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차기 러시아 대사 후보로 스티브 비건 최우선 고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12일 00시 36분


코멘트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56)가 차기 러시아 대사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미 인터넷매체 복스가 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미국 측 실무 담당자인 비건 대표가 러시아 대사로 이동하면 향후 협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복스는 미 백악관 내부 사정에 정통한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비건 대표를 ‘최우선(Top choice)’ 후보로 고려하고 있다. 러시아통으로 유명한 그가 차기 러시아 대사에 적합하다는 평가가 많다.”고 전했다.

복스는 지난해 8월 대북정책특별 대표로 임명된 그에 대해 직속상관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을 포함해 행정부 내 신임이 두텁다고도 전했다. 다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 대북 강경파는 비건 대표의 접근이 너무 유화적이라고 비판해왔다고 덧붙였다.

2017년 10월부터 러시아 주미대사로 재직해온 존 헌츠먼 현 대사는 최근 사직서를 제출하고 “10월 3일까지만 근무하겠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7일 “헌츠먼 대사가 2년간의 대사직을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2005~2009년 유타주 주지사를 역임한 헌츠먼 대사는 주지사 출마를 다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대표는 1963년 미 자동차산업의 메카인 미시건주 디트로이트에서 태어났다. 미시건대에서 러시아어와 정치학을 전공한 뒤 1990년 대 초 워싱턴으로 건너왔고 공화당 싱크탱크 국제공화당연구소(IRI)에서 러시아 담당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그는 1990년 대 하원 및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일하면서 외국 원조 예산 등을 담당했다. 특히 1994년 북미 제네바합의 당시에는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일하며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예산 배정 등에 관여했다.

비건 대표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1기 행정부 시절인 2001~2003년 당시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도와 NSC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일했다. 빌 프리스트 전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의 보좌관도 역임했고 2008년 고 존 매케인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의 외교 자문을 맡는 등 공화당 실세와 친분이 두텁다.

보수진영의 대표적 외교안보 전문가로 활동한 그는 2009년 민주당의 버락 오마바 정권이 출범하자 민간으로 자리를 옮겼다. 미 2위 자동차회사 포드의 국제담당 부회장으로 무역전략 수립 및 정치적 위험성 평가 등을 담당했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출범에 따른 미 자동차업계의 이익을 적극 대변하며 한국과 맞섰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