열리는 프라이머리를 뜻하며 총 352명의 대의원이 걸려 있어 슈퍼 화요일 다음 승부처로 불린다. 미니 슈퍼 화요일의 최대 승부처인 미시간(대의원 125명)은 이번 주 여론조사에서 바이든과 샌더스가 10%포인트 내에서 접전 중이라고 7일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전했다.

한편 지난해 말 민주당 경선에서 하차한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8일 트위터를 통해 바이든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바이든은 해리스를 잠재적 러닝메이트로 고려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조유라 jyr0101@donga.com·이윤태 기자
#미국 민주당#대선 후보#제론토크라시#슈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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