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돌로 성폭력이 준다고?… 강간의 연장” 여성계 거센 비판

  • 뉴스1
  • 입력 2019년 8월 8일 22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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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리얼돌 수입업체 부르르닷컴 물류창고에 키158cm의 리얼돌이 전시돼 있다. 2019.8.6/뉴스1 © News1
6일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리얼돌 수입업체 부르르닷컴 물류창고에 키158cm의 리얼돌이 전시돼 있다. 2019.8.6/뉴스1 © News1
대법원이 지난 6월 성인용 전신인형 ‘리얼돌’ 수입을 허용하는 판결을 내려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여성단체가 ‘리얼돌’이 강간문화의 연속선상에 있다며 비판했다.

한국여성민우회는 8일 오후 7시30분쯤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SBA산학센터 2층에서 ‘말해보자 리얼돌 집담회, 강간을 진짜처럼 괜찮습니까?’라는 집단 토론회를 개최하고 비판적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집담회에는 이편 한국여성민우회 액션회원팀 활동가와 강혜영 피우다 대표, 도미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활동가와 20여명의 회원이 참여했다.

이들은 “리얼돌에 대한 수입 및 반대 청원이 20만명을 넘었고 이는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계기”라며 “정부도 이에 답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패널로 참여한 도미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는 “여성들은 강간문화라는 연속선상에서 리얼돌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며 “우리 사회에서 남자의 성욕은 너무나 자랑스러워 해소하는 과정에서 여성을 닮은 인형이라도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미 활동가는 “가슴이 크고 저항하지 않으며 내가 무엇을 해도 받아주는 물체인 리얼돌은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어떤 이미지로 쓰여왔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그릇으로서의 여성이 재현된 셈”이라고 비판했다.

강혜영 피우다 대표는 “음경모양 딜도가 있는데 리얼돌과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사람과 동일하게 만든 리얼돌은 사람의 대체품이며 이것이 제일 큰 차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 대표는 “성적인 즐거움을 실용적으로 주는 도구가 꼭 사람의 대체품일 필요는 없다”며 “사람하고 동일하게 구현되는 리얼돌을 보고 섹스토이로만 치부하기에는 해결되지 않는 사회적 문제들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리얼돌이 생기면 성폭력이 줄어들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도미 활동가는 “성폭력을 줄이기 위해 인형이 필요하다는 것은 성폭력이 성욕 해소라는 논리”라며 “성욕은 강간욕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아동 리얼돌에 대해 규제하는 법안이 발의된 것과 관련해서는 “주문제작이나 아동모양 리얼돌이나 비슷한 지점이 있다”며 “리얼돌을 어디까지는 안되고 어디까지는 된다고 판단하는 기준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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