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의 연승을 잇고 연패를 끊는 것은 에이스의 기본 덕목이다. 꾸준한 투구를 동반해야 가능한 일이다. 린드블럼은 그 점에서 합격점을 받고도 남는다. 어떤 어려움이 찾아와도 계산이 서는 투구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30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도 린드블럼의 호투는 계속됐다. 지난 14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 이어 올 시즌 최소 5이닝만을 소화했지만, 3안타 1볼넷 1사구 6삼진 1실점으로 NC 타선을 틀어막고 팀의 9-1 승리를 이끌며 16승(1패)째를 챙겼다. 5월 28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9연승의 파죽지세다. 평균자책점도 종전 2.01에서 2.00으로 끌어내리며 이 부문 선두를 유지했다.
5회 찾아온 위기도 슬기롭게 넘겼다. 경기 전까지 올 시즌 폭투가 3개뿐이었지만, 30일 5회에만 2개를 기록하는 등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유격수 김재호의 실책까지 겹쳐 1점을 허용했으나,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을 앞세워 추가 실점을 막았다. 2사 1·3루에서 노진혁을 시속 140㎞ 컷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장면은 백미였다.
최고구속 148㎞의 포심패스트볼(48개)과 커터(34개) 위주의 투구를 하며 커브(7개), 스플리터(5개), 체인지업, 투심패스트볼(투심·이하 1개)을 곁들였다. 6개의 삼진을 솎아낸 구종은 포심과 커터, 모두 패스트볼 계열이었다. 그만큼 구위가 좋았다. 투구수가 96개로 다소 많았던 데다 4일 휴식 후 등판 일정까지 고려해 일찍 마운드를 떠난 것이다.
20승과 투수 4관왕을 향한 질주도 순조롭다. 59승40패(승률 0.596·3위)를 기록 중인 두산의 잔여경기는 총 45경기다. 린드블럼에게 최소 8차례는 선발 기회가 돌아갈 전망이다. 여기서 반타작만 해도 20승이 가능하다. 최근 개인 9연승을 달리는 등 꾸준히 승수를 쌓은 덕분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승리와 평균자책점은 물론 삼진(132개), 승률(0.941)까지 4개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선동열 전 한국야구대표팀 감독과 윤석민(KIA 타이거즈) 두 명뿐인 투수 4관왕 도전도 순조롭다. 선 전 감독은 1989~1991시즌 3년 연속 다승과 평균자책점, 삼진, 승률의 4개 부문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2011시즌 윤석민이 20년 만에 4개 부문 타이틀을 차지했다 KBO역사상 단 2명에게만 허락된 대기록에 도달하기 위한 린드블럼의 전력질주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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