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지배나 종속 밖에 몰라” DJ, 대일 외교 인식 담긴 사료 최초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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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13일 15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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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김대중도서관)©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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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대일본 외교와 관련된 인식을 엿볼 수 있는 사료가 13일 최초로 공개됐다.

김대중도서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한일관계와 관련해 김 전 대통령의 대일 인식에 대한 관심이 보수진보 진영 모두에서 고조되고 있다”며 “김 전 대통령의 일본 인식의 형성과 발전과정을 살펴보고 현재적 함의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고 전했다.

김대중도서관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은 시사평론가로 활동한 1953년 10월 ‘한일우호의 길’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냈다.

그는 기고문에서 “악독한 공산침략에 직면하여 전 자유진영이 굳게 단결하여야 할 차제(此際)에 지리적으로 순치(脣齒)의 관계에 있는 같은 자유진영의 일원”이라고 양국관계를 진단하면서 “한일 양국의 반목 대립은 아주(亞洲) 반공세력의 강화는 물론 전기(前記) 반공동맹의 추진에도 치명적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는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 아닐 수 없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한일국교의 새로운 판국에 처해서 단호히 일본의 옳지 못한 태도의 시정을 얻음으로서만이 진실로 영원한 양국 친선의 튼튼한 기초를 닦을 수 있는 것”이라고 썼다.

(사진제공 = 김대중도서관)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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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도서관은 이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은 냉전 시기 한국의 안보와 국익적 관점에서 한일관계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었다”며 “이렇게 되기 위해선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실천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유신을 선포한 후 1973년 8월8일 일본 도쿄에서 납치될 때까지 10개월여 동안 일본과 미국을 오가며 반유신 투쟁을 전개했는데 당시 작성한 친필 메모에서도 일본과 관련한 인식을 드러냈다.

김 전 대통령은 “일본(日本)의 경제력(經濟力) 팽창(膨脹) - 재군비(再軍備). 핵무장(核武裝) - 대국야욕(大國野慾), 그들은 지배(支配)냐 종속(從屬)밖에 모른다. 연결(連結)될 것인가?”라는 친필메모를 남겼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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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은 “김 전 대통령은 일본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일본 주류의 한국 인식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으로 판단하고 있었다”고 부연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일본 ‘주오고론(中央公論)’ 1973년 1월호에 게재된 기고문 : 조국 한국의 비통한 현실 – 독재정치의 도미노적 파급에선 아시아에서의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일본의 건설적인 역할도 주문했다.

(사진제공 = 김대중도서관)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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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대통령은 기고문에서 일본을 향해 “가칭 아시아 민주공동체를 조직하여 각국의 의회민주주의, 지방자치, 민주적 시민운동 그리고 언론 자유의 발전과 올바른 경제협력, 각국 민간의 이해와 선의를 증대시키는 문화교류를 위한 공동의 방안과 협조, 이것들을 위한 적극적 노력을 선두에 나서 진행해 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또한 김 전 대통령은 1983년 옥중서신 일본어판 서문 친필 초안에서도 한일 양국 사이에서 보편적인 가치를 통한 연대를 중시하면서 이 기반 위에서 한일관계 발전을 도모하고자 했다.

도서관 측은 “김 전 대통령은 이 같은 인식 속에서 대일본 외교의 전략과 정책을 구상했으며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당시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이끌어 내 한일관계 발전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사료들은 김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아 이날 오후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 컨벤션홀에서 ‘김대중 전집 전 30권 완간 출판기념회’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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