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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윳값 25만원 밀린 고지서 남긴채… 일가 4명 숨진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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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윳값 25만원 밀린 고지서 남긴채… 일가 4명 숨진채 발견

대전=이기진 기자 입력 2019-09-06 03:00수정 2019-09-06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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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가장이 남긴 유서형식 메모엔 “경제적으로 힘들다, 사채까지 써”
자택 현관앞에도 빚 독촉 고지서… 어린 자녀와 아내 숨지게 한뒤
인근 아파트서 극단적 선택한듯… 주민들 “인사성 밝고 명랑한 가족”
경찰 “부검… 모든 가능성 수사”
우윳값 고지서 4일 대전 중구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된 40대 남성 A 씨의 집 우유보관함에 꽂혀 있던 8월분 우유 대금 고지서. 이월 미납 대금 25만5300원을 포함해 청구된 금액은 28만4900원이다. 대전=김태영 채널A 기자 live@donga.com
추석 연휴를 앞두고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일단 경제적인 어려움에 시달린 40대 남성이 아내와 어린 자녀를 차례로 숨지게 한 뒤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수사 중이다.

5일 대전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5분경 중구 중촌동의 한 고층아파트 화단에서 A 씨(43)가 숨져 있는 것을 행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출동했을 당시 A 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경찰은 A 씨의 신원을 확인한 뒤 A 씨가 거주하는 도보 5분 정도 거리의 임대아파트로 찾아갔다. 자택 거실에선 아내(33)와 초등학교 2학년 딸(9)과 아들(6)도 모두 숨져 있었다. 경찰은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이 없고 아내와 자녀의 시신에서 별다른 외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A 씨가 아내와 자녀들을 차례로 숨지게 한 뒤 지난해 살았던 인근 고층아파트 옥상에 올라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숨진 A 씨의 바지에서는 ‘경제적인 문제로 힘들다. 사채까지 썼다’는 내용이 담긴 유서 형식의 메모지가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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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의 자택 현관 우유보관함에는 이월 미납 대금 25만5300원을 포함해 올 8월 청구된 28만4900원의 우유 대금 고지서가 꽂혀 있었다. 다른 금융기관으로부터 발송된 것으로 추정되는 채무상환 독촉장도 발견됐다.

한 주민은 “A 씨가 ‘사업에 실패한 뒤 몇 개월 전부터 사채까지 빌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을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A 씨 자녀들이 인사를 잘하고 명랑했다. A 씨와 아내의 표정도 항상 밝아서 주변에서 평이 좋았다”고 전했다.

경찰은 숨진 일가족의 휴대전화 통화 내용을 분석하고 유족과 주변인을 상대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또 사인 규명을 위해 가족 4명의 시신 부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다.

대전중부경찰서 관계자는 “일가족 4명이 함께 있다가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하고 있다”며 “부검 결과와 휴대전화 통화 내용 분석, 주변인 조사 등을 거쳐야 사건 경위가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평소 밝은 성격이었던 A 씨가 갑작스럽게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면 밝혀지지 않은 또 다른 원인이 있을 것으로 보고 경찰은 A 씨가 사채를 빌린 정황 등도 조사하고 있다.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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