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참전기념탑 조형물 ‘욱일기’ 닮은 형상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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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12일 15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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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참전기념탑(왼쪽)과 욱일기(오른쪽) © 뉴스1
UN참전기념탑(왼쪽)과 욱일기(오른쪽) © 뉴스1
세계 유일의 UN군 묘지가 있는 부산 남구의 UN참전기념탑이 욱일기 형상을 하고 있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74주년을 맞는 광복절을 앞두고 참전기념탑의 정확한 의미를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UN참전기념탑은 UN창설 30주년을 기념해 지난 1975년 6월10일 착공해 같은 해 10월24일 유엔의 날을 맞아 건립됐다. 기념탑이 위치한 곳은 유엔로와 유엔평화로의 교차 지점으로, 유엔기념공원과 부산문화회관으로 가는 길목이다.

기념탑은 김찬식 작가(1932~1997)의 작품이다. 윗부분에는 청동으로 만든 지구모형이 있다. 그 밑에 직립으로 세워진 직각기둥이 지구모형을 받치고 있으며, 아랫단에는 16개의 직각기둥이 비스듬하게 둘러가며 이를 받치고 있다.

옆에서 보면 일반적 탑 모양이지만 이를 공중에서 바라볼 경우 일본 욱일기와 비슷한 모습이다.

욱일기는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한다. 아침 태양이 떠오르며 빛이 사방으로 펼쳐지는 형상으로 16가닥의 빛살은 일본 해상자위대를 상징한다.

기념탑의 참전국 16개국을 의미하는 16가닥으로 구성된 조형물과 욱일기를 상징하는 빛살 16개가 그대로 일치한다. 또 좌측 빛살이 짧고 우측이 긴 모양과 형태도 비슷하다. 일장기의 붉은 태양은 기념탑의 지구본이 대체하고 있는 모양을 하고 있다.

이 같이 유사한 모습을 두고 지역에서는 정확한 의미를 확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정복 더불어민주당 부산남구갑 지역위원장은 12일 “상공에서 바라본 UN참전기념탑 모습은 욱일기 모습으로,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공교롭다”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그 결과가 우연이라고 하더라도 군국주의 상징을 빼닮은 이 탑을 존치할 것인가에 대해 폭넓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며 “필요할 경우 평화의 상징이 될 조형물을 다시 건립하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김찬식 작가는 해방 당시 14세에 불과해 친일과 무관하고, 욱일기와 관련한 어떠한 의도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보이는 모습이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지역 문화계와 소통하며 이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부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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