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온 겨울바다에… 전남도 해조류 생산량 급감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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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역 등 작년 대비 20% 줄어… 가격도 오르지 않아 어민들 이중고
내년부터 신품종 개발 보급 계획

4개월 동안 지속된 겨울바다 고수온의 영향으로 올해 김, 미역 등 해조류 생산량이 지난해에 비해 20% 가까이 급감하면서 어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전남도는 10일 현재 올해 물김 생산량은 16만9000t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의 20만8000t에 비해 약 19% 감소했다고 19일 밝혔다. 올해 생산액은 1933억 원으로, 지난해 2057억 원보다 6% 줄었다. 김은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수확한다.

전남지역 물김 생산량은 2016년 31만 t, 2017년 38만8000t, 2018년 45만9000t, 지난해 47만1000t으로 늘면서 생산액도 덩달아 증가했다. 그러나 올해는 작황 부진으로 생산량과 금액 모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전남지역 김 양식 어가는 2436곳으로 양식 면적은 6만1724ha다. 주요 생산지는 진도(202어가·1만5649ha), 완도(340어가·1만1034ha), 고흥(240어가·1만223ha), 해남(137어가·9610ha), 신안(506어가·8780ha) 등이다.

김중현 전남도 김 생산어민연합회장(61)은 “어민들이 체감하기에는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절반 이상 줄어든 것 같다”며 “이달까지 돌김이, 다음 달에는 일반 김 수확이 끝나는데 흉작이어서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생산량은 크게 줄었지만 물김 가격은 120kg에 12만∼13만 원 수준으로 지난해와 비슷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국립수산과학원 해조류연구센터는 1월 말 기준으로 올해 전국 물김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24%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인천·경기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김 양식장이 고수온 피해를 입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해조류연구센터는 올해 식용 미역 생산량은 지난해에 비해 16.3%, 전복 먹이용 미역 생산량은 13.5%가 각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역은 2∼4월에 수확한다.

곽이철 완도군 미역협회장(56)은 “공장에서는 지난해보다 미역 생산량이 20% 이상 줄었다고 하지만 어민들은 30% 이상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미역 가격도 오르지 않아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4월부터 7월까지 수확하는 다시마도 고수온 여파로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해조류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바닷물 온도가 평년보다 1∼2도 높은 고수온 현상이 4개월 동안 지속됐다. 바다 수온이 상승해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미친 데다 지난해 10월 늦가을 태풍이 상륙하면서 시설이 파손돼 미역, 다시마 종자 입식이 늦어진 것도 생산량 감소의 한 원인으로 분석했다.

황미숙 해조류연구센터장은 “고수온에 잘 버티는 품종을 개발해 달라는 어민들의 요청이 많아 고수온은 물론 저수온에도 견디는 김, 미역, 다시마 품종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내년에 광온내성 김 신품종을 개발해 어민들에게 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겨울바다 고수온#해조류 생산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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