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복혈당 높을수록 췌장암 위험 증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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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범위의 혈당도 위험 높아져

당뇨병에 걸리지 않았더라도 공복 혈당 수치가 높을수록 췌장암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췌장암을 예방하려면 공복 혈당부터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 강북삼성병원 박철영, 구동회 교수 공동연구팀은 2009∼2013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2280만 명을 분석한 결과, 공복 혈당이 높을수록 췌장암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28일 밝혔다. 췌장은 혈당 조절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인슐린과 글루카곤을 분비하는 기관이다. 섭취한 당을 소장에서 흡수하면 췌장에서는 다량의 인슐린을 혈액으로 분비한다.

연구팀은 대상자들을 △낮은 정상(<90mg/dL) △높은 정상(90∼99mg/dL) △전 당뇨병 수준(100∼109mg/dL) △당뇨병 전 단계(110∼125mg/dL) △당뇨병(≥126mg/dL) △당뇨병 치료제를 복용 중인 그룹으로 나눠 5년간 추적 관찰해 췌장암 누적 발병률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 췌장암 발생률은 10만 명당 낮은 정상 그룹에서 32명, 높은 정상 41명, 전 당뇨병 수준 50명, 당뇨병 전 단계 64명, 당뇨병 75명, 당뇨병 치료제 복용 그룹 121명이었다. 즉 이미 당뇨병이 진행 중인 사람뿐만 아니라 공복 혈당 수치가 정상인 사람들도 공복 혈당이 높을수록 췌장암 발생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당뇨병 환자만이 아니라 당뇨병 이전 단계 사람도 분석 대상에 포함한 연구는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은 인슐린이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않는 질환인 당뇨병과 췌장암의 상관성을 분석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임상내분비학 및 대사지(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 metabolism)’에 게재됐다.

박 교수는 “건강검진으로 고혈당을 조기 진단해 식생활을 관리하면 혈당이 조절돼 췌장암 발생의 위험도를 낮출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라며 “더 나아가 추후 혈당 조절이 췌장암 발생을 낮출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 교수는 “혈당 조절과 췌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고지방 음식을 피하고 운동을 해서 체중을 관리해야 한다”며 “췌장암 병력이나 당뇨가 있는 사람들은 정기적인 검진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공복혈당#췌장암#당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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