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키우는’ 제13호 태풍 링링, 경로 보니…9월 태풍의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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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3일 13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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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호 태풍 링링의 예상 이동경로가 담긴 위성사진. 기상청 제공
제13호 태풍 링링의 예상 이동경로가 담긴 위성사진. 기상청 제공
몸을 부풀리며 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인 제13호 태풍 ‘링링’(Lingling)은 이른바 ‘9월 태풍의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링링은 3일 오전 9시 대만 타이베이 남남동쪽 약 650㎞ 부근 해상을 지나 시속 9㎞의 속도로 북북서진 중이다. 중심기압 994헥토파스칼(hPa), 중심부근 최대풍속 21m/s, 강풍반경 250㎞의 소형 태풍이다.

링링은 대만 부근의 고수온역을 천천히 지나면서 세력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6일 오전 9시 제주 서귀포 남서쪽 약 310㎞ 부근 해상을 지날 때쯤엔 강도 ‘강’의 중형 태풍으로 성장한다. 이때 중심부근 최대풍속은 37m/s. 최대풍속이 30m/s를 넘으면 큰 나무가 쓰러지는 등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몸집이 커진 링링은 7일 전북 군산 북서쪽 약 110㎞ 부근 해상을 거치고 한반도를 관통할 전망이다. 이후 북한 함경북도 청진 북동쪽을 향한다.

특히 우리나라가 링링의 우측 반원(위험반원)에 해당한다는 점이 우려된다. 태풍은 반시계 방향으로 바람이 부는데, 오른쪽은 태풍의 바람이 편서풍과 합쳐져 강도가 더욱 세 진다.
태풍 매미로 인해 낙동강 물이 불어나면서 물살을 못 견딘 부산 옛 구포대교의 다리 일부가 유실됐다. 동아일보 DB
태풍 매미로 인해 낙동강 물이 불어나면서 물살을 못 견딘 부산 옛 구포대교의 다리 일부가 유실됐다. 동아일보 DB

또 링링은 9월 태풍의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 역대 사례를 볼 때 9월 태풍은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남겼다. 2002년 8월 30일부터 9월 1일까지 우리나라를 강타한 태풍 루사는 246명의 인명 피해와 5조1000억원의 재산피해를 입혔다.

131명의 인명 피해와 4조2000억원의 재산피해를 낸 태풍 매미 역시 9월 태풍이였다. 태풍 매미는 2003년 9월 12일부터 13일까지 우리나라를 할퀴었다. 많은 생채기를 남겼던 태풍 나리(2007년 9월 13일~18일)와 곤파스(2010년 9월 1일~3일)도 9월 태풍이었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9월 태풍은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막힘없이 한반도로 오기 때문에 강한 세력을 유지할 때가 많다”며 “가을철 찬 공기가 한반도를 덮은 가운데 태풍의 고온다습한 공기가 들어오면 대기가 엄청나게 불안정해져 많은 비가 내리고 강한 바람이 불어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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