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죽어야 나한테 좋아”…남자친구 자살 종용한 韓여성, 美검찰이 기소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29일 21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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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월간 사귀는 내내 애인에게 수백 차례 “나를 위해 자살해라” 종용
검사 “피의자가 투신자살 장면을 현장에서 지켜봐”…송환 절차 개시

남자친구의 자살을 종용하고 투신을 방조한 혐의로 28일(현지 시간) 미국 검찰에 의해 기소된 한국인 여성이 최근 자퇴한 보스턴칼리지 전경. 뉴턴=AP 뉴시스
남자친구의 자살을 종용하고 투신을 방조한 혐의로 28일(현지 시간) 미국 검찰에 의해 기소된 한국인 여성이 최근 자퇴한 보스턴칼리지 전경. 뉴턴=AP 뉴시스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대학 졸업식 날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 남성의 사망 사건과 관련해 20대 한국인 여성이 미국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28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와 보스턴글로브에 따르면 레이첼 롤린스 서퍽 카운티 지방검사는 “21세 한국 국적 여성 Y씨를 ‘비자발적 과실치사(involuntary manslaughter)’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Y씨보다 한 살 연상이었던 남자친구 U씨는 5월 자신의 보스턴칼리지 졸업식을 1시간 반 앞두고 보스턴 근교 록스베리의 한 주차장 건물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NYT는 “뉴저지에 거주하는 U씨 가족들이 졸업식을 보기 위해 학교에 도착해 있던 시각”이라고 전했다.

롤린스 검사는 기자회견에서 “U씨와 같은 대학에 다닌 Y씨는 18개월간 교제해온 U씨를 신체적, 언어적, 심리적으로 학대했으며 투신자살 며칠 전부터 더욱 심하게 학대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학생들의 증언, U씨의 일기장, 두 사람이 주고받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7만5000여 건을 증거로 확보했다”고 말했다.

롤린스 검사는 이어서 “피의자는 U씨에게 수백 차례나 ‘자살하라’고 종용하면서 ‘네가 없어야 나, 네 가족, 세상이 더 나아진다’고 되풀이해 겁박했다”고 밝혔다. Y씨는 U씨를 통제할 의도로 자해를 시도하는 등 위협적 행동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사건 당일 주차장 건물에 있던 Y씨가 U씨의 투신 장면을 지켜봤으리라 추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학을 전공하고 내년 5월 졸업할 예정이던 Y씨는 8월 학교를 자퇴하고 한국으로 귀국했다.

롤린스 검사는 “대배심 기소가 확정됐으므로 Y씨는 한국과 미국의 범죄인 인도협정에 따라 미국으로 송환될 것”이라며 “자발적 출석을 거부한다면 강제 송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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