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려면 아직 멀었지만 세상은 소년이 보기에도 불공평했다. 백인 아이들이 아이스크림과 과자를 먹는 모습을 부러운 눈으로 지켜보던 유색인 아이들, 무자비한 채찍질에 눈물 콧물로 범벅이 된 에디. 10실링에 얽힌 두 일화는 세상이 정의롭지 못하다는 걸 이미 보여주고 있었다. 큰 상처였다. 소년은 훗날 소설가가 되어 그 상처의 의미를 파고들었다. ‘야만인을 기다리며’ ‘마이클 K’ ‘철의 시대’ ‘추락’과 같은 위대한 소설들이 거기에서 태어났다. 2003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소설가 J M 쿳시가 그 소년이었다.
왕은철 문학평론가·전북대 교수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