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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2부리그서 뛰는 19세 이상혁 “막내인 저에게 등번호 10번 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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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2부리그서 뛰는 19세 이상혁 “막내인 저에게 등번호 10번 준 이유는…”

이승건기자 입력 2019-06-21 14:21수정 2019-06-21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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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2부 리그 파르두비체에서 뛰고 있는 미드필더 이상혁이 18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를 찾아 포즈를 취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감독님이 기회를 많이 주세요. 덕분에 피지컬이 좋은 동유럽 선수들을 제대로 경험하고 있죠.”

미드필더 이상혁(19)은 체코 2부 리그의 파르두비체에서 뛰고 있다. 지난 시즌 2부 16개 팀 가운데 7위를 한 팀이다. 체코는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41위로 한국(37위)보다 낮지만 1996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위를 하는 등 2000년대 초반 전성기를 구가하며 2004년 FIFA 랭킹 2위까지 올랐던 국가다. 현재 유럽축구연맹(UEFA) 랭킹은 13위다.

서울 신정초를 졸업하고 프로축구 K리그 대구 산하의 율원중과 현풍고를 졸업한 이상혁은 고교 3학년이던 지난해 대구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중학교 때만 해도 15세 이하 대표팀 예비 명단에 포함될 정도로 괜찮은 활약을 보여줬지만 고교 1, 2학년 때 피로 골절로 6개월씩 쉬는 바람에 기량을 보여줄 기회가 적었다. 여기에 지난해 현풍고의 전국대회 최고 성적이 4강에 그친 탓에 호기롭게 원서를 제출했던 축구 명문대에서도 입학을 허락하지 않았다. 일단 갈 수 있는 대학에 적을 두고 프로 진출을 도모하려 했을 때 아버지는 “평범한 길보다는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길을 찾아라. 너는 빠른 패스가 장점이니 그걸 제대로 살리려면 유럽 쪽이 더 낫다”고 말했다.


아버지의 권유대로 축구의 본고장 유럽으로 눈을 돌린 이상혁은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내던 김대원(27)을 만나 상담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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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두비체에 있었고 독일 하부 리그도 경험했던 형인데 지금 팀을 적극 추천하더라고요. 지난해 말 형의 소개로 함께 체코로 가 테스트를 받은 뒤 계약을 했죠.”

체코 2부 리그 파르두비체에서 뛰고 있는 미드필더 이상혁이 18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를 찾아 포즈를 취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대부분의 2부 리그 팀이 그렇듯이 월급은 겨우 생활할 정도를 받지만 구단이 숙소와 경기용품을 제공해 주기 때문에 훈련하고 생활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고 했다. 선수들은 자신과 함께 입단한 박주병(25)을 빼곤 모두 체코 국적. “처음에는 말도 잘 안 통해 어색했지만 환영 모임에서 ‘강남 스타일’을 부르며 한바탕 춤을 춘 뒤에는 한결 편하게 대했다”는 게 이상혁의 얘기다. 애초에는 체코어를 한 마디도 못했지만 현지 교포로부터 과외 수업도 받으면서 독학을 해 기본적인 의사소통은 가능하다고 했다.

2018~2019시즌 중반에 합류한 이상혁은 선발 2경기를 포함 정규리그 8경기에 출전했다. 공격 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기본적인 능력은 괜찮다. 좀 더 득점 욕심만 내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다. 이상혁은 파르두비체 산하 19세 이하 팀 소속으로도 7경기에 나섰다. 19세 이하 팀에서 뛸 때는 상대 감독으로부터 “네가 제일 낫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했다.

체코 2부 리그 파르두비체에서 뛰고 있는 미드필더 이상혁이 18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를 찾아 포즈를 취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파르두비체 감독님이 저를 뽑은 건 경험을 쌓게 한 뒤 이적료를 받고 다른 팀으로 보내기 위해서였어요. 막내인데도 눈에 띄는 등번호 10번을 주고 자주 출전시키는 건 그런 이유였죠. 고교 때 부상으로 경기에 못 나서면서 자신감이 떨어졌는데 이곳에서 뛰면서 그런 부분이 없어졌어요. ‘더는 떨어질 곳이 없다’는 절박감도 도움이 된 것 같고요. 2019~2020시즌의 목표는 체코 1부 리그에 진출하는 겁니다.”

체코는 최근 20세 이하 월드컵이 열린 폴란드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차로 3, 4시간이면 갈 수 있는 폴란드에서 열리는 경기를 이상혁은 휴가 기간에 한국에서 TV로 지켜봤다.

“우리 팀이 이렇게 잘 할 줄은 몰랐어요. 모두 아는 형이나 친구들인데…. 멋있기도 했지만 부러웠죠. 이번에는 보는데 그쳤지만 언젠가는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뛸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이곳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거라 믿습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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