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격코치 출신 쇼다 “이영하, 日킬러 가능성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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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월 4일 13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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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교체 투수 이영하가 역투하고 있다. © News1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교체 투수 이영하가 역투하고 있다. © News1
KIA 타이거즈에서 타격코치를 역임한 일본인 쇼다 고조(58) 코치가 2020년 도쿄올림픽을 전망하며 한국 대표팀의 전력분석에 나섰다. 두산 베어스의 새로운 에이스 이영하(23)에 대한 칭찬이 눈에 띈다.

일본 도쿄스포츠는 지난 3일 오후 ‘도쿄올림픽 금메달을 놓고 다툴 라이벌 한국을 분석’이라는 제목의 고조 코치, 이세 다카오(76) 전 SK 와이번스 타격코치의 대담을 전했다.

쇼다 코치는 지난해까지 KIA에 몸담았던 지도자로 한국 야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일본인 지도자다. 이세 코치는 2008년과 2009년 SK에서 선수들을 가르친 뒤 오랫동안 한국 야구를 떠나 있다.

먼저 쇼다 코치는 “한국 팀의 코치로 있었지만 제대로 일본을 응원하고 있었다”며 “일본이 프리미어12에서 한국을 이긴 것은 필연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은 선수층의 두께가 발군”이라고 일본의 전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어 “리그 공식 경기는 안봐도 국제대회에는 관심이 뜨거워지는 나라가 한국”이라며 “일본에서 열리는 올림픽이기 때문에 더욱 주목도가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랫동안 KBO리그에 몸담은만큼 한국 선수들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도 드러났다. 병역혜택과 관련한 얘기다.

쇼다 코치는 ‘메달 획득이 병역 면제라는 당근으로 이어진다’는 사회자의 질문에 “도쿄올림픽에 한해서는 병역 혜택이 사기 진작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며 “2018년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이미 많은 선수들이 혜택을 받았다. 오히려 KIA 선수들은 대회 상금과 연금 혜택에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세 코치 역시 “병역 혜택은 예민한 문제”라며 “최근에는 야구만 우대된다는 타 종목의 불만도 있다. 국민들의 눈도 엄격하기 때문에 출전하는 선수들에게 걸리는 중압감이 일본과 비교되지 않는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또한 쇼다 코치는 “한국은 정치도 야구도 여론이 움직이는 국가”라며 “성적이 나면 국민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지만 반대의 경우 역적이 된다. 프리미어12에서 부진했던 박병호도 귀국 후 인터넷에서 엄청난 비난에 시달렸다”고 한국 팬들의 반응을 전했다.

김경문 한국 야구 대표팀 감독에 대해서도 두 코치 모두 자세히 알고 있었다.

이세 코치는 “김경문 감독은 온후하고 신사적인 남자”라며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두산 베어스에서 부진으로 인해 경질됐다. 일본 야구도 잘 알고 있으며 참모격인 최일언 투수코치는 재일교포다. 수뇌진이 일본통”이라고 말했다.

쇼다 코치는 “이론적인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며 “다만, 세밀한 야구와 기동력을 중시하고 있는데 대표팀에서는 멤버 구성부터 원하는 야구를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한국 대표팀의 전력을 분석한 대목이 가장 흥미롭다. 사회자가 2018년까지 KBO리그를 강타한 타고투저 현상을 언급하자, 두 코치가 한일 양국의 전력 차를 상세히 짚었다.

먼저 이세 코치가 “일본 타자는 기술이 좋지만 마음껏 휘두르는 파워는 한국이 우위”라며 “특히 한국 타자들은 바깥쪽 공에 강하다. 어중간한 공은 가볍게 담장을 넘겨버린다. 몸쪽 공을 치는 훈련을 하지 않고, 심판도 몸쪽 스트라이크를 잡아주지 않는다”고 한국 타자들에 대해 분석했다.

쇼다 코치는 “투수는 일본과 비교해 전체적으로 수준이 떨어진다”며 “하지만 프리미어12에서 중간계투로 등판한 두산 이영하와 같은 좋은 재목들도 있다. 이영하는 높은 타점에서 공을 뿌리며 날카롭게 꺾이는 슬라이더도 좋다”고 한국 투수진에 대한 평가와 함께 이영하를 칭찬했다.

이어 쇼다 코치는 “올림픽에서는 이영하가 ‘일본킬러’로서 선발투수로 기용될 가능성도 충분하다”며 이영하가 한국 대표팀 선발진의 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이영하는 양현종(KIA)과 함께 한국 대표팀의 원투펀치를 이뤄야 할 선수다. 김광현(세인트루이스)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기 때문에 올림픽 출전이 불가능하다. 쇼다 코치가 한국의 상황을 틀리지 않게 파악하고 있는 셈이다.

이영하는 지난해 11월 열린 프리미어12에서 5경기에 등판해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08(8⅓이닝 1자책)을 기록했다. 특히 일본과 결승전에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2⅔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친 바 있다. 2019시즌 KBO리그 성적은 17승4패 평균자책점 3.64(163⅓이닝 66자책)다.

마지막으로 쇼다 코치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올림픽 출전이라는 찬스가 있는 현역 선수들에게 ‘올림픽은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큰 소리로 전해주고 싶다”고 자국 후배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건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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