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문제는 중국 아닌 연준” 금리인하 또 압박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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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폭으로 더 빨리 내려야”… 나바로도 “1%P까지 하향” 촉구

5일(현지 시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며 환율전쟁의 포문을 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추가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연준 안팎의 저항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표적 대중 강경파’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다른 나라와 보조를 맞추려면 연준이 기준금리를 연말 전 최소 추가 0.75%포인트 또는 1%포인트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준이 지난해 4번 금리를 인상한 것을 두고 “너무 빨리, 너무 많이 올려 성장률을 희생시켰다. 모든 사람들이 연준이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트윗으로 “우리의 문제는 중국이 아니라 연준”이라고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큰 폭의 추가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은) 더 큰 폭으로 더 빨리 금리를 내리고 터무니없는 양적 긴축을 이제 중단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거세게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이유는 이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고 달러 약세를 유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재무부가 직접 외환시장에 개입해 달러 약세를 유도할 수도 있지만 세계 최대인 3조1000억 달러의 외환보유액을 가진 중국과 비교하면 ‘실탄’이 턱없이 부족하다. 무엇보다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해놓고 미국 또한 외환시장에 개입한다는 ‘내로남불’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이에 연준이 금리를 내려 시장에 유동성을 더 많이 공급하고 자연스레 달러 약세를 유도하는 방안을 선호하는 셈이다. 이미 금융시장은 연준이 다음 달 금리를 추가로 내리고 연내에 한 번 더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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