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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발 입국·금지 제한 100여곳…발 묶인 기업들 피해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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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발 입국·금지 제한 100여곳…발 묶인 기업들 피해 눈덩이

서동일기자 , 서형석 기자 입력 2020-03-05 21:03수정 2020-03-05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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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항공사의 국제선 탑승객 수가 국내선에도 미치지 못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증가하자 한국발 승객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국가가 100여 곳에 달하며 벌어진 결과다. 사실상 해외 출장길이 막혀버린 국내 주요 기업들은 대응책을 찾느라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월 국제선 탑승객 수는 270만9400명으로 집계됐다. 국내선(305만2200명)보다 35만 명이나 적다. 항공 업계 관계자는 “평소 국내선보다 국제선 승객이 2배 이상으로 많았고, 고속철도(KTX) 및 버스 등 촘촘한 대체 교통망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이 같은 국제선 승객의 감소세는 충격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대한항공의 미국 주요 노선은 운항 횟수가 절반으로 줄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노선은 끊겼고, 매일 운항하던 영국 런던 노선도 주 3회로 줄었다. 아시아나항공은 국제선 24개 노선이 중단됐고, 18개 노선이 운항을 줄였다. 김포국제공항은 감편된 도쿄(하네다)를 제외한 모든 일본, 중국 노선이 중단됐다.



항공편이 막히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의 해외 비즈니스도 큰 차질을 빚고 있다. 국내 4개 대기업 집단(현대자동차, SK, LG, 한화)의 최고경영자(CEO) 및 사장단, 주요 임원이 주로 이용하는 전용기는 2월 9일 이후 운항기록이 단 한 건도 없다. 코로나19 탓에 한국에 발이 묶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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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 대규모 생산 라인을 두고 있거나 인수합병(M&A) 및 사업 협력 논의를 진행하고 있던 기업들 피해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입국 제한 조치에 대비해 아예 출장자를 미리 보내거나, 격리 조치 기간을 고려해 출장 기간을 2주 이상 대폭 늘리는 등 대응책 마련에 안간힘이다. 이미 중국 광저우 등은 한국발 입국자들에 대해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이어도 14일 동안 호텔에 격리한다고 밝혔다. 광저우에 생산공장을 운영 중인 LG디스플레이 연구원도 현지 호텔에서 격리됐다가 풀려났다.

국내 5대 그룹 계열사 중 한 곳은 M&A 담당 임직원의 프랑스 출장 출발날짜를 이달 말에서 6일로 변경했다. 지난해 결정된 프랑스 현지 기업 인수 관련 작업을 이달 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었는데 프랑스에서 한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내릴 가능성에 대비해 출장 일정을 조정한 것이다. 이 기업 관계자는 “현지 도착 후 격리조치될 수도 있고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몰라 아예 현지에서 대기하기로 한 것”이라며 “이처럼 화상회의나 전화 등으로 대체할 수 없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기업들이 매년 참가했던 주요 글로벌 컨퍼런스나 기업 주최 채용 박람회가 취소되면서 해외 비즈니스 확대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 LG가 매년 미국에서 개최한 이공계 석·박사 유학생 채용 설명회 ‘LG 테크 컨퍼런스’도 올해는 취소됐다. 구광모 ㈜LG 대표가 취임 후 첫 해외 출장 일정이었을 만큼 LG에서 중요한 행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달 중순 경제사절단을 마련해 중동·아프리카 지역에 방문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재계 관계자는 “한국 기업이 해외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거나 미래 사업 방향 관련 메시지를 던질 수 있는 크고 작은 행사들이 취소되고 있다”며 “특히 어려움을 뚫고 현지에 가더라도 비즈니스 미팅 상대가 만나려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당분간은 한국 기업인의 비즈니스 기회가 막혔다고 봐도 될 듯하다”고 말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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