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 은평성모병원 직원 “환자 207명 접촉…17일에 증상”

  • 뉴스1
  • 입력 2020년 2월 21일 1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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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직원 중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에 21일 출입을 통제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2020.2.21/뉴스1© News1
병원 직원 중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에 21일 출입을 통제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2020.2.21/뉴스1© News1
서울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에서 근무하다가 2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은 감염 이후 총 207명의 환자와 접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직원은 환자들을 병동과 검사부서로 이송하는 ‘이송요원’이었는데, 직무 특성상 병원의 거의 모든 병동을 거쳐갔기 때문에 진료를 전면 중단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병원은 이날(21일) 오전 2시부터 응급실을 포함한 병원을 모두 폐쇄하고 외래치료를 전면 중단한 상태다.

권순용 병원장과 최정현 감염관리실장은 이날 오후 병원 별관 3층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환자는 해외여행력이나 확진자 접촉력이 없었으나 감기증상을 보였고 이날 오전에 확진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병원 측은 이 환자에게 증상이 발현된 기간을 지난 2일부터 17일까지 2주가량의 기간으로 잡았다. 병원에 따르면 지난 17일 퇴사한 이 직원은 207명의 환자와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이중 135명이 퇴원하고 72명이 아직 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상태다.

최 실장은 “모든 병동 중 이 직원이 거쳐가지 않은 곳이 없다”며 “직원이 다행히 마스크를 하고 있었지만 폐쇄회로(CC)TV를 봤더니 다소 부적절한 순간도 있어서 접촉범위를 넓게 잡았다”고 설명했다.

‘부적절한 순간’에 대해서는 “마스크가 코와 입을 다 덮어야 제대로 방어효과가 있는데 코가 가려지지 않은 상황이 CCTV로 발견됐다”며 “(확진자 발생이) 서울시내 대형병원 첫 번째다 보니 질병관리본부(질본)에서도 선제적이고 광범위하게 대책을 마련하면 좋겠다고 권했다”고 말했다.

병원에 따르면 이 환자는 지난 15일까지는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았고 정상적으로 근무했다. 그러다 병원을 그만둔 지난 17일 근무 중 발열과 무력감을 호소했다는 것이 병원 측의 설명이다.

최 실장은 “(환자가 증상을 호소해서) 병원 가정의학과에서 외래를 보라고 권고했고, 인플루엔자 검사·가슴사진·몇 가지 혈액검사를 진행한 결과, 가슴 우측에 폐렴 소견이 보여서 코로나19 검사를 권유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환자가 해외여행력이 없고 확진자 접촉력이 없다며 (검사를) 거부했다”며 “20일 오전 다시 선별진료소에 찾아가서 그때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고, 1차 검사 결과가 그날 오후 9시에 양성으로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아직 병원에 있는 환자 72명에 대해서 병상을 다시 배치하고 앞으로 면밀하게 관찰을 할 예정”이라며 “이미 퇴원한 135명은 은평구보건소가 관리를 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또 환자 72명을 대상으로 PCR검사(침이나 가래 등 샘플을 채취해 검사하는 방법)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병원은 이 환자의 진료를 본 가정의학과 교수 및 간호사를 포함한 전직원들에게 자가격리와 출근제한 조치를 취한 상태다. 최 실장은 “진료 당시 의료진과 환자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서 전파가능성이 낮을 것”이라며 “(질본에서) 자가격리가 권고된 의료진은 아직 없다”고 부연했다.

이 환자는 서울 서대문구에 거주하고 있으며, 역학조사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하철과 마을버스를 이용해 출퇴근을 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최 실장은 “해당 지하철역은 방역을 한 것으로 알고 있고, 같이 거주하는 가족 중에는 증상을 보이는 분이 없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현재 보건복지부 관계자와 질본 역학조사관은 이 환자의 동선과 접촉자에 대한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이 환자는 지난 13일 개인 사유를 들어 퇴직의사를 밝혔고, 관리장의 만류로 출근했다가 17일 병원을 그만둔 것으로 전해졌다.

권 병원장은 “입원환자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접촉했다고 보이는 환자는 검체 채취는 물론 세밀한 관찰을 하겠다”며 “증상이 있거나 (감염이) 의심되는 분들에 대해서는 음압병실을 비롯한 병상 조정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응급실이 폐쇄됐지만) 초응급상황의 경우 수술이나 응급상황은 대처하게 허락을 받았고, 모든 의료진이 대기하고 있는 상태”라며 “최대한 주말 내에 정상적인 진료상황으로 복귀함으로써 다음주 월요일부터는 모든 걸 정상궤도에 올리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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