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도 붕괴사고 났는데, 안전점검 한번 안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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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클럽 불법증축한 복층 붕괴… 1층 덮치며 2명 사망-25명 부상
구청, 건물주 셀프점검 서류만 받아

토요일 새벽 날벼락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27일 오후 광주 서구의 C클럽에서 복층 구조물 붕괴사고 원인을 확인하기 위한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이날 오전 2시 38분경 이 클럽의 복층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쳤다. 광주=뉴스1
토요일 새벽 날벼락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27일 오후 광주 서구의 C클럽에서 복층 구조물 붕괴사고 원인을 확인하기 위한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이날 오전 2시 38분경 이 클럽의 복층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쳤다. 광주=뉴스1
27일 새벽 2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클럽 복층 붕괴사고는 업주와 당국이 제대로 조치했다면 막을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던 인재(人災)로 드러났다.

28일 광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오전 2시 38분경 광주 서구 치평동 C클럽에서 복층 구조물 21m²(가로 6m, 세로 3.5m)가 무너지면서 구조물 아래 1층에 있던 손님 최모 씨(38)와 오모 씨(27) 등 2명이 숨졌다. 또 미국 여자 수구대표팀 K 씨(27·여) 등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참가자 8명을 포함한 외국인 10명 등 모두 2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C클럽이 2016년 1월 이후 세 차례에 걸쳐 복층을 무단 증축하며 기존 구조물과의 이음매를 2, 3cm 간격으로 띄엄띄엄하게 용접한 점을 포착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렇게 불법으로 증축한 복층 구조물 위에서 조례로 정한 기준(1m²당 1명)보다 많은 40여 명이 몰려 춤을 추다가 구조물이 무게를 이기지 못했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경찰은 클럽 업주 김모 씨(52) 등 4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이번 사고는 클럽의 무단 증축과 부실시공이 원인이지만 사고를 막을 기회를 여러 차례 놓친 당국에도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 서구는 지난해 12월 무단 증축 정기점검 때 건물주가 건축사사무소에 맡긴 ‘셀프 점검’ 결과서를 제출받는 것으로 점검을 대신했다. 경찰은 지난해 6월 C클럽에서 복층 구조물 바닥이 무너져 20대 여성이 추락하면서 크게 다쳤는데도 무단 증축 사실을 구청에 알리지 않았다. 구의회는 2016년 7월 조례를 만들어 C클럽이 춤추는 영업을 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줬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27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목숨을 잃으신 내국인의 명복과 부상하신 내외국인분들의 빠른 쾌유를 빈다”며 “국민과 세계인들께 송구스럽다”라고 올렸다.

광주=이형주 peneye09@donga.com·김소영 / 고도예 기자
#광주 클럽 붕괴사고#부실시공#복층 불법증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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