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간선도로 위 일부 덮어 신혼-청년 임대 1000채 짓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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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국내 첫 콤팩트시티 건설
신내IC~중랑IC 500m 인공대지에 녹지공원과 업무-상업공간 등 조성
도로옆 부지엔 청년창업시설 설치
市 “2021년 착공해 2025년 완공”

서울 북부간선도로 위에 추진 중인 콤팩트시티 조감도. 국내 최초로 도로 위에 공공주택과 업무·상업공간, 녹지 등이 들어선다. 서울주택도시공사 제공
서울 북부간선도로 위에 추진 중인 콤팩트시티 조감도. 국내 최초로 도로 위에 공공주택과 업무·상업공간, 녹지 등이 들어선다. 서울주택도시공사 제공
서울시가 북부간선도로 위에 인공 구조물을 만들고 공공주택과 업무·상업공간, 녹지를 갖춘 콤팩트시티(압축도시)를 조성하는 계획을 구체화했다. 도로 위에 집을 짓는 것은 국내 최초다. 대규모 개발이 가능한 부지가 부족한 데 따른 토지 이용 효율화 방안이다. 다만 소음과 매연, 진동 등에 대한 우려는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김세용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중랑구 북부간선도로(신내나들목∼중랑나들목) 약 500m 구간 상부에 인공 대지를 만들어 7만5000m² 규모의 임대주택과 여가·상업공간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도로 위에 인공 대지를 조성하고 주택이나 주민 편의시설을 짓는 방식은 독일, 프랑스, 일본 등에서 이미 성공한 사례가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주택 공급 5대 혁신방안 및 8만 채 추가 공급 세부계획’을 내놓으며 북부간선도로 위에 공공주택을 건설하는 계획을 밝혔고, SH공사가 콤팩트시티 조성으로 계획을 구체화했다.

콤팩트시티는 도시의 주요 기능을 한곳에 조성해 시민들의 이동 시간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도시계획 중 하나다.

서울시는 도로 위 7.8∼8.1m 높이에 구조물을 덮어 터널처럼 만드는 방식으로 인공 대지를 조성한다. 인공 대지에는 신혼부부와 청년 1인 가구를 위한 임대주택 1000채, 공원·보육시설 등 사회간접자본(SOC), 일자리와 연계된 상업·업무시설을 만든다. 현재 저층 주택, 창고 등으로 쓰이는 북부간선도로 옆 부지엔 청년창업시설을 조성한다. 인공 대지에는 트인 공간을 최대한 확보해 녹지 공간을 충분히 배치할 계획이다.

북부간선도로로 단절됐던 신내역과 주거지(신내3지구)를 공중 보행교로 연결한다. 이 일대는 구리·포천고속도로, 북부간선도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등 광역도로망과 경춘선 신내역, 면목선 경전철역 등이 맞물리는 교통 중심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는 사업지 7만4675m²를 ‘신내4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해 추진한다.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되면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환경·교통영향평가 등 건축에 필요한 각종 심의를 통합, 진행해 사업 추진 절차가 대폭 줄어든다. 5∼19일 공공주택지구 지정에 대해 주민 의견을 듣는 주민 공람을 진행하고 올해 안에 지구 지정을 마친다.

10월 국제현상설계공모를 통해 설계안을 채택하고 내년 지구계획 및 주택건설사업 승인, 실시설계를 거쳐 이르면 2021년 하반기에 착공한다. 공공주택 입주는 이르면 2025년으로 전망된다.

이 사업에는 토지보상비를 포함해 4200억 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 지정 대상지의 33%가 사유지여서 서울시는 매입·보상을 계획 중이다.

서울시는 도로 위에 공공주택을 건설하면 땅값이 따로 들지 않기 때문에 기존 방식대로 공공주택을 건설하는 것보다 비용이 덜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토지를 매입해 공공주택을 공급하면 3.3m²당 1800만∼2000만 원이 드는 반면 인공 대지를 조성하는 데는 3.3m²당 1000만 원 안팎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도로 위에 주택을 건설한다는 점에서 소음, 진동, 미세먼지 등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서울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터널 안에 흡음판, 차량 진동 차단·저감 장치를 설치하고 소음차폐형 구조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문가 자문회의를 통해 충분히 해결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받은 상태”라며 “향후 설계단계에서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최적의 공법을 채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공사 중 환경관리계획’을 세우는 한편 터널 내 환기·정화시스템을 갖추고, 공사를 하더라도 북부간선도로 기존 차로 수(6차로)를 유지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북부간선도로를 시작으로 시내 빗물펌프장, 차고지, 물재생센터, 도심 주차장 등의 부지를 활용한 콤팩트시티 추가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북부간선도로#공공주택#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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