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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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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이라는 사치[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38〉

    선이라는 사치[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38〉

    아들은 오늘도 자신이 10대였을 때 아버지가 했던 말을 곱씹는다. 어느 날 그는 아버지와 차를 타고 슈퍼마켓에 가다가 도덕심에 관한 얘기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아버지의 말이 충격적이었다. 아버지는 자신이 선한 사람이 아니라 “선이라는 사치를 누리는 사람”일 뿐이라고 했다. 우리 집이…

    • 2024-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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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찌그러진 분유통[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37〉

    찌그러진 분유통[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37〉

    젊은 엄마가 있다. 가난한 미혼모일 수도 있고 그냥 가난한 젊은 엄마일 수도 있다. 아이를 안고 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몹시 가난한 엄마라는 게 핵심이다. 그는 가게에 가서 분유 한 통을 집어 계산대로 간다. 그런데 가진 돈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는 낙담하여 가게 문…

    • 2024-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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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복을 빌다[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36〉

    축복을 빌다[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36〉

    청소 업체를 위해 일하는 두 사람이 등장하는 소설이 있다. 둘은 청소하다가 만난 사이다. 하나는 청소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당돌한 젊은이고, 다른 하나는 청소 경험이 많은 소심한 사람이다. 나이는 10년쯤 차이가 난다. 따질 일 있으면 따지고 할 말이 있으면 해야 직성이 풀리는…

    • 2024-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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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인을 닮아야 좋은 국가”[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35〉

    “개인을 닮아야 좋은 국가”[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35〉

    누군가에게 고통인 일이 누군가에게는 기쁨이 되기도 한다. 서글프고 어이없지만 때로는 현실이 그러하다. 그런데 아무리 다른 사람의 고통이라 해도 그것이 어떻게 자신의 기쁨이 될 수 있을까. 서로에 대한 반목과 악의에 원인이 있다. 플라톤의 ‘국가’를 보면, 소크라테스가 그러한 분열적 현…

    • 2024-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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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을 훼손 말라” 청원[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34〉

    “달을 훼손 말라” 청원[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34〉

    우리는 이따금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빈다. 그만큼 달이 신비롭게 여겨지니 그렇다. 그것이 아무리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는 것이라 해도 달은 여전히 신비의 대상이다. 나바호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달을 신성하게 여긴다. 그런데 그들을 발끈하게 만든 일이 있었다. 2024년 1월에 있었던 일이…

    • 2024-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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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테로의 ‘학대’ 연작[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33〉

    보테로의 ‘학대’ 연작[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33〉

    “피카소의 그림이 없었다면 사람들은 게르니카의 비극을 기억하지 않을 것입니다.” 2023년에 세상을 떠난 콜롬비아 화가이자 조각가인 페르난도 보테로가 생전에 했던 말이다. ‘열두 살의 모나리자’로 유명한 그는 무엇이든 뚱뚱하게 그렸다. 그가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언급한 것은 예술이 …

    • 2024-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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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딱딱한 도자기[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32〉

    딱딱한 도자기[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32〉

    나이와 지혜를 비례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나이가 들수록 삶에 대한 안목과 지혜가 깊어진다고 보는 것이다. 그런데 일본의 서예가이자 시인인 아이다 미쓰오는 다르게 생각한다. 그는 나이가 들수록 지혜로워지기는커녕 생각이나 마음이 굳어진다고 말한다. 그는 60대 초반이었을 때 신문에…

    • 202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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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를 읽고 울다[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31〉

    시를 읽고 울다[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31〉

    뭔가를 읽거나 보고 들을 때 울컥할 때가 있다. 뭔가가 마음을 건드리는 탓이다. 류시화 시인은 다른 시인들의 시를 읽고 운 적이 있다고 말한다. 그의 시 ‘기억한다’는 그를 울게 만든 시인들의 시구로 이뤄진 특이한 시다. 시인은 열다섯 시인들의 시구를 하나하나 인용하고 마지막에 이렇게…

    • 2024-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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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사당의 “독립만세”[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30〉

    신사당의 “독립만세”[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30〉

    1945년 8월 광복이 됐을 때, 충남 부여군 충화면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사람들은 과거를 떨쳐내기 시작했다. 충화초등학교 신사당도 헐렸다. 그것은 일본이 내선일체를 도모한다며 건국 신화의 태양신 천조대신(天照大神)의 신주를 받들도록 강요한 사당이었다. 누구든 그 앞을 지날 때는…

    • 2024-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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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멕시코인의 기억법[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29〉

    멕시코인의 기억법[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29〉

    ‘코코’는 멕시코의 국경일 망자(亡者)의 날과 관련된 따뜻한 애니메이션이다. 멕시코인들은 매년 11월 초면 조상들의 사진과 그들이 좋아했던 음식과 음료, 꽃과 물건을 제단에 챙겨놓는다. 조상들이 그들을 찾아오는 날이다. 열두 살 소년 미겔의 집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돌아가신 고조할머니…

    • 2024-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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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일랜드의 사랑 이야기[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28〉

    아일랜드의 사랑 이야기[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28〉

    그는 딸이 다섯인 중년 남자다. 석탄배달업자인 그는 일중독이라고 해도 될 만큼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만 한다. 그런데 그가 수녀원에 장작과 석탄을 배달하러 간 날, 그의 삶에 위기가 닥친다. 젊은 여자와 아이들이 신발도 신지 않고 바닥을 문지르고 있다. 그들의 모습은 눈 뜨고 볼 수 없…

    • 2024-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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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지막 하늘[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27〉

    마지막 하늘[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27〉

    감동적인 이야기는 듣고 또 들어도 감동이 퇴색되지 않는다. 이야기가 담아내는 진실의 힘 때문이다. 가령 이런 이야기가 그렇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하지 않은 일로 칭찬을 받자 어리둥절해한다. 그래서 묻는다. 우리가 언제 당신에게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주고, 우리가 언제 나그네인 당신을 …

    • 2023-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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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빛도 현실이다[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26〉

    달빛도 현실이다[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26〉

    “태양에 바래지면 역사가 되고 월광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 작가 이병주가 역사와 신화를 대조시키며 했던 말이다. 그런데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것은 역사와 신화가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달빛은 결국 태양빛을 반사한 것이 아닌가. 후백제를 건국한 견훤의 탄생 신화는 좋은 예다.…

    • 2023-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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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음은 기도다[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25〉

    울음은 기도다[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25〉

    “큰 소리로 절규하며 우는 것은 엄청난 자산입니다.” 시인은 절규와 울음을 자산이라고 하더니 이렇게 덧붙인다. “불평하세요!/고통스러운 상황에서 가만히 있지 마세요./슬퍼하세요.” 고통스러우면 불평하고, 슬프면 슬퍼하라는 조언이다. 시인은 인간을 아이에, 신을 유모에 빗댄다. “유모가…

    • 202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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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트리스의 눈길[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24〉

    탄트리스의 눈길[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24〉

    연민이 때로는 사랑으로 이어진다. 리하르트 바그너의 기념비적인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연민에서 시작된 사랑의 이야기다. 트리스탄은 콘월(잉글랜드) 기사이고 이졸데는 아일랜드 공주다. 앙숙인 두 나라가 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트리스탄이 아일랜드 기사 모롤트를 죽이게 된다. 그도 …

    • 2023-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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