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년 야구선수 약물투여는 ‘치명적’…당뇨병, 비만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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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3일 14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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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단 입단과 대학 진학을 미끼로 청소년들에게 스테로이드를 불법 투약한 전직 프로야구 선수가 최근 약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면서 의약품 오남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의사 처방전 없이 성장기인 청소년에게 스테로이드를 투약할 경우 당뇨병 같은 내분비계 질환뿐만 아니라 키가 덜 자라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서다.

대회 입상과 아름다운 몸매로 유명세를 치르려는 일부 피트니스 선수들의 스테로이드 투약이 문제가 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불법 투약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학계의 우려가 어느 때보다 크다.

3일 최진호 서울아산병원 소아내분비대사과 교수는 “단순히 운동능력을 향상시키려는 목적으로 스테로이드를 투약하면 뚱뚱한 체형으로 바뀌는 것은 물론 단백뇨로 인해 당뇨병 환자가 될 수 있다”며 “성장을 억제하는 부작용으로 키가 덜 자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소년들은 스테로이드를 불법 투약하는 것만으로 매우 위험한 건강 문제를 초래한다”며 “반드시 의사 진단과 처방 후 투약해야 부작용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유소년 야구 선수들이 투약한 약물은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와 남성호르몬이다. 식약처는 스테로이드를 투약한 것으로 의심되는 유소년 야구 선수 7명을 한국도핑방지위원회에 검사를 의뢰했으며, 그 결과 2명이 금지약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식약처는 양성 판정을 받은 2명 이외에도 나머지 5명에 대해 도핑 검사를 진행 중이며 금명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는 황소의 고환에서 추출·합성한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의 한 형태로 세포 내 단백질 합성을 촉진해 세포 조직, 특히 근육의 성장과 발달을 촉진한다.

무엇보다 에너지 대사를 높여 강한 힘을 발휘하게 돼 운동선수들이 유혹에 빠지기 쉬운 약물이다. 하지만 장기간 복용할 경우 뼈가 약해지는 부작용이 나타나 선수 생명이 짧아지는 부작용을 겪는다. 남성 선수들은 고환 크기가 줄어들거나 여성처럼 유방이 커지는 여유증도 생길 수 있다.

현재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는 체육계에서 남성 호르몬제나 근육강화제 등으로 불리며, 공정한 경쟁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금지약물로 지정됐다.

드문 경우지만 운동선수가 돌연사하는 사고가 발생하는데, 그 원인으로 마약인 코카인이나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복용한 사례가 종종 발생했다. 돌연사는 어떤 증상이 생긴 후 1시간 이내에 사망하는 것을 말한다.

강한 운동을 하는 선수들은 아드레날린 호르몬이 증가해 심박수와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고 잠재적으로 전해질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심장근육에 산소가 부족한 심근허혈이 생기거나 치명적인 심장 부정맥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팀 관계자는 “신체활동이 적거나 주로 앉아서 생활하는 일반인에 비해 심한 운동이나 경쟁적인 운동경기에 참여하는 선수들은 일시적으로 심혈관계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며 “특히 약물 복용에 의한 사고 위험도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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