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피플 in 뉴스]100번째 노벨평화상 수상자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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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은 노벨상의 달이라 할 만합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노벨상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7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14일 경제학상 수상자까지 6개 분야 수상자가 모두 발표됐습니다.

생리의학상은 윌리엄 케일린 미국 하버드대 교수(62·미국), 그레그 서멘자 미 존스홉킨스대 의대 교수(63·미국), 피터 랫클리프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68·영국)에게 돌아갔습니다. 물리학상은 제임스 피블스 미 프린스턴대 명예교수(84·캐나다), 미셸 마요르 스위스 제네바대 명예교수(77·스위스), 디디에 쿠엘로 제네바대 교수(53·스위스)가 차지했습니다. 화학상은 존 구디너프 미 텍사스대 교수(97·독일), 스탠리 휘팅엄 미 뉴욕주립대 교수(78·영국), 요시노 아키라 일본 메이조대 교수(71·일본)가 공동 수상했습니다.

한림원의 내홍으로 인해 지난해 수상자를 발표하지 못한 문학상 부문에서는 2018년 수상자 올가 토카르추크(57·폴란드)와 2019년 수상자 페터 한트케(77·오스트리아)가 동시에 발표됐습니다. 100번째 노벨 평화상은 에티오피아의 아비 아머드 알리 총리(43·사진)에게 돌아갔습니다. 그는 아프리카의 오랜 유혈 분쟁을 끝내고 평화협정을 체결한 인물입니다. 경제학상은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아브히지트 바네르지(58·미국·인도계)와 에스테르 뒤플로(47·미국·프랑스계) 교수, 그리고 마이클 크레이머 하버드대 교수(55·미국)가 공동 수상했습니다. 뒤플로는 바네르지 교수와 부부 사이인 데다 최연소 여성 수상자로 더욱 주목받았습니다.

노벨상 수상 소식을 전하는 우리 언론의 시각에는 늘 아쉬움이 배어 있습니다. 부러움과 시샘 섞인 누리꾼들의 반응도 보입니다. 과학상에서 벌써 24번째(문학상까지 합하면 27번째) 수상자를 배출한 일본과 비교하는 기사도 나옵니다. 노벨상은 국가 간의 우열을 가르는 주요 기준 중 하나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물론 노벨상은 국가 대항전이 아닙니다. 인류의 복지와 진보에 기여할 지적 성과이므로 함께 축하할 일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벨상을 손꼽아 기다리는 마음에는 우리의 학문적 성과를 인정받고 한국 문학의 위상이 높아지기를 바라는 소망이 담겨 있지 않을까요.

한 연구에 따르면 연구 성과가 나온 이후 노벨 과학상 수상에 이르기까지 평균 23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그러니 노벨상의 유무를 가지고 현재의 학문적 우열을 곧바로 예단할 수는 없겠죠. 우리가 기초과학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고 투자하기 시작한 것이 그리 오래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머지않은 미래에 노벨상 수준의 성과물이 나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일본과의 차이는 현재의 격차를 의미하기보다는 우리의 열악했던 과거 연구 환경을 보여주는 거울로 이해해야 합니다. 연구 성과가 축적되고 숙성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연구재단이 이달 초 발표한 ‘노벨 과학상 종합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연구진 중 화학 분야 9명, 생리의학 분야 5명, 물리학 분야 3명 등 17명이 노벨 과학상 수상에 근접했다고 합니다. 케이팝, 드라마, 영화 등 한국 문화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것처럼 우리의 문학과 과학적 성과도 인정받을 날이 곧 오리라 기대합니다. 다만 응용과학에 다소 편중돼 있는 연구의 저변을 넓혀 기초과학에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투자를 하고 좋은 연구 환경을 조성하는 노력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박인호 용인한국외대부고 교사
#노벨평화상#노벨상#에티오피아#아비 아머드 알리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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